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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김광보 연출 "연극계 참어른이셨던 구히서 선생, 무언가를 놓쳐 버린 듯 멍하고 먹먹한 슬픔으로 남아"

입력 2020-0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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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평론가 구히서 별세
연극평론가 구히서 선생(연합)

 

“구히서 선생님에 대해 많은 분들이 한국연극계의 대모라고 하시죠. 선생님께서는 히서연극상을 통해 끊임없이 젊은 연극인들과 음지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재능있는 연극인들을 위해 노력하시던 분이셨습니다.”

서울시극단장인 김광보 연출은 2019년의 마지막 날 새벽 3시 별세한 연극평론가 구히서 선생에 대해 이렇게 기억했다. 구히서 선생은 경기여고,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연구원, 국립도서관 사서, 이대 80년사·여성사 편찬실 연구원 등을 거쳐 1970년부터는 일간스포츠, 한국일보 문화부에 입사해 연극 전문기자로 일하며 ‘저널리즘 연극 비평’을 개척했다.

“제가 하는 공연을 보러 와 주셔서 저녁을 먹자시기에 근처 라면집에서 라면을 먹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선생님께서 조용히 ‘사실 나는 밀가루 음식을 안먹는데 덕분에 이렇게 먹어보니 또 맛있고 좋네’라고 말씀하셨어요. 겉보기와는 다르게 속정이 깊으신 분이셨죠. 저는 항상 선생님의 제자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이렇게 전한 김광보 연출은 “처음 만났을 때에는 차갑고 냉정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아 가까이 다가가기 두렵기도 했다”며 “히서연극상 수상을 계기로 잦은 만남의 자리를 가지며 선생님 내면의 따뜻함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공연 현장을 발로 뛰면서 눈여겨 본 연극인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따 1996년 출범시킨 ‘히서연극상’을 수상(2012)하기도 했던 김광보 연출은 구히서 평론가를 떠나보내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큰어르신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은 환경에서 선생님께서는 연극계의 참어른이셨어요. 선생님을 이렇게 보내게되어 공허하고 아쉽습니다. 마음 한켠이 무언가 놓쳐버린 듯 멍하고 먹먹한 슬픔으로 남아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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