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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100인의 랜선 합창단과의 ‘사랑으로’ 하모니…캐슬린 김·김현수·김주택 “굶주린 관객, 아티스트에게도 충만한!”

입력 2020-09-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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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가 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됐다(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는 일상풍경 뿐 아니라 문화예술이 사람들을 만나고 향유되는 방법까지도 바꿨다. 올해로 5회를 맞은 ‘마포 M 클래식축제’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 전체를 ‘디지털 콘택트’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 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에서 진행된 메인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역시 변화한 환경에 발맞춘 새로운 ‘디지털 콘택트’ 시도였다. 

 

네이버TV, 마포문화재단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된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에서는 지휘자 최영선이 이끄는 밀레니엄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임동혁,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김현수, 바리톤 김주택이 저마다의 집에 머물고 있는 100명의 구민합창단 ‘M콰이어’ 그리고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0명의 랜선 관객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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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의 피아니스트 임동혁(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670인치 LED 패널, AR과 VR 등 기술들이 동원돼 저마다의 공간에 머물며 함께 노래하고 응원을 보내는 현장이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연주 프로그램 순서 및 독창곡 등이 변경되기도 했다.

밀레니엄오케스트라의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교향시(Symphonic Poem) ‘핀란디아’(Finlandia Op. 26)로 문을 연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는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밀레니엄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yevich Rachmaninov)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Piano Concertos No. 2 C minor, Op 18)의 1악장 ’모데라토‘(Moderato), 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Adagio Sostenuto) 연주로 이어졌다.

애초 맨 마지막에 배치됐던 캐슬린 김, 김현수, 김주택과 100명의 랜선 합창단 M콰이어가 함께 부르는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는 3번째로 진행됐다. 성악가들과 670인치 LED화면에 200여개의 퍼즐처럼 펼쳐진 랜선 합창단과의 하모니는 꽤 신선했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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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중 지휘자 최영선이 이끄는 밀레니엄오케스트라(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성악가들은 각각의 독창을 비롯해 함께 부르는 무대도 선사했다. 김현수·김주택이 부르는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Les Pecheurs de Perles)의 ‘신성한 사원에서’(Au Fond du Temple Saint), 캐슬린 김과 김현수가 한목소리로 선사하는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side Stoy) 중 ‘투나이트’(Tonight) 그리고 앙코르 곡으로 불린 프란츠 레하르(Franz Lehar)의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Die lustige Witwe) 중 ‘입술은 침묵하고’(Lippen Schweigen)까지 100인의 랜선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와 응원을 보냈다.

클래식 공연으로는 처음으로 대형 LED화면을 통한 랜선합창단 및 관객들과 함께 한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김현수, 바리톤 김주택이 ‘브릿지경제’에 참여 소감과 코로나19 시대 예술의 가치에 대한 의견들을 보내왔다.


◇알 수 없었던 하지만 감격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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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중 바리톤 김주택(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예전에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었다면 지금은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는 느낌이에요. 공연도 그런 느낌으로 따끈따끈한 음식을 배달해드리는 배달부의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라는 매개체가 있어서 참 감사한 부분인 것 같아요.”

조두남의 가곡 ‘뱃노래’와 안토니오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Il Barbiere di Siviglia)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를 선사한 바리톤 김주택은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무대에 선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김주택의 유럽극장 데뷔작으로 2009년 이탈리아 예지 페르골레지 극장 첫 무대에 오른 후 13회 연속 출연했다.

김효근의 첫사랑,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Cosi Fan Tutte) 중 ‘사랑스러운 숨결’(Un‘aura Amorosa)을 독창한 김현수는 “처음 시도하는 무대라 하기 전에는 어떤 멋진 무대가 나올까 궁금했다”며 “왜냐면 클래식 무대에서는 처음 시도해보는 초대형 LED 화면에 랜선 관객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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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중 테너 김현수(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해보고 나니 굉장히 설레었고 만족스러워요. 전 멘트도 까먹었어요.(웃음) 뒤에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그러느라. 평소보다 감격한 무대였습니다. 이 시국에 이렇게라도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고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윤학중의 ‘마중’, 샤를 구노(Charles Gounod)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 중 ‘줄리엣의 왈츠’(Je Veux Vivre)로 무대에 선 캐스린 김도 “참여 전엔 랜선으로 관객이 어떻게 함께 참여해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했는데 참여하고 나니 참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직접 대면하지는 못했지만 랜선으로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신 분들께 큰 감사를 느꼈어요. 저도 다시 한번 영상을 보면서 랜선 관객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가장 짜릿했던 100명의 랜선 합창단과의 ‘사랑으로’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에서는 테너 김현수(왼쪽부터), 소프라노 캐슬린 김, 바리톤 김주택이 100여명의 랜선 합창단과 ‘사랑으로’를 함께 불렀다(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100인의 구민합창단과 함께 불렀던 ‘사랑으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장에서는 3명이 노래했지만 백그라운드에 100명이 넘는 분들이 엄청 집중해서 노래하시는 걸 봤어요, 그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100인의 랜선 합창단과 함께 부른 ‘사랑으로’를 꼽은 김주택은 “처음 시도되는 퍼포먼스였기 때문에 엄청 기대가 됐고 어떻게 보여졌을지 궁금하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수는 100여명의 랜선 관객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는 앞에서 관객들을 대면하는 공연만 했지 비대면 공연은 경험이 많지 않다”며 “특히 랜선 관객은 느낌이 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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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중 소프라노 캐슬린 김(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관객들이) 참여하는 게 눈 앞에 보이니까 시각적인 효과가 대면 공연과 좀더 가까운 느낌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관객분들과 공감하고 같이 합창하니까 좋네요. 무대에서 같이 부르는 느낌이었죠.”

김현수의 말에 김주택도 “다른 온라인 공연은 노래를 부른 후에도 관객 반응이 없어 리허설 같았는데 이번 공연은 피드백이 오니까 너무 좋았다”고 말을 보탰다.

“그런 것들에 저희도 굶주려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걸 채워줄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사람의 마음을 보듬는” 예술과 예술가


“공연을 지켜보면서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모두가 참 어려운 시대에 있잖아요. 예술인들이 각자가 가진 재능으로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유해줄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캐슬린 김은 코로나19 시대의 예술과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김현수 역시 “저는 공군 군악대 출신인데 군악대의 의미가 전쟁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며 “그래서 군악대가 굉장히 많이 존재한다”고 음악의 의미를 짚었다.

“저희가 어려운 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면서 저희도 사기가 올라갑니다. 그런 점이 참 감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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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포아트센터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제5회 마포 M 클래식축제의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의 피아니스트 임동혁(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

 

김주택은 “지금 공연업계가 굉장히 침체돼 있다. 공연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업종이 다 힘든 상황”이라며 “이럴 때 일수록 정말 철저하게 안전수칙을 지킨다는 조건 하에 연주와 공연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 우울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우울감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는 역할을 예술과 예술가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예술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거든요. 공연이 취소되기 보다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는 조건으로 관객이 100명, 10명이라도 저희는 이런 무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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