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곤 투모로우’에서 고종을 연기한 소리꾼 김준수(사진제공=페이지원) |
“창극 ‘리어’와 뮤지컬 ‘곤 투모로우’를 통해 알면서도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최근 뮤지컬 ‘곤 투모로우’(2월 27일까지 홍익대학교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를 끝내고 창극 ‘리어’(3월 17~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를 연습 중인 국립창극단의 젊은 소리꾼 김준수는 ‘브릿지경제’에 이같은 소감을 보내왔다.
JTBC 경연 프로그램인 ‘풍류대장’ 준우승자로 주목받았던 김준수는 외세의 조선쟁탈전이 한창이던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곤 투모로우’에서 외세의 침략, 갈등하는 아버지와 아내, 간신들의 득세에도 김옥균(강필석·노윤·송원근·최재웅,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개혁을 꿈꾸다 실패하는 고종(박영수·고영빈·김준수)을 연기했다.
창극 ‘리어’ 리어왕 역의 젊은 소리꾼 김준수(사진제공=국립극장) |
“이것은 ‘곤 투모로우’ 고종이 믿었던 김옥균이라는 인물이 자신을 떠날 때 느끼는 감정과 매우 비슷해요. 두 배역 모두 가장 가깝고 아끼는 사람,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고 그로 인해 무너지는 모습이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창극 ‘리어’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우리 판소리로 변주한 작품으로 배삼식 작가가 노자의 철학, 물의 이미지를 빗대 풀어낸다. 안무가이기도 한 정두영 연출, 한승석 작창·음악감독,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의 정재일 작곡가 등이 힘을 보탠 작품이다.
김준수가 리어를, 유태평양이 글로스터, 이소연이 거너릴, 왕윤정이 리건, 민은경이 코딜리어와 광대, 이광복이 에드거, 김수인이 에드먼드를 연기한다. 고종과 리어, 두 인물의 닮은 부분과 더불어 김준수는 다른 점을 꼽기도 했다.
“리어가 절대 권력을 가지고 모든 것을 휘두를 수 있는 왕이라면 고종은 흥선대원군이 실권을 잡기 위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상반된 모습의 왕이죠. 그렇기 때문에 리어가 버림받고 난 후 미치광이 상태까지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실성, 광기와 같은 극단적인 감정의 연기는 개인적으로도 큰 도전이죠.”
김준수는 ‘리어’에 대해 “저에겐 중요한 작품이고 역할”아리며 “이미지적인 부분이 아니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리어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우리의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죠. 창극 ‘리어’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계속해서 돌아보는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