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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무도 내게 "슬퍼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지 않았다...'이 책'을 읽기 전까지!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아픔, 회복과 치유의 이야기

입력 2021-02-16 18:05 | 신문게재 2021-02-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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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이학범 지음|김건종 감수 | 1만 6000원(사진제공=포르체)

국내 반려동물 업계는 자그마치 1100만 시대를 맞았다. 지난 2020년 기준 6조원의 시장가치를 형성한 반려동물 시장은 사료와 미용, 여행, 호텔까지 많은 아이디어가 사업화돼 실행되고 있다. 1인가구, 고령화, 반려동물은 모두 서로 연관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사실 한국 사회는 아직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돼가는 과정 중에 있다.


그 중 유기견 문제와 더불어 가족과 다름없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서 겪는 펫로스 증후군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흔히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말하는 동물들과의 이별은 남성이 오랜 친구를 잃거나 여성이 자식을 잃은 것과 같은 정신적 쇼크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출간된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에는 ‘펫로스, 남겨진 슬픔을 갈무리하는 법’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수의학 전문의 이학범이 쓰고 정신과 전문의 김건종이 감수한 이 책은 펫로스를 경험한 혹은 경험하게 될 반려인들을 위한 상실의 아픔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해 논한다.

저자는 책에서 “삶은 계속되기에 남은 반려인들은 깊은 슬픔을 견디며 반려동물이 떠난 일상에 적응하고 살아가야 한다. 반려동물과의 이별과 상실, 이 아픔은 그저 참고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치유해야 하는 아픔”이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펫로스로 인한 슬픔을 내보이고 힘들어하는 것을 주변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펫로스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난이라는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한다.

불현듯 남편이 미국의 유명 IT기업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이민생활에 나선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팀장 격인 남편이 집에 돌아와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은 부하직원 한명이 반려견을 잃고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한달 간 병가를 냈는데 아무도 제지하지 않더라”는 것.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사풍에 당황했다는 말이었다.

이 책은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과 이별한 뒤에 슬픔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데도 마음껏 슬퍼하지 못하고 주변인들과 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반려인들에게 ‘충분히 슬퍼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하며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소화해나가길 권한다. 막연한 공감이 아니라 수의학적, 정신분석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이 책이 설명해주는 상실과 회복의 과정은 펫로스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전달받지 못했던 따듯한 위로를 전한다.

수의사로 일하며 많은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을 만나온 저자가 밝히는 구체적인 챕터는 꽤 실용적이다. 수의학적 관점에서 펫로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노령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전하기 때문이다. 꼭 반려인이 아니더라도 펫로스로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을 위로하고 싶은 이들에 대한 정보도 담겨있다.

특히 국내에서 반려동물 사체를 땅에 묻는 것은 불법임에도 수많은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땅에 묻곤 한다. 이 책은 단순히 감성적인 위로를 전달하는 데만 국한되지 않고 동물등록 말소신고, 호스피스 케어 등 실질적으로 반려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별을 겪고 두 번째 입양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퍼피워킹, 은퇴견, 실험견에 대한 정보를 적은 챕터는 특히 필독을 권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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