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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韓 워런 버핏이 ‘동학개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강방천의 관점’

[책갈피] 동학개미 위한 '강방천의 관점'

입력 2021-03-09 18:00 | 신문게재 2021-03-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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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의 관점’|강방천 지음(사진제공=한국경제신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유례 없는 주식시장의 활황을 가져왔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라 불리는 2030들이 주도한 ‘동학개미’ 운동에 힘입어 증시가 호황을 맞은 것이다.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뛰어들면서 유튜브에는 ‘주린이’(주식초보)부터 고수를 위한 주식강의가 넘쳐나고 방송에서도 주식전문가들을 모시기 바쁘다. 자산 소득이 없는 이들 사이에서는 ‘벼락거지’라는 한탄까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한국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최근 발간한 ‘강방천의 관점’에서 이러한 ‘동학개미운동’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는 책 속에서 “동학개미운동을 감동적으로 지켜봤다”며 “이제 개미들이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경험을 한만큼 연금에 투자해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의 왜곡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책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강 회장이 첫 저서인 ‘강방천과 함께하는 가치투자’에 이어 15년 만에 자신의 ‘마지막 저서’라고 못 박고 쓴 책이다. 강 회장은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함께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계의 위대한 투자가 99인’에 선정된 우리나라 최고의 가치투자가다. IMF 시절 지속적인 주식투자로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불린 신화로 유명세를 탔다. 

이 책은 특정 종목을 족집게처럼 콕 집어 투자하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고수’의 30년 투자인생 원칙을 설명하며 주식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흔들림 없는 자신만의 ‘관점’을 키우라고 강조한다. 투자에 앞서 스스로 시장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유대인의 교육방식처럼 물고기 대신 낚시하는 법을 알려준 셈이다 

자신만의 관점을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지속가능한 산업인지 효용성을 확인해야 한다. 주가는 적정한 가격인지 살펴보아야 하며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돼 있는지, 과열경쟁으로 산업이 무너질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 따라 1989년 2만 1000원대의 한국이동 통신 6만주를 매입했다 1995년 팔았다. 당시 주가는 76만원이다. 

넘치는 주식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 상대의 정보는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친한 지인이 나에게만 주는 특급정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해석하고 의심하며 상식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는 능력을 습득해야 한다. 강 회장은 “어떤 사람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며 그 말만 들으면 영원히 그 사람보다 아래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며 “그 사람을 넘어서려면 상식의 잣대로 의심하고 해석하며 올바른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누구나 아는 투자의 정석은 좋은 주식을 쌀 때 사고 오래 보유하는 것이다. 강 회장은 이왕이면 1등 기업의 주식을 오래 보유하라고 권한다. 1등 기업을 알아보는 눈을 키우기 위한 공부도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의 탄생 여부와 제도의 변화, 소비층의 변화와 기업 M&A 등을 눈 여겨 보아야 한다. 그는 “1등 기업은 상한가는 치지 못하지만 과거에도 1등이었다”며 “상한가를 친 기업이 10년 뒤 존속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관점에 따라 흔들림 없는 투자 원칙을 고수하지만 강 회장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2012년 유럽재정위기로 국민연금 자금회수사건과 2016년 코리아펀드 담당자의 퇴사가 그것이다. 국민연금이 운용자금을 회수하면서 6000억원까지 운용하던 자금이 4000억원대로 떨어졌다. 2016년 직원 퇴사 때는 4조 5000억원의 투자 자금이 1년 6개월에 걸쳐 3조 5000억원까지 빠져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도 강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신의 관점을 내세운 원칙을 고수했다. 그는 “회사의 철학과 원칙이 변함없이 유지되려면 주방장 출신의 오너 펀드 매니저가 변치 않고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자신이 죽어도 100년 동안 이어질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소수펀드를 유지하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현상이 녹아든 생물과 다를 바 없다. 그 가운데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눈과 귀를 열어 공부해야 한다. 강 회장은 “증권회사 입사 초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주주의 몫을 찾는 사람이다’라는 답을 얻었다”며 이러한 질문이 지금의 기업경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투자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묻고 의심하며 흔들리지 않고  공부해야 한다는 그의 관점은 이때 시작된 셈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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