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펀트 박스’(사진제공=딤프 사무국) |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모두들!”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6월 22~7월 9일, 이하 딤프) 창작지원작 ‘엘리펀트 박스’는 서로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따뜻한 말들을 건네는 힐링 뮤지컬이다.
유럽 4개국으로 수출된 하재경 작가의 그림책 ‘숲으로 간 코끼리’를 원작으로 한 ‘엘리펀트 박스’는 나 이외의 사람 혹은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이해와 배려에 대한 이야기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이름도 없이 서커스단에서 혹사당하던 주인공 코끼리와 숲으로 가려는 그를 돕는 누군가의 연대 그리고 숲으로 향한 여정과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따르는 원작의 이야기는 보다 희망적이고 극적으로 변주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소중함을 잊고 오만해진 마법사 샐리(신서옥)는 마술 능력을 오르골에 봉인당하고 ‘웰컴 투 서커스’ 단의 허드렛일을 도맡게 된다. 밀렵꾼(조성준)에 잡혀 그 서커스단에 배달된 아기 코끼리(조윤영)는 ‘박스’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뮤지컬 ‘엘리펀트 박스’(사진제공=딤프 사무국) |
사람들 앞에서 재주를 부리고 혹사를 당하며 성장한 코끼리 박스(강동우)가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고 진짜 자신을 찾고 싶어지면서 고민과 번뇌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에게는 살뜰하게 돌봐주는 샐리가 있고 돈 버는 데 재미를 붙인 단장(이상훈), 힘이 세지만 바보같을 정도로 착한 차력사(김혜정), 예쁘고 귀여운 곡예사(김다영) 그리고 박스가 오기 전까지는 서커스단의 인기스타였던 삐에르(정성재)가 함께다.
삐에르의 질투에 부상을 당하고 동물원으로 팔려갈 위기에 처한 박스와 샐리는 엄마·아빠와의 추억이 깃든 숲으로 향한다. 차력사와 단장의 숨겨진 비밀, 삐에르의 질투 등 박스와 샐리의 여정에서 밝혀지는 진짜 속마음들은 따뜻하고 눈물겹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이별을 부르고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결국 모두는 온기를 나누며 성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 속내, 상대방의 진정성을 확인한 박스와 서커스단 사람들은 서로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위안을 전한다. “고마워요 예쁜 사람들.”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