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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진보적 노인> 이필재

'노인이 진보해야 사회가 좋아진다'고 믿는 58년 개띠의 '합리적 꼰대' 이야기

입력 2021-04-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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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일간지 출신의 저자는 58년 개띠다. 현역에서 대부분 은퇴했을 연배다. 하지만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더욱 치열하고 왕성하게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그는 “신발을 신은 채 죽고 싶다”고 말한다. 평생 ‘현역’으로. 그리고 비록 소수지만 ‘진보적 노인’으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100세 시대에는 노인이 진보해야 사회가 좋아진다”는 저자의 주장에 박수를 보낸다. ‘꼰대지만 진보를 꿈꾼다’는 이율배반적 상황을 벗어나려 그는 지금도 ‘합리적 꼰대’가 되길 소망하고 실천한다.


* 시니어는 ‘원로’가 아니다 - 저자는 이제 대부분 시니어가 된 베이비부머들이 ‘지혜로운 원로’가 아니라 그저 ‘연장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원로다운 원로가 없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를 위해 ‘독서’를 권한다. ‘나이 듦의 이로움’을 쓴 최원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우리나라 노인의 다수는 연간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며 “노인이 소설을 읽으면 소설 속 인물과 상호작용하면서 본인의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의무감 없는 독서는 또 얼마나 자유로운가”라며 적극적으로 독서를 권한다.

* 대한민국에서 ‘남자’는 최고의 스펙? - “대한민국에서는 남자가 최고의 스펙이다.” 2017년 생전의 노회찬 의원이 ‘82년생 김지영 대담회’에서 한 말이다. 저자는 하지만 “더 이상 남자가 스펙이 되지 않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차별적인 문화와 관습, 제도와 유무형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딸을 둔 남자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 딸을 위해 세상을 바꿀 순 없어도, 내 직장에서 남의 딸이 차별당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감시할 수는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성차별적인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 딸을 둔 아빠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 재벌총수에 기울어진 한국 언론 - 저자는 “한국 언론, 특히 신문은 재벌 총수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단언한다. 정경유착의 전형인 사례들을 지켜보면서 그는 “총수도 죄를 지으면 제대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재벌도 법을 지키고 기업경영도 투명해 진다는 것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해선 “무엇보다 그는 경영능력을 성과와 성가로 보여준 ‘이건희’가 아니다”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한다. 이 부회장도 지난 2020년 봄에 “ 저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이후의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 지식인이 외면하는 한국교회 - 코로나 사태로 대학과 함께 교회들도 위기에 봉착했다. 대형 교회들은 지난 1년간 헌금이 20~30%는 줄어들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저자는 “하나님, 꼼짝마.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말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예를 들며 기성 교회를 비판한다. 그는 “그를 단죄해야 하는 것은 그가 하나님을 재물의 신, 곧 우상으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국의 기득권 동맹에 기생하는 개신교 목사들은 종교 자영업자로 전락했다”고 일침을 가한다.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 사회 진보는 비합리적 사람들에 달렸다 - 저자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일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과 소통하려 한 대통령’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그가 남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말에도 깊은 공감을 표시한다. 저자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가 남긴 “좌파는 세상을 먼저 생각하고 다음에 국가, 가까운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인용한다. 또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진보는 전적으로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말을 전하며 ‘바보같은 사람’이 진보를 짊어지고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 산업화와 민주화의 대립구도를 넘어 - 저자는 과거 군사독재에 맞서 싸웠던 운동권 출신 86세대 정치인들이 과연 지금도 진보적 가치를 대표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세대집단이 된 86세대 정치인들이 역사상 어느 세대보다 정치적으로 과잉 대표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세월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는 ‘운동 경력’이라는 훈장 덕분에 그들은 윤리적·지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성찰 없는 능력주의는 세습주의를 낳는다”고 일갈한다. 특히 반대 정파를 적폐로 몰아 한국사회를 분열시키고 틈만 나면 ‘토착왜구’라고 낙임을 찍음으로써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의 오래된 갈등을 아예 화해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 폭력이 일상이던 야만의 시대 - 저자는 “주류가 비주류를 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젊어서 진보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것이고, 나이 먹어도 보수가 안되면 머리가 없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저자는 오히려 나이가 들면 더 진보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가 생각하는 진보적 삶은 이 시대의 대세인 신자유주의적 규범에 저항하는 것이다. 그는 “나이 들어 보수화하는 것은 아무래도 가진 것을 지키려는 ‘기득권’ 때문”이라며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려면 지금의 기득권적 사고와 행동 원칙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상이 결코 스스로 진화하지 않으니 개개인들이 스스로 바꿔가야 한다는 얘기인 듯 하다.

* 부양하고 부양 못받는 ‘낀 세대’ - 저자는 스스로를 ‘낀 세대’라고 말한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이자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첫 세대라는 얘기다. 낀 세대를 누군가는 ‘말초시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저자는 “노후에도 경제력을 유지해 자식과 따로 사는 게 답”이라고 말한다. 부친을 모시고 사는 저자는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내려놓기 힘든 것이 ‘인정 욕구’”라며 세대 간 공통화제를 찾고, 대면 상황에서 생기는 대화의 공백도 견뎌야 한다고 강조한다.

* 똑똑하고 게으른 지도자가 최고 -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저서인 <초격차>에서 이런 ‘똑게형’ 지도자가 가장 유능한 리더십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최악의 리더는 멍청하고 부지런한 ‘멍부형’이라고 했다. 완벽할 것 같은 똑똑하고 부지런한 ‘똑부형’은 본인 성과를 내 보상은 받겠지만, 만기친람형이 되기 쉬워 조직 발전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저자도 “똑똑한 리더가 부지런하기보다 게을러야 하는 건 그래야 구성원들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공감한다. 저자는 첫 보직인 편집장 자리를 사내 갈등 탓에 100일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불온했기에 불운했다”며 스스로 “긴 호흡으로 때로는 타협도 하는 정치력을 발휘했어야 했다”며 아쉬워한다.

* 정인용 전 경제부총리의 책임 있는 리더십 - 저자는 5공화국의 마지막 경제부총리를 지낸 고 정인용과 막역한 사이였다고 한다. 중앙일보에 그의 회고록을 연재한 후 공저를 내기도 했다. 그는 1986년 봄 재무장관 시절에 부실기업 처리 대책을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결재란에 싸인을 하려는 대통령에게 “보고는 드리겠지만 제 책임하에 처리하겠다”며 싸인을 말렸다. 대통령이 부실기업 정리에 관여하면 정치 스캔들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때문이다. 차관 등 결재 라인에 있던 재무부 간부들에게도 사인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전도유망한 후배들이 다칠 것을 걱정한 것이다. 그래서 그 서류에는 그의 사인 밖에 없다고 한다. 그의 회고록 제목이 ‘각하, 사인하지 마십시오’인 이유다.

* 저열한 GNP 인종주의 - 러시아 출신 박노자 교수는 ‘GNP 인종주의’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GNP(혹은 GDP)가 높은 선진국 출신 백인 앞에선 주눅 들고, 아시아계나 흑인같은 상대적으로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홀대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경향이 본인을 비롯해 한국인은 유독 심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 속 GNP 인종주의는 후진국 출신과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을 강화해 또 하나의 소수자 차별과 배제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남북통일이 되더라도 이래가지고 두 국민의 동거체제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한다.

* 지식보다 행동이 더 중요 - 저자는 서른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삼성그룹 법무실장까지 지낸 송웅순이라는 선배의 수첩 메모를 언급한다. 그의 메모 중에 ‘머리로 아는 것, 가슴로 아는 것, 근육으로 아는 것이 다 다르다’는 구절이 있다는 것이다. 머리에 머무리는 건 단지 ‘지식’일 뿐, ‘공감’을 할 때 비로소 가슴으로 알게 되고 스스로 근육을 움직여 ‘행동’으로 옮길 때가 가장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저자는 ‘겸손’을 강조한다. 겸손한 사람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면서 “감사는 매직이고, 겸손은 무적”이라고 말한다.

* 진보적 노인은 소수자 - 저자는 “나이들어 꼰대가 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꼰대가 되느냐, 왕꼰대가 되느냐 그것이 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꼰대는 “나 때는 말이야”, 왕꼰대는 “왕년에 말이야”라고 말한다고 한다. 꼰대의 가장 일반적인 특성을 저자는 ‘오랜 경험을 기준으로 상대를 바라보고 재단하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 걸핏하면 가르치고 지적질을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왕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소심한 꼰대라고 말하는 저자는 “뼛속까지 리버럴이지만 정치적 올바름의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는 “내 또래가 대부분 보수라는 점에서 진보적 노인은 동년배들 사이에서 소수자”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념적 소수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꼰대가 되지 않는 SNS 활용법 - 꼰대 혹은 왕꼰대가 되지 않으려 저자는 단체 SNS를 할 때 나름의 ‘톡방의 원칙’을 제안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글을 올리고 싶을 때 올리고, 읽고 싶을 때 읽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하루에 한번은 꼭 방문해 읽는 것이다. 세 번째는 올라온 글에 형편이 되는 대로 반응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모든 소통과 공유는 범위가 적절(타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신발을 신은 채 죽고 싶다 - 96세에 영면한 현대 경영학의 그루 피터 드러커는 69세에 자서전을 내고 아흔이 다 될 때까지 현역으로 일했다. 그는 ‘저서 가운데 최고는 무엇이었냐’고 묻는 질문에 “다음에 나올 책”이라고 말했을 만큼 지적 욕심이 남달랐다고 한다. <백년을 살아보니>를 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도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살다 보면 기억력을 유지하게 된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에게 버킷 리스크가 뭐냐고 저자가 묻자 “지금 하는 집필과 강연을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저자 역시 신발을 신은 채 현역으로 죽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스스로 ‘방탄 중년단’으로 살고 싶어 한다.

* 글쓰기 능력은 ‘리라이팅’에서 - 저자는 대학 졸업 후 평생을 글을 쓰며 살고 있다. 그는 기자적 글쓰기는 문학적 글쓰기와 다르다고 말한다. 기사 문장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가 읽든 한 가지 의미로만 읽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필사’를 통해 글쓰기 실력을 높였다는 전문가들의 말에 “오히려 리라이팅이 더 낫다”고 권한다. 남의 글을 베끼는 것보다 남의 글이든 자기 글이든 고쳐 써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미디어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글쓰기 능력은 조직 생활의 필살기라고 강조한다.

* 기자, 기레기, 그리고 기더기 - 기자들을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부르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기더기(기자+구더기)라는 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기자 수난시대다. 저자는 기자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 데는 편집 간부들의 책임이 크다고 일갈한다. 지금처럼 오너에 종속된 현실에선 일선 기자들이 제대로 된 기사를 쓰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의 주류 언론이 지나치게 정파적인 것도 언론사의 강력한 오너십에서 비롯되었다고 꼬집는다.

* 콘텐츠 이기는 플랫폼 없다 - 디지털 혁명으로 뉴스를 실어나르는 플랫폼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콘텐츠를 이기는 플랫폼은 없다”며 뉴스 콘텐츠 자체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언론의 수준도 정치처럼 국민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면서 우려를 표한다. 그러면서 대학들이 치열한 생존 및 서열경쟁에 몰리면서 교수들이 손을 놓아버린 ‘공공 지식인’의 역할을 기자들이 실력을 길러 떠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력의 눈치나 주변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기사에 진심을 담아 내겠다는 직업적 결심과 정의롭게 살겠다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대접 못받는 시니어, 결국 시니어의 잘못 - 저자는 아들과 딸을 프랑스 장관과 대사로 키운 오영석 전 카이스트 초빙교수가 “요즘 시니어가 대접을 못받는 데는 시니어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오 교수는 “부모가 자식의 전공이나 진로 결정에 개입하는 건 자식과 동반자살하려는 거와 거의 같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에게 모범을 보이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망 내지는 조언해 주는 것 까지 라고 못박았다고 한다. 그는 ”인생이라는 여행길은 출구가 여럿인 넓은 방을 들러보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그 문을 제 손으로 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이 열어주는 문은 관 뚜껑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도 “꼰대스럽지 않게 사는 게 인생 3막의 내 목표”라고 말한다.

* 진보란 약자 편에 서는 것 - 저자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화두는 불평등”이라며 “진보는 평등을 최우선 가치로 삼을 수 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평등할 때 공동체 모든 구성원의 행복감이 증진되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지금의 진보는 기득권 수호적 처신으로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약자 지향성’마저 잃지는 않았다고 평가한다. 그는 “진보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약자를 보호하는 건 우리 사회의 쇠락을 막는 길”이라고 진보에 쓴소리를 남긴다.

* 도덕적 우위를 잃은 진보 엘리트들 - 전쟁과 분단 탓에 대한민국은 북한과 미국에 대한 입장 차이가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되었다. 저자는 그러나 “유럽에서 보수냐 진보냐를 가르는 건 경제와 복지의 문제”라며 “안보를 지키고 평화를 도모하는 데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와 오거돈 윤미향 박원순 사태를 보며 진보 세력은 더 이상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나아가 ”86세대를 포함해 기성세대는 보수든 진보든 능력주의에 포획됐다“고 비판한다. 능력을 발판으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후엔 상승한 자신의 지위를 세습하려 한다고 몰아부친다.

* 이 시대에 필요한 정명(正名) 사상 - 춘추시대 공자(孔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어버이는 어버이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자기 위치에서 본분에 맞는 덕을 실천하면 올바른 사회 질서가 세워져 ‘정명’의 사회가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정명의 회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그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나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지름길임을 이제 알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 - 저자는 이른바 ‘에코 세대’인 우리 자식들이 ‘비범한 스펙’을 쌓고도 ‘평범한 직장인’이 되는 것을 꿈으로 삼고 있다며 안타까워 한다. 그래서 자신이 되길 원하는 진보적 노인이란 그 원인과 책임을 성찰하고 이 흐름을 되돌리려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과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무엇보다 ‘시대정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그는 ‘진보적 노인’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배려와 연대야말로 진보주의자들이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거듭 강조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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