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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워터> 맷 데이먼, 개리 화이트

'물의 불평등성'을 고발하는 실천가들의 이야기

입력 2022-05-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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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이 책의 부제는 ‘물이 평등하다는 착각’이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 그렇지만 그것이 얼마나 평등하지 못하게 배분되고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본 시리즈’로 유명한 영화배우 맷 데이먼이 물과 위생분야 전문 NGO 개리 화이트와 함께 ‘Water.org’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빈민들에게 물, 그리고 그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소액대출을 지원해 온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들은 물을 먹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지역사회가 바뀌고 여성의 교육기회가 보장된다고 강조한다.


* 물의 소중함 알려준 잠비아 여행 - 맷 데이먼은 록그룹 U2의 리더 ‘보노’와 잠비아를 찾게 된다. 보노는 이 여행에서 물 문제의 심각성을 끊임없이 얘기하고 동참을 호소했다. 당시 맷의 관심사는 에이즈였다. 하지만 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물이 다른 모든 것들의 근간임을 그는 깨닫게 된다. 특히 수인성 질병의 가장 흔한 증상인 설사가 말라리아와 홍역, 에이즈를 합친 것보다 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수백만의 아이들이 수인성 질병으로 유발된 심각한 영양실조로 신체 및 정신적으로 영구적 장애를 입는 것은 물론, 어릴 때부터 물을 길어 나르다 목과 척추 등 무릎의 마모가 누적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맷 데이먼은 “물은 더 많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근간”이라며 “아이들이 교실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길 바란다면 당장 물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행 후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냉장고에 붙여두었던 ‘당신이 하는 일이 하찮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라는 글귀를 떠올리데 된다. 그리고 곧 ‘H2O 아프리카재단’과 함께 필생의 파트너 개리 화이트를 만나게 된다.

* 인류에 치명적인 ‘물 부족’ - 물 부족 현상은 기후 온난화가 초래하는 가장 파괴적인 결과 중 하나라고 맷은 말한다. 식수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비용’의 문제일 뿐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물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우리 삶이 물로 둘러쌓여 있기에 물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맷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물 문제가 각인되기 까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할 일은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 이 물 문제에 대해 계속 떠드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맷이 읽은 한 보고서에 따르면, 너무 심하게 오염된 물 때문에 생긴 수인성 질병으로 20초에 한 명씩 아이들이 죽어간다고 한다. 그런 오염된 물조차 구하기 힘든 곳이 많다는 게 더 문제다. 인도만 해도 물을 얻기 위해 6시간이나 걸어야 하는 지역이 있다. 그래서 물이 귀한 일부 지역에서는 남자들이 ‘물 긷는 아내(water wives)’ 즉, 매일 하루 종일 가족이 사용할 물을 길어 나르는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아내를 들인다고 한다.

* 개리 화이트 - 구호단체인 카톨릭릴리프서비스(CRS)에서 기술 전문요원으로 물에 관한 프로젝트를 전담하던 개리 화이트는 과테말라시티 빈민촌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더러운 물통에 물을 담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아이를 그 무거운 짐에서 해방시켜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십억 명이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족하지 못해 매일 허우적거린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해결책을 찾는 데 앞장서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즉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세계적인 물 문제 권위자들의 전당인 ‘UNC 채플힐’의 환경공학 석사과정에 입학했고 이후 ‘안전한 물을 위한 국제협력단(IPSW)’라는 단체를 만들며 본격적인 물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다. 다행히 1980년대에 국제연합(UN)이 ‘국제 식수 공급 및 위생의 10년’을 지정했다. 인구 과잉과 도시화. 환경 등 모든 주제가 결국 물로 수렴된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실행에 이르기까지는 너무도 먼 길이었다.

* ‘자선활동’ 아닌 ‘사회적 기업’에 눈뜨다 - 개리는 라틴아메리카 마을에서 최신 우물이 허물어진 모습을 보고는 기존 물 정책의 문제점을 절감하게 된다. 그는 물과 위생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지역사회와 ‘함께’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건설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물 프로젝트로 우물을 완성해도 2년에서 5년 사이에 약 30~50%가 고장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얻는 깨끗한 물이 우물에서 퍼 올리기 무섭게 오염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우물을 짓는 데만 급급했음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우물이지만, 수질관리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진실이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이 전통적인 자선활동과 구분된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이후 그는 ‘워터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꿔 식수시설 찾는 방법, 지역주민들이 관리토록 설계하는 방법, 위생에 대해 주민들과 대화하는 방법 등에 정통한 현지 전문가들을 파트너로 영입한다. 덕분에 일반의 물 프로젝트 성공률은 채 50%가 안되지만 그는 90% 이상을 기록했다.

* 물이 바꾸는 지역사회와 여성 역할의 변화 - 깨끗한 물을 쉽게 이용하게 되면 지역사회도 변한다는 게 개리의 지론이다.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생활양식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고무적인 것은 여성의 역할 변화다. 깨끗한 물이 부족하면 여성들이 학교에 갈 시간이 없으므로 배움의 기회마저 박탈당한다. 돈을 벌 기회조차 빼앗긴다. 하지만 물 문제가 해결되면 지역사회 주요 자원에 대한 여성들의 권한이 강화된다. 개리는 물 부족 위기를 해결하는 데 향후 10년간 매년 114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물과 위생문제에 투입되는 총 개발 원조 비용은 연간 284억 달러를 조금 넘는다. 다음 10년 동안 5000억 달러 이상의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안전한 식수를 이용할 수 있는 인구는 전 세계에서 25%에 불과하다. 매년 안전한 식수가 없어 생명을 잃는 아동은 1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상상을 초월하는 빈민층의 물 부담 - 개리는 빈민촌에 사는 사람들이 물을 얻으려면 터무니없이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시실을 알게 된다. 실제로 빈민층은 상수도 설비를 갖춘 중산층보다 훨씬 많은 대가를 지불한다. 대부분 유조차로 착취를 당한다. 이런 비용이 수도꼭지로 물을 공급받는 것보다 10~15배나 비싸다. 인도 뭄바이에서는 트럭에 물을 실어온 물의 가격이 52배나 비싸다. 수입의 20%를 물 사는 데 지출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할 수 없다. 이런 지역은 의료비라는 또 다른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개리는 “가난하면 돈도 많이 든다”며 안타까워 했다. 여기서 그는 빈민들이 소액의 공정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자금을 훨씬 더 영구적인 해결책에 투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극도로 가난한 지역에서 대출이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주민들에게 돈을 갚아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했고, 위험을 평가해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지를 판단해야 했다. 위험을 완화할 모든 수단을 강구하려면 방대한 전문성까지 갖춰야 했다.

* 유누스 ‘그라민 은행’과의 만남 - 이 때 개리와 워터파트너스 직원들은 NGO를 은행으로 바꿀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그리고 큰 도움을 주게 될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를 만나게 된다. 고국의 빈민 억제에 주력한 유누스는 젊은 경제학 교수 시절에, 미화로 단돈 27달러면 한 가족이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지역 은행들을 움직여 ‘소액대출’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자신이 보증해 마을의 모든 대출신청을 도왔다. 그러다 은행을 설립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것이 유명한 ‘그라민 은행’이다. 이후 20년 동안 240만 명이 대출을 받아 생활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1997년 방글라데시 지방선거에서는 2000명 이상의 그라민 회원들이 지방의원으로 진출했다. 그가 만든 소액창업대출은 빈곤 퇴치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발전했다. 그의 조력 덕분에 개리는 소액금융기관(MFIs) 사업을 성공적으로 뿌리내려, 전통적 방식인 보조금을 활용한 지역사회 기반 물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었다. 대출금 정상 상환비율이 97%에 달했다.

* 맷과 개리의 운명적 만남 - 맷은 “물과 관련한 내 노력에 가장 큰 전환점은 2008년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열렸던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 총회였다”고 말한다. 앞서 열린 다보스 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최고급 스키 리조트에 모여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겠다고 한바탕 설레발 떨고는 결국 평소 모습으로 되돌아가더라”며 일침을 가했던 클린턴에게서 그는 자신이 세상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동기를 찾았다. 무엇보다 그곳에서 개리 화이트를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다. 당시 맷은 실패를 대하는 그의 느긋함에 매료되었다. 없어서도 안되고 피할 수도 없는 과정의 일부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그에게 경외감을 느꼈다. 그 때 처음 대부분의 물 프로젝트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듣게 된다. 개리를 혁신가로 인정한 그는 특히 개리가 현지 지역사회를 물 프로젝트의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함께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건설하고 운영하는 리더로 인식하는 데 놀랐다. 그때 H2O 아프리카재단에서 조성한 기금의 상당부분을 워터파트너스에 기탁하기로 마음 먹는다.

* Water.org의 시작 - 마음이 맞은 둘은 협업을 고민하게 된다. 둘은 결국 의기투합해 CGI 총회에서 ‘Water.org’를 소개하기로 결심한다. 허리케인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아이티를 지원하겠다는 행동선언도 결정했다. 현지 파트너들에게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들이 지역사회와 협력해 식수 시설과 화장실을 설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Water.org 설립 후 소액대출기관인 ‘워터크레딧’도 빠르게 성장했다. Water.org가 탄생한 지 불과 몇 년 후인 2012년에 이미 100만 명에 도달했다. 소액금융기관들의 대출 프로그램 관리 능력은 날로 향상되었고, 더 많은 소액대출이 가능해졌다. 상환비율도 꾸준히 올라갔다. 대출자 100명 중 99명이 만료일 내에 완납했다. 이것은 빈민들 앞에 놓인 장애물을 대신 치워 주려고만 한다면, 그들 중 상당수는 스스로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개리는 보조금을 활용한 지역사회 물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워터크레딧에 에너지를 더 집중하면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 록펠러재단 ‘임팩트 투자’ 뜨다 -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대출해 주는 것이 소액금융기관(MFIs)의 최대 어려움이었다. 많은 돈이 필요했지만 대형은행들은 상환에 확신이 없었다. 때문에 위험에 따른 원가를 높게 책정해 MFIs에 연 15%의 높은 이자를 요구했다. 대출 관리 비용과 대형 은행에 지불할 이자에 약간의 이윤까지 붙인다면, 극빈자들에게 부과해야 하는 금리가 대략 25%에 이른다. 미국의 신용카드 평균 금리가 16%였다. 충분한 자금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출도 심각한 한계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 한계에 다다른 듯 여겨졌던 그 때 다행히 록펠러재단이 매년 1억 달러의 기금을 집행했고 게이츠재단이 연간 13억 달러를 기부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돌파구를 열어준 것은 록펠러재단 회장에 임명된 주디스 로딘 전 펜실베니아대 총장이었다. 록펠러재단은 세상의 자본을 좌우하는 사람들 중 일부라도 이런 유형의 ‘임팩트’ 투자에 우선순위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평가체계를 만들어 각 펀드를 실적뿐 아니라 환경이나 현지인들의 삶에 미친 영향력을 평가해 펀드 등급을 매겼다.

* 최초의 물 부족 펀드 ‘워터에쿼티’ 출범하다 - 맷과 개리는 사람들이 퇴직금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운용사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오로지 깨끗한 물과 위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부분에만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2017년 지구촌 물 부족 위기 해결애만 전념하는 최초의 투자운용사 워터에쿼티(Water-Equity)이 출범했다. 임팩트 투자자들의 약 3분의 2는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투자처를 찾으면서도 일반 시장의 투자 수익을 올리길 원하는 ‘더블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 투자자’들이다. 두 사람은 이들을 겨냥했다. 첫 펀드는 목표 수익률이 2%였다. 이후 아메리카은행이 500만 달러를 투자한 두 번째 펀드는 3.5%까지 올랐다. 완전히 새로운 투자자 풀이 생긴 것이다. 워터에쿼티는 인도를 넘어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필리핀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스텔라 아르투아라는 맥주회사는 맥주 판매의 이윤 일부를 Water.org에 기부하기로 해, NGO와 맥주회사의 상생이라는 새 모델까지 만들어냈다. 덕분에 2019년에는 Water.org와 워터에쿼티를 통해 세계 곳곳의 모든 파트너들이 매 분기마다 200만 명을 지원하고 있다.

* 사람들이 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다 - 불평등과 기후변화 이슈가 부각되면서 물에 관심이 높아졌다. 이들이 보기에 깨끗한 물이 부족한 현실은 극단적인 불평등 사례이며, 물 문제 또한 기후위기의 핵심이었다. 개리 화이트는 물 부족 위기에 대해 사람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실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첫째, 물 문제는 지구 전체가 아닌 지역적 문제라는 사실이다. 석유 부족과 달리, 인도네시아 주민들의 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고 캘리포니아 물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둘째, 가정에서 소비하는 물의 양이 전체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미미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 인류가 사용하는 담수의 70%는 농업에, 19%는 각종 산업에 공급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비율은 11%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의 현재 물 부족 위기를 해결한다고 헤서 미래에 물 공급 위기가 악화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공기업들이 시설 개선에 투자하면 극빈층을 포함해 전체 지역사회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 물 부족이 가져오는 폐해 - 저개발 국가의 극빈층은 물 공급이 힘들 때 3가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첫째는 점점 줄어드는 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러다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둘째는 물 공급이 줄어드는 문제로 이웃과 다툴 수 있다. 수단의 다르푸르 지역 분쟁이 대표적이다. 셋째는 난민이 되는 것이다. 대규모 이주는 가정과 사회 모두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심각했던 인도주의적 비극이 시리아 내전인데, 이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도 가뭄이었다. 저자는 물과 일자리와 집이 필요한 수억 명의 빈민들이 전 세계로 강제이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유엔은 2030년까지 물 부족으로 인한 난민이 최대 7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엔이 2015년 의제로 설정한 ‘향후 15년간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중 하나가 ‘모든 사람들의 물과 위생 시설 접근성 보장’이었다. 같은 해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10년간 가장 큰 위협으로 물 부족 위기를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국적 기업들이 결성한 ‘물복원연합’도 자체 활동으로 물 공급을 개선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전 세계의 내성을 강화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 자선의 변덕과 코로나 펜데믹 - 어느 순간 ‘Water.org’의 기부금이 생각 만큼 늘지 않다가 오히려 20% 가까이나 줄어들었다. 다른 NGO나 사회적 기업들도 생애주기의 어느 시점이 되면 으레 겪는 문제였다. 2019년에는 핵심 기부자들 가운데 일부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곳 저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펜데믹은 물 부족 사태를 더욱 부각시켰다. 저소득국가에서는 의료기관의 4분이 1이 비누와 수돗물이 부족했다. 펜데믹이 한창인 상황에서 보건의료 관계자들조차 손을 씻을 물이 없었다는 뜻이다. ‘Water.org’와 파트너들은 완전히 무력해졌다. 수도 연결 횟수를 늘리려던 노력이 펜데믹으로 모두 중단된 것이다. 대면 접촉이 제한되면서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돈의 흐름도 멈췄다. 기부금도 더 많이 줄어들었다.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담당해 주던 최대 기부자조차 예정된 지원이 어렵다는 통보를 해왔다.

* 물은 그 자체로 기회다 - 세계적으로 폐수의 80%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버려진다. 물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나르면서 낭비되는 에너지는 특별한 관리대상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비효율적인 급수 시설이 어마어마한 양의 화석 에너지를 소비한다. 게다가 공기업들은 물을 실어 나를 탱크의 연로로 또 엄청난 경유를 소비한다. 많은 물을 잃음으로써 다시 많은 양의 에너지를 허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폐수를 처리하면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배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인간의 배설물은 물을 이동시키고 이생시설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바로 그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에너지원인 것이다. 전 세계에서 연료로 전환되는 인간 배설물의 가치는 천연가스 약 95억 달러와 맞먹는다고 한다. 물 자체를 하나의 해결책을 봐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이들은 “물을 하나의 기회로,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에서 기회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워터크레딧의 다음 목표는? - 워터크레딧 덕분에 4000만 명이 필요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 수억 명에 이른다. 맷과 개리는 이제 물과 위생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한 다음 집단, 즉 소액대출로는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Water.org’가 공공기업의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신규 유료 고객들을 찾아내는 일을 돕는다면, ‘워터에쿼티’는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 그렇게 해서 수백 만명이 물과 위생 시설을 이용하고,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와 이상화탄소의 대기방출을 억제하며, 물과 위생 시설에 대한 투자가 매우 현명한 일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린다. 두 사람의 목표는 물과 위생에 투자하려는 사람 누구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그 기회를 누리도록 해 주는 것이다. 그 마지막 집단이 바로, 물과 위생 시설이 필요함에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극도의 비용과 극도의 빈곤, 이 끔찍한 조합을 해결하려면 보다 많은 충분한 보조금과 이를 통한 공동우물과 수도 시설이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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