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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4000억원 음원 서비스 시장, 스포티파이 진출로 지각변동 일어나나

[즐거운 금요일]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국내 진출 초읽기

입력 2020-04-24 07:20 | 신문게재 2020-04-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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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국내 4000억원 상당의 음원 서비스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지난해부터 이어진 ‘음원조작’ 논란으로 국내 음원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가 국내 사무실을 개소하고 서비스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음원 서비스 시장에 크고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미 네이버 바이브와 플로가 대대적인 혁신을 선언하며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 반면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사업자인 멜론의 점유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상륙으로 음원 서비스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지, 애플뮤직처럼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뭐 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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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애플리케이션 초기화면

 

2008년 스웨덴에서 출발한 스포티파이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전세계 79개국에 서비스되는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지난해 말 월간 순 이용자는 2억 7100만명. 유료구독자는 1억 2400만명에 달한다. 스포티파이는 넷플릭스처럼 구독료를 기반으로 하는 구독경제서비스이며 월 이용료는 9.9달러다. 음원 중간 흘러나오는 광고를 견딜 수 있다면 무료로도 이용 가능하다.

스포티파이가 세계적인 음원사이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4000만곡 이상의 방대한 음원 보유와 구독자의 취향을 정교하게 맞춘 인공지능(AI) 큐레이션 기능이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음원스트리밍 사이트 역시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스포티파이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이다. 이런 스포티파이의 매력에 반해 국내에서도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우회접속해 이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취향에 맞춰 들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세계적인 구독서비스인 만큼 국내가수들의 해외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로도 꼽힌다. 국내 음원스트리밍 사이트가 조작 논란으로 신뢰를 잃었지만 해외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명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빌보드 차트는 2018년부터 스포티파이 순위를 차트 선정에 활용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들은 K팝 가수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엑소, 트와이스, 레드벨벳 순이다. 

 


◇스포티파이 국내 상륙, 장·단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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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의 국내 서비스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는 입장이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한국은 지역색이 강하고 예측이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구글의 경우처럼 글로벌 서비스업체들이 로컬 서비스를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음원을 확보하고 빅데이터를 확보한 큐레이션 기능이 뛰어나 음악 애호가 입장에서는 스포티파이 상륙을 환영할만하다”면서도 “실시간 차트가 없는 게 장점이지만 새로운 시장에서 10대 아이돌 팬을 잡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기성 음원 서비스 플랫폼이 선점한 시장을 뚫을 때 한계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가요 전문 홍보대행사 포츈의 이진영 대표도 “한국의 아이돌 팬들은 일간 차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더불어 K팝 팬들이 중요시 여기는 뮤직비디오를 볼 수 없는 것도 스포티파이의 약점 중 하나”라고 꼽았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스포티파이는 통신사와 연계한 국내 음원 서비스 플랫폼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국내 음원 서비스 플랫폼이 통신사와 연계해 1만원대 전후로 이용 가능한 반면 스포티파이는 이보다 다소 높은 1만 2000원 상당이다. 국내 음원 서비스 플랫폼이 유통사와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힌 것도 발목을 잡는다. 스포티파이는 한국 음원 유통업체들과 협상에 실패해 가요 음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애플뮤직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저작권단체와 선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뮤직, 플로 등 변화 움직임

 

[사진자료2] 플로차트
실시간 차트를 1시간 단위로 개편한 플로 (사진제공=플로)

 

서비스 개시일은 미정이지만 스포티파이의 존재감은 국내 음원서비스 플랫폼에 각성효과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음원서비스인 바이브는 소비자가 들은 음원의 저작권자에게만 돈을 지급하는 ‘인별 정산’ 방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의 음원 플랫폼 플로도 1시간 단위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하루 누적 재생수를 기준으로 하는 ‘플로차트’ 운영을 발표했다.

플로 측은 “기존 톱100 차트가 톱 100 전체 재생으로 상위 순위 곡이 감상을 독식했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며 “부정한 방식으로 한번 차트 상위 순위에 음악을 올리면 재소비되는 독식구조를 타파하고 파트 소비방식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업체 멜론은 “특정사업단을 겨냥해 대응방안을 구축하지 않는다”고 태연한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멜론 측은 “이용자들의 환경개선을 위해 2014 AI큐레이션 및 오픈플랫폼을 도입했고 지난해 플레이리스트 단위의 추천제도로 변경하기도 했다. 음원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 개선을 위해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 시리즈 # 즐거운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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