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성장이 빛나는 ‘빌리 엘리어트’(11월 28~2018년 5월 7일 디큐브아트센터)가 연습실을 공개했고 백석 시인과 자야의 이야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2018년 1월 28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는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더불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올해의 뮤지컬상 및 혁신상, 남녀주연상, 극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그 여름, 동물원’의 박기영 음악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부문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된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춤·노래·연기 삼박자 갖춘 뮤지컬 ‘타이타닉’ 배우들 “1000여명 중 찾아낸 숨은 실력가들”
뮤지컬 ‘타이타닉’ 쇼케이스에 참석한 변희석 음악감독(왼쪽부터), 에릭 셰퍼 연출, 신춘수 프로듀서.(사진제공=오디컴퍼니) |
“대부분 멀티롤을 소화할 배우들은 숨은 실력가들로 꾸렸습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에너지와 열정이 관객들에게 이 작품을 더욱 멋지게 다가가게 할 겁니다.”
축구장 크기, 11층 높이, 3개 등급 객실, 5일 간의 항해, 사망자 1500여명 등 1912년 4월의 실재했던 타이타닉 호 침몰사건을 다루고 있는 뮤지컬 ‘타이타닉’의 에릭 셰퍼 연출은 2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멀티롤이다 보니 드라마 부분도 잘 표현하고 ‘최신곡 래그타임’(Doing The Lastest Rag) 등의 노래와 춤도 잘 소화하는, 삼박자를 갖춘 배우를 찾기 위해 1000명 이상의 오디션을 봤죠. 무대 제작과정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주인공인 배우들이 보여주는 앙상블 쇼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날 겁니다.”
뮤지컬 ‘타이타닉’의 화부 프레드릭 바렛을 연기하는 조성윤.(사진제공=오디컴퍼니) |
에릭 셰퍼는 ‘타이타닉’에 대해 “그만큼의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한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2등실 승객으로 예비 아내인 캐롤라인 네빌(임혜영)과 함께 배에 오른 찰스 클라크 역의 서승원은 “내년에 대학갈 막내 (박)준형(벨보이)이부터 김봉환 선생님까지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하고 있다”고 연습실 분위기를 전했다.
“런(실제 공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는 연습)을 돌다가 저도 모르게 울었거든요. (그걸 보고) 놀리는 배우도 있고 감동 받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작품 자체가 가슴을 울리면서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
서승원의 말에 에드가 빈 역의 전재홍은 “약 올린 배우 중 한명”이라며 ‘비어 프라이데이’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금요일마다 연습이 끝나고 맥주 한캔씩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나눠요. 신선하고 재밌고 즐겁죠. 금요일을 기다리는 배우들 많아요.”
화부 프레드릭 바렛을 연기하는 조성윤은 바렛(조성윤·켄)·무선기사 해롤드 브라이드(정동화)·찰스(서승원) 등이 부르는 ‘우리 내일 만나리’(We’ll Meet Tomorrow)를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 꼽았다.
“들을 때마다 울컥울컥해요. 부를 때마다 다른 가사들이 귓속으로 자꾸 들어오는 느낌이죠.”
뮤지컬 ‘타이타닉’. 3등실의 3명 케이트 중 한명을 연기하는 이지수(왼쪽)와 무선기사 해롤드 브라이드·라이브 밴더 지휘자 하틀리를 비롯해 6개 역할을 연기할 정동화.(사진제공=오디컴퍼니) |
무선기사 해롤드 브라이드 역의 정동화는 “6가지 역할을 한다. 배우별 공지 보드에 퀵체인지가 제일 많더라”며 “작품에 기여하는 게 많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각오를 전했다.
“무선기사 브라이드를 비롯해 5가지 역할 중 하틀리는 선상 라이브 밴드 지휘자이자 리더로서 흥겨운 춤과 음악을 선보이게 돼요. 퀵체인지가 어렵긴 하지만 브라이드와 하틀리를 비롯해 잠깐씩 나오는 역할들도 매력적이어서 기쁘고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정동화의 말에 3등실에 오른 3명의 케이트 중 한명을 연기하는 이지수는 “오빠(정동화)에 비해 퀵체인지가 제일 적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3등실의 케이트 맥고원에서 1등실의 와이드너 부부 중 부인으로, 동화 오빠의 여자친구로 5~10초 정도 등장하기도 해요. 10~15초만에 옷을 갈아입고 바로 등장해야하는데 의상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다섯 ‘빌리 엘리어트’의 컨디션 관리법, 잠·고기·반신욕 그리고 엄마?!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쇼앤텔.(사진제공=신시컴퍼니) |
24일 오전에는 남산창작센터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쇼앤텔이 열렸다. 9월 12일 제작발표회 후 한달여만에 다섯 빌리(김현준·성지환·심현서·에릭 테일러·천우진, 이하 가나다 순)가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Shine’ ‘Expressing Yourself’ ‘Angry Dance’ ‘The Letter Reprise’ ‘Solidarity’ 등 다섯 장면을 시연한 다섯 빌리는 컨디션 괸리법에 대해 얘기했다. 천우진은 “일단 활동량이 많다보니 근육이 자주 뭉쳐 어머니들께 풀어달라고 부탁한다”며 “잠을 많이 자면 된다. 감기 기운이 있다면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자면 된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다섯 빌리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성지환, 김현준, 심현서, 천우진, 에릭 테일러.(사진제공=신시컴퍼니) |
“저는 반신욕을 합니다.” “저는 엄마가 관리해줍니다.”
기다렸다는 듯 큰소리로 외치는 성지환과 에릭 테일러에 연습실에는 큰 웃음이 터졌다.
이에 빌리의 발레교사 미세스 윌킨슨 역의 최정원은 “항상 자신감있게 잘해서 저런 고민이 있는지 몰랐다”고 대꾸해 다시 한번 웃음이 번졌다.
“다섯 빌리들이 인사를 너무 잘해요. 5분 전에 만났는데도 처음 만난 것처럼. 그래서 오늘은 몇 번 인사를 나눌까 기대가 되죠. 어느 마을, 도시에서 문화혜택을 못받는, 어딘가 있을 또 다른 빌리, 데비를 찾을 계기가 되는 소중한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 다른 미세스 윌킨슨 역의 김영주는 “빌리들의 연습을 보면서 너무 먹먹해 눈물을 흘렸다”며 “냉정하게 보려고 했는데도 눈물이 나는 걸 보면 관객들도 감동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억지 감동이 아니에요. 순수함, 아이들을 어른들은 이길 수가 없더라고요. 그 자체로도 잘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맏형 이세준 “병헌이가 자꾸만 존댓말을 써요”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막내 병헌(왼쪽)과 맏형 이세준.(연합) |
“배우들이 실존인물보다 훨씬 잘생겼구나 생각해요. 이름도 그대로고 대부분 악기 연주를 90% 이상 재현해 냅니다만 약간의 차이가 있죠. 특히나 (류)준열(유제윤·최성욱) 역 친구들은 되게 미남이에요. 실제 준열 형이 그(생긴 것)에 대한 한이 많은 분이라 캐스팅 보고 기뻐했다고 들었습니다.”
24일 ‘그 여름, 동물원’ 제작발표회와 쇼케이스에 참석한 창기 역의 맏형 이세준은 경찬 역의 막내 병헌과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극 중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밴드 리더와 키보드 주자로 분한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그 친구 역의 최승열.(연합) |
“극중 경찬이를 부르는 신이 있는데 자꾸 (친구인) 저에게 존댓말을 해요. 나이가 많고 적고, 가수고 아니고를 떠나 초연부터 이끌어온 선배들이 너무 따뜻하게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잘 적응했습니다.”
JTBC ‘히든싱어’ 김광석 편에서 두각을 드러낸 최승열은 ‘그 여름, 동물원’ 초연부터 故김광석을 캐릭터화한 그 친구를 연기해왔다.
“첫 시즌은 ‘히든싱어’ 나가기 전이어서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비슷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작년 재연 때는 별로 안비슷하다고 했고 올해는 좀더 덜 비슷한 것 같아요.”
최승열의 토로에 이세준은 “얼마 전에 ‘불후의 명곡’(10월 28일 방송) 녹화를 하면서 모창을 했는데…그것도 연습을 안하면 주나보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곤 “연기를 위해서는 광석이 형의 모창도 중요하지만 음악생활을 위해서는 자기 목소리를 찾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따스한 조언을 보태기도 했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오세혁 연출 “재연은 기다리고 다가가는 데 집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사진제공=인사이트) |
“채우기 보다 비우고 절제하려고 했습니다.”
25일 백석 시인의 시로 꾸린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프레스콜에서 오세혁 연출은 트라이아웃·초연과 재연이 다른 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프레스콜에서는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함께 하는 강필석·오종혁, 정인지·최연우, 안재영·유승현 등을 제외한 새로운 백석 고상호·김경수·진태화, 자야 곽선영·정운선, 사내 김바다·윤석원이 ‘반가운 것’ ‘고향가는 길/란1/정주’ ‘바다/흰밥과 가재미와 우린’ ‘북관의 계집’ ‘어느 사이에’ 등의 장면을 시연하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국수’ ‘바다’ ‘절망’ 등 백석의 시를 낭독했다.
“트라이아웃이 백석·자야·사내가 서로를 생각하고 상상하는 데, 초연이 서로를 바라보고 만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면 재연은 어떤 느낌과 방식으로 기다려주고 다가가는지에 집중했습니다. 더 간절하게 걸어가 주고 기다리는 데 집중하며 동선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