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 ‘파가니니’의 콘(위)과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루드윅 역의 정의욱·김주호·이주광(사진제공=HJ컬쳐, 과수원뮤지컬컴퍼니) |
유난히 추울 것으로 예보된 연말을 바이올린, 피아노 선율로 따뜻하게 녹일 음악가들의 이야기 두편이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파가니니’(12월 21~25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2019년 2월 15~3월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와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 11월 27~2019년 1월 27일 JTN아트홀 1관)가 그 주인공.
두 작품은 각각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렸던 니콜로 파가니니(Niccolo Paganini),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며 그들의 ‘죽음’을 둘러싼 공방 혹은 유서를 바탕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출연진들. 위 왼쪽부터 청년 루드윅 역의 김현진·김대현·박준휘, 가운데 피아니스트 강수영, 아래 왼쪽부터 마리 역의 김소향·김지유·김려원(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더블케이필름앤컴퍼니) |
‘루드윅’은 뮤지컬 ‘인터뷰’ ‘스모크’ 등으로 꾸준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 콤비작이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베토벤이 오랜 친구에게 유서처럼 편지를 쓰면서 과거와 현재, 환상과 현실이 혼재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혹독했던 피아노 교습, 청력과 연인을 잃고 절망하던 날들, 느닷없이 찾아와 소년 발터의 피아노 교습을 요구하는 낯선 여인 마리, 그로 인해 다시 충만해지는 음악과 세상에 대한 열정 등에 대한 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루드윅 역에는 김주호·이주광·정의욱(이하 가나다 순), 청년 루드윅은 김대현·김현진·박준휘, 마리 역에는 김려원·김소향·김지유, 소년 발터는 차성제·함희수 등이 출연한다.
장애까지 뛰어넘은 음악가로서의 천재성이 아닌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고 귀족사회를 비판했던 인간, 그의 빗나간 열정에 무게 중심을 둔다.
‘베토벤 더 피아노’라는 콘셉트에 어울리는 강수영 피아니스트가 함께 한다. 강수영은 뮤지컬 ‘인터뷰’ ‘머더 포 투’에서 단순한 연주자가 아닌 또 하나의 배우로 무대에 올랐던 피아니스트다.
‘파가니니’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빈센트 반 고흐’ ‘1446’의 제작사 HJ컬쳐와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제작하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성으로 유명했던 파가니니가 사망한 1840년에서 시작한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이유로 파가니니의 공동묘지 매장을 허락하지 않는 교회를 상대로 그의 아들 아킬레가 벌이는 길고도 긴 법정공방을 다룬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게 된 사건과 주변의 편견 등에 집중하며 파가니니의 음악적 재능과 예술적 업적까지 아우른다.
뮤지컬 ‘파가니니’ 출연진(사진제공=HJ컬쳐) |
세종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1446’(12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으로 연출까지 영역을 확장한 김은영 작곡가·음악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1446’의 김선미 작가, ‘레베카’ ‘몬테크리스토’ ‘베어 더 뮤지컬’ 등의 정도영 안무감독 등이 힘을 보탠다.
7인조 밴드와 함께 음악적 매력을 끌어올릴 파가니니는 뮤지컬 ‘모비딕’의 퀴케크, ‘페임’ 슐로모 메첸바움, ‘오필리어’ 광대 등으로 활약했던 액터 뮤지션 콘(KoN, 본명 이일근)이 연기한다. “반갑고 설렌다”고 오랜만의 뮤지컬 무대 복귀 소감을 전한 콘은 “바이올리니스트 뿐 아니라 음악가라면 동경할 수밖에 없는 파가니니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기쁘다. 뮤지컬계의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파가니니의 음악을 재현해 내는 데 그치치 않고 그가 겪었을 고뇌와 삶의 여정에 동참해보고자 합니다. 파가니니가 어떤 심정으로 음악을 만들었고 어떤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서 연주했을지 그의 인간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연기할 생각입니다.”
콘이 이끌 파가니니 삶의 여정에는 악마에게 현혹된 자를 처단하는 기사단 루치오 아모스, 파가니니의 아들 아킬레, 파가니니의 재산과 재능을 노리는 콜랭 보네르, 콜랭 보네르의 약혼자이자 오페라가수 지망생 샬롯 드 베르니에 등이 동행한다.
루치오 아모스는 ‘인터뷰’ ‘1446’ ‘스모크’ ‘리틀잭’ ‘라흐마니노프’ 등의 김경수, 아킬레는 ‘최후진술’ ‘트레이스 유’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 편’ ‘아폴로니아’ 등의 박규원과 ‘배니싱’ ‘더 픽션’ 등의 유승현이, 콜랭 보네르는 ‘1446’ ‘파리넬리’ 등의 이준혁·‘타이타닉’ ‘스위니토드’ 등의 서승원이, 샬롯은 ‘홀연했던 사나이’ ‘난쟁이들’, 낭독뮤지컬 ‘어린왕자’ 등의 하현지가 연기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