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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진짜 어른을 꿈꾸는 박영수, 늦게라도 이뤄질 목표를 향해 조풍래…여전히 만나면 떨리는(?) 친구들 “그냥 정말 슈또풍”

라듐 발견과 라듐걸스 사건 교차시키는 뮤지컬 ‘마리 퀴리’, 김소향·임강희, 박영수, 조풍래, 김아영·김히어라·이아름솔·장민수 출연
또 다른 재미…박영수의 ‘랭보’ ‘더 데빌’, 조풍래의 ‘6시 퇴근’, 한 작품으로 무대에 오를 박영수·김도빈·조풍래, 슈또풍을 꿈꾸며

입력 2019-01-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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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피에르 퀴리 박영수(왼쪽)와 루벤 뒤퐁 조풍래(사진=강시열 작가)

“(김)소향 누나는 굉장히 큰, 몇백년 혹은 몇천년은 된 고목나무처럼 박혀 있다면 (임)강희 누나는 박혀 있지만 유연하게 흔들리는 대나무 같아요. 흔들리지만 결국 그 자리에 서 있는.”

뮤지컬 ‘마리 퀴리’(1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과학자 마리 퀴리(김소향·임강희, 이하 가나다 순)를 후원하는 시계공장 언다크의 대표 루벤 뒤퐁으로 출연 중인 조풍래는 전혀 다른 김소향·임강희의 마리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박영수 역시 조풍래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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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피에르 퀴리 박영수(사진=강시열 작가)
“소향 누나는 확고하게 하나만 보고 간다면 강희 누나는 좀더 흔들리는 모습이에요. 눈빛도 그렇고. 소향 누나가 단단한 사람이라면 강희 누나는 단단해지려고 안간힘을 쓰는, 결국 단단하게 서게 되는 사람이죠.”

‘폴란드 이민자’ 출신의 ‘여성’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라듐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한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따르는 뮤지컬 ‘마리 퀴리’는 최근 붐처럼 조성된 여자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품이다.

마리 퀴리를 중심으로 남편 피에르 퀴리(박영수), 루벤 뒤퐁(조풍래) 그리고 라듐으로 인해 병들어 죽어가는 직공들(김아영·김히어라·이아름솔·장민수)이 돕거나 갈등하며 이야기를 펄쳐나간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여성 서사’에 대해 박영수와 조풍래는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저는 이미 ‘소서노’ ‘잃어버린 얼굴 1895’에서 주인공들의 남편인 주몽, 고종으로 조력자였고 갈등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말한 박영수에 조풍래가 “고종 지질해, 지질해”라고 눙치자 박영수가 “안 지질해, 아니야”라고 발끈한다. 그렇게 시작된 두 절친의 주거니 받거니 티격태격은 조풍래의 마지막 말에 박장대소로 마무리됐다.

“그래, 너는 지질하지 않아. 하지만 밖에서 보기엔 지질해. 루벤도 나는 나쁘지 않아. 하지만 밖에서 보기엔 나빠.”


◇어려운 ‘마리 퀴리’의 넘버들 “듣다 보면 다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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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피에르 퀴리 박영수(왼쪽)와 루벤 뒤퐁 조풍래(사진=강시열 작가)

 

“마리 노래는 다 좋아요. ‘곤 투모로우’ 때도 그랬는데 처음 들을 때는 좀 낯선데 계속 노래하다 보면 되새기는 맛이 있거든요. 최종윤 작곡가님 곡이 그래요. 부르기도 어렵고 듣기도 불편한데 계속 듣다 보면 다 좋아져요.”

박영수의 말처럼 뮤지컬 ‘마리 퀴리’의 넘버는 ‘셜록홈즈’ 시리즈, 구한말 고종 시대를 배경으로 김옥균과 홍종우의 이야기를 다룬 ‘곤 투모로우’ 등의 최종윤 작곡가가 꾸렸다. 박영수는 ‘곤 투모로우’에서 고종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작곡가다.

“음정의 낙폭들이 심해서 부르기는 너무 어려워요. ‘곤 투모로우’ 중 ‘꽃밭에’로 시작하는 ‘나를 버린 내 그림자’도 플랫이랑 샵이랑 내추럴 마이너 스케일(자연적 단음계)이 너무 많아서 진짜 어려웠거든요. ‘마리 퀴리’도 그래요. 처음 배울 땐 루벤도, 피에르도, 마리도 내추럴이 너무 많아서 보컬이 부르기엔 너무 어려운 곡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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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루벤 뒤퐁 조풍래(사진=강시열 작가)
박영수의 말에 조풍래 역시 “오래라면 오래고 짧게 라면 짧게 뮤지컬 배우로 노래하다 보니 보통은 악보를 보든 안보든 음악이 어떻게 가겠다는 대충의 감은 있는데 이 작품은 그 예상과는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동의를 표했다.


◇루벤과는 180도 다른 조풍래, 결혼으로 달라진 디테일이 신기한 박영수

“저는 루벤과는 180도 다릅니다. 루벤이 나쁘진 않지만 저와는 지향점이 전혀 달라요.”

다시 한번 “루벤은 나쁘지 않다”고 강조한 조풍래는 자신과는 전혀 다른 인간형이라고 전했다.

“저는 작품이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거든요. 루벤이 만약 저라면, 루벤이라는 배우가 있다면 함께 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애쓰겠죠.”

박영수는 “마리의 남편 피에르를 만나면서 소서노의 남편 주몽, 명성황후의 남편 고종 등을 연기할 때와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다”며 “결혼을 경험하기 전과 후 달라진 디테일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고 털어놓았다.

“일상적인 부부의 생활들, 음성들은 다정하지만 다정하지만은 않아요. 늘 혼재돼 있거든요.”

그리곤 피에르가 실험에만 몰두하는 마리에게 “날씨가 너무 좋아. 시장에 버찌도 나왔던데 우리 바람 좀 쐴까”라고 하다가 “쓰고 나면 뚜껑 닫아놓으라고 했잖아”라고 얘기하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 박영수, 김소향 배우
뮤지컬 ‘마리 퀴리’ 중 피에르 박영수(왼쪽)와 마리 퀴리 김소향(사진제공=라이브)

 

“예전이라면 좀더 스윗(Sweet)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현실적인 말투가 나와요. 버찌 얘기를 하고 바람을 쐬자고 다정하게 얘기하지만 화학약품에 노출되는 건 너무 위험하잖아요. 과학자들의 일상에서 중요한 일이고 굉장히 나무랄 수도 있는 부분 같았어요. 그 부분까지 피에르가 스윗하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조심해야하는 거야’라고 알려주는 억양들, 뉘앙스들 등이 굉장히 디테일해져서 좋은 것 같아요.”

박영수의 말에 또다시 장난기가 발동한 조풍래가 “일상 때 많이 나무라시나봐요”라며 웃는다.

“나무란다는 표현은 누군가 봤을 때고 나는 걱정하는 거야. 위해주는 거지. 그게 억양적으로 절대 스윗해지지 않아요. 저는 이제 겨우 2년밖에 안됐지만 700일 넘게 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충분히 경험했거든요. 결혼 10년차면 더 그럴 거예요. 그 감정이 너무나 왔다 갔다 할 것 같거든요.”

그리곤 “연애를 오래 하는 것과 결혼생활을 오래하는 건 다른 느낌”이라고 덧붙이는 박영수에 조풍래가 “둘이 진짜 재밌게 살고 있다”고 귀띔한다.


◇또 다른 재미…박영수의 ‘랭보’ ‘더 데빌’, 조풍래의 ‘6시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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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피에르 퀴리 박영수(사진=강시열 작가)
“지난 1일 2주만에 ‘랭보’(1월 13일까지 TOM 1관)를 하고 다시 ‘마리 퀴리’로 돌아왔어요.”

박영수는 ‘마리 퀴리’에서 원캐스트로 피에르를 연기하면서 동시 공연 중인 뮤지컬 ‘랭보’를 잠시 떠나왔었다. 그리고 ‘마리 퀴리’ 공연이 없던 1월 1일, 2주만에 다시 랭보로 무대에 올랐다.

‘랭보’는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와 폴 베를렌(Paul Verlaine)의 시구를 넘버에 녹여낸 작품이다. 아프리카로 랭보(박영수·윤소호·정동화)의 마지막 시를 찾아 떠나는 베를렌느(김종구·에녹·정상윤)와 들라에(강은일·이용규)의 여정을 따르는 극에서 박영수는 랭보로 출연 중이다.

“피에르는 무대에 많이 등장하지 않지만 랭보는 거의 퇴장이 없어요. 그런데 저는 무대에 많이 등장하는 게 덜 힘들어요. 제 마음은 시종일관 무대 위에 있는데 실제로는 무대 뒤에서 감정을 끌어올린 상태를 유지하며 대기하다가 갑자기 짧게 등장해야 하는 인물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데우스’ 요제프 황제를 할 때도 좀 힘들었어요. 힘든 게 다르다고 할까요. 몸이 힘드냐 마음이 힘드냐인데 저는 몸이 힘든 게 나아요. 뭐라도 해소가 되거든요. 마음이 힘들면 극이 끝나고도 해소가 안된 상태다 보니 그게 정말 힘들죠.”

이렇게 전한 박영수는 16일부터 뮤지컬 ‘더 데빌’(3월 1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의 X블랙으로 합류한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오마주한 ‘더 데빌’은 1987년 ‘블랙 먼데이’ 사태를 맞은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다.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송용진·신재범·장지후·정욱진)를 두고 내기를 벌이는 X화이트(김다현·이충주·임병근·조형균·차지연)와 X블랙(김찬호·박영수·이충주·임병근·차지연), 그로 인해 스러지는 존의 아내 그레첸(이예은·이하나·차엘리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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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루벤 뒤퐁 조풍래(사진=강시열 작가)
“지금은 혼자서 연습 중이고 다음 주부터 극장으로 가요. 지난 시즌이랑 많이 바뀌어서 재밌을 것 같아요.”

조풍래 역시 원캐스트로 ‘마리 퀴리’ 루벤으로 출연하면서 뮤지컬 ‘6시 퇴근’(3월 3일까지 드림아트센터 2관)의 장보고를 연기 중이다.

장보고는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꿨지만 현재는 비정규직 사원으로 조풍래를 비롯해 밴드 플라워의 고유진, ‘비스티’ ‘시라노’ 등의 주종혁, ‘베어더뮤지컬’ ‘더픽션’ ‘풍월주’ ‘나쁜자석’ 등의 임준혁, ‘마마돈크라이’ ‘록키호러쇼’ 등의 이승헌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배우로서 저는 동일한 캐릭터가 반복되는 걸 지양해 왔어요. 한번 걸러서 비슷할 수는 있지만 연속해서 같은 결의 캐릭터를 선택하진 않았어요. 완전 다른 걸 선택해 왔죠. ‘마리 퀴리’의 루벤과 ‘6시 퇴근’의 장보고도 완전 달라서 재밌어요.”

‘6시 퇴근’은 제과회사 애프터눈의 홍보 2팀이 해체 위기를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회사의 잊혀진 브랜드 가을달빵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만든 직장인 밴드 ‘6시 퇴근’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마리 퀴리’는 월요일 공연이 없고 ‘6시 퇴근’은 월요일 공연이 있어서 2주 동안 일주일 내낸 공연 중이에요. 사실 힘들죠. 하지만 저도 (박)영수랑 같아요. 6일 동안은 자기 길만 보는 사람이다가 정직원이 되고 싶어 간절하게 노력하는 (장보고로 보내는) 그 하루가 재밌어요. ‘마리 퀴리’에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6시 퇴근’에서 해소하고 ‘6시 퇴근’과는 다른 걸 ‘마리 퀴리’에서 얻죠.”


◇하고 싶은 것을 일상적으로 박영수, 늦게라도 이뤄질 목표를 향해 조풍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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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피에르 퀴리 박영수(사진=강시열 작가)

 

“작년에는 계획을 세웠어요.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른 선택을 했어요. 계획을 세워 목표를 향해 달리기 보다는 생활에, 매일 녹이려고요.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곳에 있게끔요.”

이렇게 전한 박영수는 “크든 작든 목표까지 가는 길은 너무 멀다. 목표까지 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자체가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에는 일상 중에 매일 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목표를 세우게 되더라고요. 올해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제 생활에 녹일 수 있는 뭔가가 있다면 그때그때 충실하자 마음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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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루벤 뒤퐁 조풍래(사진=강시열 작가)
그리곤 1년여의 독학으로 터득했던 기타 연주를 예로 들었다. “기타 연주도 안하니까 줄더라”며 “매년 몇곡은 하자 목표를 세웠다면 올해부터는 일상이 되게끔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오늘 하자도 아니에요. 운전하면서 영상을 틀어놓고 계속 들어요. 집에 가면 팩을 하는데 그때는 어차피 아무 것도 못하니 기타를 그냥 계속 들고 있어요. 같이 있을 때는 시끄러울 수 있으니 아내가 샤워할 때, 소음이 좀 있어도 될 때 또 연주해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고 있어요. 일상생활처럼 어느 때든 어딜 가든.”

조풍래는 “저는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가 있다”며 “대학가기 전, 서울예술단에 들어가기 전, 군 제대 후 배우를 꿈꾸면서 몇 살까지는 어떻게 뒬 것이라는 계획이 늘 었었다”고 털어놓았다.

“서른다섯에는 무조건 TV 드라마 한번은 하자 식이에요. 무대에 처음 서는 것부터 앙상블, 조연, 주연, TV출연까지 제가 생각한 계획대로 된 적이 한번도 없어요. 다 늦게 됐죠. 하지만 늦더라도 되긴 되잖아요.”

지난 10월 30일 종영한 도경수·남지현 주연의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 깜짝 등장했던 조풍래는 “다소 늦기 했지만 TV출연이라는 목표를 이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1, 2년 뒤의 목표도 있어요. 밝히기 부끄럽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고 싶어요. 물론 이 역시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뤄질 거라고 믿어요.”


◇윤동주의 ‘서시’를 마음에 품었던 소년, 진짜 어른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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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피에르 퀴리 박영수(사진=강시열 작가)

 

“어른이 되고 싶어요. 진짜 어른. 정말 어려운 걸 알지만 그래서 정말 되고 싶어요.”

이어 “어른답지 않은 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고 덧붙인 박영수는 꿈도, 향후 계획도 ‘진짜 어른’으로 가는 길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전했다.

“마흔이 돼서도 추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선후배·관객들이 저를 어떻게 바라볼까 자꾸 돌아보게 돼요. 초등학교 때부터 기억하고 있는 시가 윤동주 시인의 ‘서시’예요.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을 어려서부터 가슴에 담고 살았거든요.”

어려서부터 가슴에 품었던 시구 같은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박영수는 “너무 작은 일에 자신의 응어리, 콤플렉스 때문에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어른이 아니라 정말 어른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가 자식을 낳는다면, 편협하거나 콤플렉스적인 걸 물려주고 싶진 않아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계획도, 꿈도 좋은 어른과 같은 선상에 있죠. 개인적으로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음악도 하고 싶고 그림도 하고 싶고…제 안에 예술로 뭔가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 욕망들이 있는 것 같아요. 말도 안되게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고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사진을 그리고 그래요. 그렇게 평생 즐겁게 예술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만나면 여전히 떨리는 친구들 “그냥 정말 슈또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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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루벤 뒤퐁 조풍래(사진=강시열 작가)
“작품에서는 오랜만이지만 (김)도빈이까지 셋이 워낙 자주 만나요.”

팬들은 물론 그들 스스로도 ‘슈또풍’(박영수의 애칭 슈, 김도빈의 애칭 또, 조풍래의 애칭 풍)으로 부르는 박영수·김도빈·조풍래는 서울예술단 소속 당시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신과함께-저승편’ ‘바람의 나라’ ‘놀이’ 등에서 함께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7년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의 윤동주와 강처중으로 호흡을 맞춘 이후 오랜만에 뮤지컬 ‘마리 퀴리’의 피에르와 루벤으로 한 무대에 오른 박영수와 조풍래는 “오늘(3일)도 셋의 신년모임이 있다”고 귀띔했다.

“저는 친구가 두명 있어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고향인) 부산에서 올라오기 전에 친했던 친구들이 있고 서울 올라와서 친한 친구들이 둘 밖에 없어요. 사람 만나는 걸 힘들어해서 깊은 인간관계를 꺼리는데 둘만 알아요. 정말 그냥 슈또풍이죠.”

‘그냥 슈또풍’이라고 표현한 박영수에 조풍래는 “배우가 배우한테 뭔가를 얘기해준다는 건 실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희는 그런 거리낌이 없다”며 “그것만으로도 저희 관계가 설명이 다 되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힘들다 힘들다…안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요. 하지만 제가 보고 있는 두명(박영수·김도빈)은 정말 잘 가고 있거든요. 특이하게도 저희 셋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조금씩 달라요. 그걸 잘 알고 있으니 서슴없이 얘기해주고 조언하죠. 사실 부모님 다음으로 얘들 관계가 제일 떨려요. 노트(뮤지컬에서 연출 등 창작진이 배우들에게 전하는 수정사항 혹은 당부)가 쏟아지거든요. 영수랑 (김)도빈이는 술도 안마셔서 커피숍에서 만나는데 세 시간은 후딱 지나가요. 두 사람 모두에게 너무 잘 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제일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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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루벤 뒤퐁 조풍래(왼쪽)와 피에르 퀴리 박영수(사진=강시열 작가)
‘슈또풍’의 관계가 여전히 설레고 떨린다는 조풍래의 말에 박영수는 “잘 가고 있을 때 역시 조심하자”고 당부했다.

“무슨 일을 하든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지 않고 좀더 조심스럽고 싶어요. 친구들과 좋은 사람들을 오래 봤으면 좋겠거든요. 나름대로는 분출한다고 하는데 약간은 억누르고 사는 스타일이라 남들이 보면 제가 답답할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전 무대 위에서 풀어요. 무대 위에서 해소를 안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요. ‘랭보’에서도 평상시 못하던 걸 진짜 많이 하고 있어서 즐겁게 공연하고 있죠.”

박영수와 조풍래는 2017년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이후 한 무대에 서지 못한 세 사람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2017년 ‘지구를 지켜라’ ‘신과함께-저승편’에서 박영수와 김도빈, ‘모범생들’로 조풍래와 김도빈, ‘마리 퀴리’로 박영수와 조풍래가 한 무대에 서긴 했다.

2018년 3월 DCF대명문화공장에서 기획한 콘서트 ‘더 슈또풍’으로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세 사람이 한 작품에 출연한 것은 ‘윤동주, 달을 쏘다’가 마지막이었다. “더 이상 한 무대에서 ‘슈또풍’을 볼 수 없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저희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저희 셋도 같이 하기를 너무 원하고 있어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작가님들께 저희 셋이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작품 좀 써주시면 안되냐고 부탁드리곤 해요. 계획된 건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안 찾아주신다면 저희 셋이 개발하고 대관이라도 해서 하고 싶을 정도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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