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이번주 공연街 서바이벌 키워드! 20세기 원작, 실존인물, 리바이벌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7-10-19 07:00 수정일 2017-10-19 13:13 발행일 2017-10-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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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1. 실존인물, 뮤지컬 ‘서른 즈음에’,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연극 ‘윤이상: 상처입은 용’
키워드 2.  20세기 원작. 조지 오웰 ‘1984’, 테네시 윌리엄스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질 미무니 감독 ‘라빠르트망’, 연출열전 한태숙·문삼화·고선웅
키워드 3. 리바이벌.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과 연극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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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 ‘20세기 혹은 고전 원작’ ‘인기 콘텐츠의 빠른 귀환’. 최근 몇년 간 공연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동시에 쏠림현상으로 지적돼온 키워드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는 한주다.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남아야 한다”던 한 제작사 대표와 배우의 절실한 이구동성처럼 그 어느 때보다 불황을 겪고 있는 공연시장은 블랙리스트 사태로 표현의 자유 훼손, 창작의지 위축 등으로 설상가상의 시절을 맞고 있다. 

이에 ‘실존인물’ ‘20세기 혹은 고전 원작’ ‘인기 콘텐츠의 빠른 귀환’은 제작사의 파산, 공연 무통보 취소·캐스팅 변경·조기 폐막 등 파행으로 치닫는 공연일정, 한 역할을 3명으로도 모자라 대여섯명으로 늘리는 멀티캐스팅, 배우는 물론 연출·작가 등의 겹치기 등으로 얼룩진 공연街의 ‘서바이벌 키워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키워드 #1. 실존인물, 주크박스 뮤지컬 ‘서른 즈음에’, 백석과 자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그리고 ‘윤이상: 상처입은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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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른 즈음에’.(사진제공=뮤지컬 서른즈음에 문화산업전문회사)

그 첫 번째는 ‘실존인물’이다. 뮤지컬 ‘서른 즈음에’(10월 20~12월 2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10월 19~218년 1월 28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연극 ‘윤이상: 상처입은 용’(10월 21~29일 대학로예숙극장 대극장), 이번주에만 실존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 세 편이 개막한다. 

‘서른 즈음에’는 김광석의 동명곡을 비롯해 성시경의 ‘처음’ ‘태양계’, 이적의 ‘나는 지금’, 자이언티의 ‘무중력’, 윤도현의 ‘오늘도 어제 같은 나는’ 등을 작사·작곡한 강승원의 대표곡들로 넘버를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남성 4인조 크로스오버 그룹 선발 프로젝트인 JTBC ‘팬텀싱어’를 비롯해 모창 가수 발굴 프로젝트 ‘히든싱어’,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을 진두지휘했던 조승욱 PD의 뮤지컬 연출작이다.

쉰을 앞둔 대기업 만년 차장 이현식(이정열·조순창, 이하 가나다 순)이 저승사자의 실수로 죽을 위기에서 서른 즈음이던 1997년 현식(백형훈·산들)으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현식이 돌아간 서른 즈음에는 고백 한번 못해보고 보낸 첫사랑과 펴지도 못하고 포기해버린 꿈 음악이 있었다. 승진에 대한 압박, 아내의 잔소리, 직장 내 비웃음, 어깨를 짓누르는 생계에 대한 책임감 등으로 기댈 곳이라고는 없는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 보내는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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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른 즈음에’.(사진제공=뮤지컬 서른즈음에 문화산업전문회사)

‘그날들’ ‘서편제’ ‘영웅’ 등의 이정열과 ‘곤투모로우’ ‘틱틱붐’ 등의 조순창이 중년 현식을 연기하며 그가 가장 돌아가고 싶어했던 1997년의 현식 역에는 아이돌그룹 B1A4의 멤버 산들과 ‘팬텀싱어’ 시즌 1 출연자로 뮤지컬 ‘나폴레옹’ ‘록키호러쇼’ ‘미드나잇’ ‘씨왓아이워너씨’ 등의 백형훈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그 시절 현식을 짝사랑한 밴드 ‘우동사’ 여성 보컬 옥희 역에는 ‘스모크’ ‘위대한 캣츠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의 유주혜와 걸그룹 러블리즈의 케이(김지연)가 더블캐스팅됐다.스스로의 삶에서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선택에 대한 후회 그리고 그 되돌아봄을 통해 현재를 다시 살아갈 힘을 선사하는 힐링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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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사진제공=인사이트먼트)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는 세 가지 키워드 모두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 ‘톡톡’ ‘보도지침’ 등의 오세혁 연출작으로 20세기 시인 백석의 시로 넘버를 꾸린 뮤지컬이다.

백석(강필석·고상호·김경수·오종혁·진태화)과 그를 위해 평생을 바친 여인 자야(곽선영·정운선·정인지·최연우), 두 사람 인연의 끈이 돼주는 사내(김바다·안재영·유승현·윤석원)가 풀어가는 눈물겨운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해 초 트라이아웃을 거쳐 연말부터 올 초까지 초연돼 사랑받았던 뮤지컬로 채 1년도 안돼 재연으로 돌아왔다.

강필석·오종혁, 정인지·최연우, 안재영·유승현 등 초연 배우들에 ‘라흐마니노프’ ‘보도지침’ ‘스모크’ ‘인터뷰’ 등의 김경수·‘사의찬미’ ‘비스티’ ‘베어더뮤지컬’ 등의 고상호·‘나폴레옹’ 등의 진태화가 백석 역으로 힘을 보탠다.

자야 역에는 ‘사의찬미’ 곽선영·‘목란언니’ ‘유리동물원’ ‘킬미나우’ 등의 정운선, 사내 역에는 ‘오펀스’ ‘B클래스’ ‘히스토리보이즈’ 등의 김바다·‘여신님이 보고 계셔’ ‘명동로망스’ 등의 윤석원이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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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윤이상: 상처입은 용’(사진제공=경기도립극단)

‘윤이상: 상처입은 용’은 작곡가 윤이상의 탄생 100주년 기념작이다. 음악과 처음 조우했던 유년기부터 상처입은 용으로 마무리되기까지의 발자취를 따른다. 

음악과 첼로에 대한 열정과 고행, 하수상한 시대로 겪어야 했던 사건 등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경기도립극단 작품으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보물섬’ ‘마리아 마리아’ ‘우리들의 여자’ 등의 이대웅 연출작이다.◇키워드 #2. 20세기 원작, 한태숙·문삼화·고선웅 연출열전! 조지 오웰 ‘1984’, 테네시 윌리엄스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질 미무니 감독 영화 ‘라빠르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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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 좌측부터 윈스턴 이승헌, 오브라이언 이문수(사진제공=국립극단)

넓은 의미에서 앞서 소개한 백석, 윤이상 등도 속하는 두 번째 키워드는 ‘20세기 원작’이다. 

조지 오웰의 ‘1984’(10월 20~11월 19일 명동예술극장), 테네시 윌리엄스의 1955년작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10월 18~11월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질 미무니 감독의 1996년 동명영화를 바탕으로 한 ‘라빠르트망’(10월 18~11월 5일)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막한다.

한태숙(1984)·문삼화(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고선웅(라빠르트망) 대한민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들이 진두지휘하며 삼파전을 벌인다.

세 작품은 ‘가을 연극 빅3’ 패키지로 묶여 200세트에 한정해 50% 할인가로 사전예매되기도 했다.

‘1984’와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이승헌·이문수·유연수(이상 1984), 이호재·이승주·우정원(이상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등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들이 대거 동원됐다.

한태숙 연출은 대중의 눈과 귀, 입을 막는 감시 시스템과 자유의 통제, 조작된 기억에서 벗어나 소박한 삶을 꿈꾸는 69년 전 오세아니아 국민 윈스턴 스미스(이승헌)의 이야기 ‘1984’에 2017년 대한민국을 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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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 좌측부터 윈스턴 이승헌, 줄리아 정재별(사진제공=국립극단)

가까운 미래의 북클럽, 통제사회 속 윈스턴이 쓴 일기장이 수많은 공방을 야기하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세일즈맨의 죽음’ ‘하나코’ ‘유리동물원’ ‘단테의 신곡’ ‘대학살의 신’ 등 음울하고 날카롭게, 치밀하고 내밀하게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한태숙 연출 특유의 스타일이 차곡차곡 교차되며 현재, 과거 미래를 넘나든다.

윈스턴 스미스 역에 ‘백석우화

벚꽃동산’ 등의 이승헌, 오브라이언 역에 ‘세일즈맨의 죽음’ ‘시련’ ‘문제적 인간 연산’ 등의 이문수, 줄리아 역에 ‘심청’ ‘썬샤인의 전사들’ ‘이건 로맨스가 아니야’ 등의 정새별, 사임 역에 ‘왕위 주장자들’ ‘날 보러와요’ ‘국물있사옵니다’ ‘사회의 기둥들’ 등의 유연수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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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사진제공=예술의전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소외와 황량함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허위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빅대디(이재호)를 필두로 빅마마(이정미), 형식적인 부부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브릭(이승주)과 마가렛(우정원), 교양으로 무장하고 제 잇속에만 관심있는 구퍼(오민석)·메이(김지원) 부부 등의 이야기다. 

시대적 배경으로 1990년대로 옮겨온 것을 제외하고는 원작에 충실하게 각색됐다. 불안정한 무대, 황량한 분위기, 안달복달하는 캐릭터들 등을 이 시대의 삶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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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빠르트망’ 왼쪽부터 김소진 오지호 김주원(사진제공=LG아트센터)

고선웅 연출작이자 오지호, 발레리나 김주원의 연극 데뷔작인 ‘라빠르트망’은 뱅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 주연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데뷔 20년만에 첫 연극에 도전하는 오지호, 발레리나 김주원의 연기력이 불안요소라면 불안요소다. 

이같은 우려에 직접 파리를 방문해 영화 ‘라빠르망’의 작가이자 감독인 질 미무니를 만나고 돌아왔다는 고선웅 연출은 연기를 비롯해 몸과 춤으로 표현되는 시각적 효과에 집중해 무대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오지호, 김주원과 더불어 무대에서 실력을 다지고 영화 ‘더 킹’ 출연 후 ‘여자 송강호’로 주목받고 있는 김소진, 고선웅 연출의 ‘홍도’ 구리 공연을 비롯해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안투라지‘의 장소연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오가는 이들로 출연진을 꾸렸다.

◇키워드 #3. 리바이벌, 헬퍼봇 로맨스 ‘어쩌면 해피엔딩’, 강박에 대한 프랑스식 코미디 연극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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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사진제공=대명문화공장)

세 번째 키워드는 ‘리바이벌’이다.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 채 1년도 안돼 ‘앙코르’ 혹은 ‘재연’으로 돌아온다.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도 속하는 키워드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10월 23~11월 12일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과 연극 ‘톡톡’(10월 20~2018년 1월 28일 대학로 티오엠 2관)이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2015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말부터 올 3월 5일까지 공연된 ‘어쩌면 해피엔딩’이 초연 배우 그대로 앙코르 공연된다.

가까운 미래의 헬퍼봇 올리버(김재범·정문성·정욱진)와 클레어(전미도·최수진), 올리버의 주인 제임스(고훈정·성종완)가 꾸려가는 로맨스극이자 힐링 뮤지컬이다.

미래 로봇들의 이야기지만 빈티지한 취향의 무대와 따스한 공기, 지직거리는 재즈 선율 등이 어떤 인간보다 인간적인 로맨스와 힐링 메시지를 전한다.

‘프라이드’ ‘엠. 버터플라이’ ‘난쟁이들’ ‘스피키 인 텅스’ ‘킹키부츠’ 등 김동연 연출의 따뜻하고 유쾌한 정서에 박천휴·윌 애런슨 콤비가 서정적이고 빈티지한 매력의 대본과 넘버로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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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사진제공=대명문화공장)

티켓오픈과 동시에 매진된 ‘어쩌면 해피엔딩’에는 ‘서편제’ ‘인터뷰’ ‘스모크’ ‘쓰릴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김재범, ‘헤드윅’ ‘사의찬미’ ‘슬루스’의 정문성, ‘지구를 지켜라’ ‘더 데빌’의 정욱진이 올리버로 출연한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클레어 역에는 ‘스위니토드’ ‘베르테르’ ‘맨 오브 라만차’ ‘BEA’ ‘흑흑흑 희희희’의 전미도, ‘사의찬미’ ‘록키호러쇼’ ‘아이러브유’ 등의 최수진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올리버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따뜻한 주인이자 친구 제임스는 ‘팬텀싱어’ 우승팀 프로테 디 콰트로의 팀원이자 ‘비스티’ ‘더데빌’ ‘록키호러쇼’ 등의 고훈정, ‘사의찬미’ ‘로미오와 줄리엣’ ‘비스티’ 등의 작·연출이기도 한 성종완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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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톡톡’(사진제공=연극열전)

‘톡톡’은 프랑스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를 한국적으로 변주한 작품으로 지난해 10월 아시아 최초로 공연됐다. 오세혁 작가의 각색,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이해제 상임연출이 의기투합한 연극이다.

무의식중에 욕설이 튀어나오는 투렛증후군 프레드(서현철·최진석), 계산벽을 앓는 뱅상(김대종·김진수), 질병공포증 환자 블랑슈(유지수·정수영),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마리(김아영·정선아), 동어반복증과 대칭집착증에 시달리는 릴리(문진아·이진희)와 밥(김지휘·오정택) 등 다양한 강박증(Troubles Obsessionnels Compulsifs, TOC) 환자들의 성장극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프랑스식 시니컬한 유머와 등장인물들의 웃지못할 기행 등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강박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서로를 위로하고 배려하며 치유되는 과정을 통해 소통의 소중함을 전한다. 초연의 서현철·최진석, 김대종·김진수, 정수영, 김아영·정선아, 이진희, 김진휘를 비롯해 유지수, 문진아, 오정택이 새로 힘을 보탠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