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6

[르포] 가까워진 엔데믹... 감염병의 역사 담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다시 연결' 가보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다시, 연결'"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다시, 연결’ 전시의 입구에 쓰여진 글귀다. 감염병의 특성을 잘 드러내주는 이 글귀를 지나 전시에 들어가면 초입부터 감염병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5일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2020년 1월 코로나로 인한 국제 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가장 낙관적인 평가다. 지난 3여년간 이어져온 코로나19의 풍토병화도 머지 않은 듯하다.

전세계가 팬데믹에 적응하고 엔데믹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지금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다시, 연결: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전시를 열었다.

전시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기원전부터 이어진 감염병의 역사를 연도별로 설명하는 그림을 볼 수 있다. 기원전 430년 아테네역병부터 19세기의 콜레라, 20세기의 스페인독감 등을 거쳐 현재의 코로나19까지 다양한 감염병이 나열되어있다. 

그 그림을 따라 입장하다보면 감염병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전시에 들어가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감염병 유행 당시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사진들이다. 스페인 독감 유행 당시 고양이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19세기말 콜레라로 죽은 부모의 시신을 앞에 두고 울고 있는 아기의 사진 등은 감염병의 심각성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2부 전시로 넘어가면 백신과 항생제 등으로 대표되는 인류가 감염병에 대응한 역사를 볼 수 있다. 유리관 안에 전시된 약병들과 각종 예방 관련 고문서들은 인류의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다음 전시관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예술품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인류의 경제활동에는 제약이었지만 오히려 생태계와 야생동물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이런 메세지를 담아 줄어드는 빙하에 위협받는 북극곰을 표현한 작품인 '내가 북극이다'를 볼 수 있다. 감염병에 걸린 인간을 표현한 전창환 작가의 '회색시대'도 옆에 전시되어있다.

전시는 다양한 사진과 조형물 등을 통해 직관적으로 와닿게 구성되었고 한글 설명 밑에는 영어 설명을 달아 놓았다. 덕분에 평일 오전 비교적 한산한 와중에도 여행을 온듯한 젊은 외국인들도 볼 수 있었다. 

전시를 모두 보고 나오면 체험관이 있다. 체험관에서는 간단한 그림 완성하기 게임을 체험 해볼 수 있다. 이는 전시의 메인 테마인 다시 연결되어 교류하자는 메세지를 담은 게임이다. 두 명 이상의 참가자가 적당한 거리에서 교류하며 화면에 있는 고래 그림을 완성시키면 된다. 

전시에는 아이부터 학생과 성인, 외국인까지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모여 있었다. 또 모두가 안전해질 수 있도록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나가자는 메세지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전시를 체험관과 예술품, 글귀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김동휘·박서희·전화평·최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