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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도척의 개

입력 2022-03-15 14:06 | 신문게재 2022-03-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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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기(史記)의 ‘회음후(淮陰侯)열전’에 보면 ‘도척의 개’라는 말이 나온다. 회음후는 장군 한신(韓信)을 말하는데, 그는 유방(劉邦)의 대장군 때 명령을 어기고 제나라를 침공해 스스로 제나라 왕 행세를 했다. 그런 한신은 미웠지만 항우와 결전을 치러야 하는 유방으로서 그와 등을 질 순 없었다.

한신과 힘을 모아 항우를 제압한 유방은 껄끄러운 한신을 정리하려 한다. 이 때 나온 말이 토사구팽(兎死狗烹)이다. 한신 측 사람인 괴통이 이를 눈치채고 한신에게 선수를 칠 것을 권했다. 하지만 한신은 2인자 자리를 유지시켜 주겠다던 유방의 약속만 철석같이 믿고 있다가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 때 붙잡힌 괴통이 자신을 회유하려는 유방에게 한 말이 ‘도척의 개’였다.

도척의 개란 ‘주인이 누구인지 관계없이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밥 주는 주인에 무조건적인 충성을 다하는 이’를 말한다. 최근 유시민 논객이 자신 같은 어용지식인을 진보진영에서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진중권 논객에게 “도척의 개가 공자를 보고 짖는 것은 공자의 잘못도 개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한 말이 여기에서 유래했다. 진중권 논객을 ‘도척의 개’로 폄하한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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