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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뉴제너레이션] 삼양 ‘오너 3세’ 전병우, 신사업 발굴 특명… ‘맵탱’ 경영 시험대

입력 2024-03-05 06:00 | 신문게재 2024-03-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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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지난해 9월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식품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상무)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높은 라면 의존도를 낮추고 ‘푸드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994년생인 전 상무는 삼샹식품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손자로,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이다. 2019년 9월 만 25세 나이로 입사해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직을 맡아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당초 미국 컬럼비아대 철학과를 졸업 후 외부에서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지만, 부친인 전인장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일찍 합류했다.

2020년 해외사업부 이사를 거쳐 2022년 삼양애니 대표에 올랐고,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전 상무는 승진과 함께 그룹의 혁신 경영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자리에 배치됐다. 지주회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 삼양애니 공동대표를 겸임하게 된 것.

그는 작년 9월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을 통해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았다.

전 상무는 당시 삼양애니 대표 자격으로 새로운 그룹명 삼양라운드스퀘어와 기업이미지(CI), 경영전략 로드맵을 설명했다. 당시 그는 식문화 콘텐츠인 ‘이터테인먼트’를 소개하며 K-푸드의 미리에 대한 비전도 함께 밝혔다.

 

[사진자료]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부회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이후 전 상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4에 직원 대동 없이 혼자 전시관을 누비며, 푸드테크, 디지털헬스, 피트니스테크 등의 사업 분야를 둘러보면서 미래 먹거리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삼양스퀘어랩 산하에 노화연구센터와 디지털헬스케어센터 등을 신설하고 인재 영입에 착수했다.

노화와 디지털헬스 관련 연구개발(R&D) 별도 조직을 신설하는 등 연구 영역을 바이오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전 상무가 경영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선 본업인 식품 산업의 성과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인 매운 국물라면 ‘맵탱’의 성과가 향후 행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은 면·스낵 매출이 전체의 94%에 이르는 만큼 라면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특히 전 상무의 어머니 김정수 부회장의 히트작인 ‘불닭볶음면’을 이을 후속 제품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 현재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삼양식품 맵탱 모델 정호연.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맵탱 모델 정호연. (사진=삼양식품)

 

이에 전 상무는 지난해 8월 삼양식품의 강점인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며 ‘맵탱’을 선보였다. 전 상무는 맵탱 제품의 콘셉트부터 기획, 디자인, 광고, 마케팅 전략 등 전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맵탱’은 출시 한달 만에 300만개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지만, 경쟁사인 농심의 ‘신라면 더 레드’, 오뚜기 ‘마열라면’, 팔도 ‘틈새라면’ 등과 비교해 아직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부회장이 불닭볶음면 시리즈 신화로 그룹 내 확고한 입지를 다진 만큼, 전 상무가 ‘맵탱’을 흥행에 성공시키면 오너 승계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정수 부회장이 불닭볶음면으로 경영 인정 받은 만큼, 전병우 상무도 당장은 본업인 식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지난해 삼양식품이 창사 이래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면서, 신성장동력 발굴 특명을 받은 전 상무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주요 식품업계가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택할 정도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전 상무가 사업 다각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사업 특성상 뚜렷한 성과를 내기까지 오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자칫 섣부른 투자가 기업 자체의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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