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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뉴제너레이션] ‘삼성家 4세’ 이선호, 승진 제외…올리브영 IPO·경영권 승계 위한 ‘숨고르기’

입력 2024-02-19 17:22 | 신문게재 2024-02-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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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사진=CJ그룹 제공)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 (사진=CJ그룹)

  

‘삼성家 4세’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경영리더)이 이번 CJ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초 이 실장의 파격 승진이나 역할 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과 달리 별도의 보직 변경이나 승진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올해 주요 오너가 3·4세 경영자들이 초고속 승진하는 등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실장은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상반기 공채를 통해 CJ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2016년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사업관리팀장 겸 과장을 거쳐 2017년 CJ그룹 경영전략실 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2019년 9월 업무에서 잠시 물러났다가, 2021년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2022년부터는 CJ제일제당의 조직 개편과 함께 식품성장추진실 실장을 맡아 CJ그룹의 미래먹거리에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식품성장추진실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사실상 그룹 내 식품 사업을 전두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실장은 조직 개편 당시 K-푸드 세계화라는 임무를 맡았다. 식품 해외 사업은 CJ제일제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식품업종은 해외진출과 안착이 까다로운 분야인 만큼 CJ그룹 후계자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시험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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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CJ 비비고 X LA레이커스 파트너십 행사에서 비비고 로고가 적용된 새로운 저지를 공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욱호 CJ제일제당 마케팅실 부사장, 지니 버스 LA 레이커스 구단주, 이선호 CJ 글로벌 비지니스 담당 부장, 팀 해리스 LA 레이커스 비즈니스 부문 사장. (사진=CJ제일제당)

 

이 실장은 지난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CJ제일제당은 작년 바이오사업부문의 고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5.4% 감소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실장이 이끄는 식품사업부문의 매출액은 11조2644억원으로 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546억원으로 4.9% 늘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해외 식품사업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섰다.

또한 이 실장은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프로그램에 실린 ‘CJ제일제당:글로벌 식품 리더십을 위한 여정’이란 연구 사례집에 직접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한국의 식품 기업을 연구 사례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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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 회장(두번째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계열사 CEO 등 그룹 경영진들이 지난 2022년 10월 CJ인재원에서 열린 ‘CEO미팅’에 참석, 2023~2025 중기전략 수립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 가장 뒷줄 왼쪽에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이경후 CJ ENM엔터테인먼트 브랜드전략실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CJ그룹)

 

재계에서는 이 실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CJ올리브영이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실장이 아버지 이재현 회장의 지분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소유한 CJ올리브영 지분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시장은 CJ올리브영의 지분 11.04%를 보유하고 있는데 CJ올리브영 상장시 이재현 회장의 ㈜CJ 지분(42.07%)를 증여받기 위한 세금을 마련할 수 있다. 앞서 그는 2021년 CJ올리브영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과정에서도 CJ올리브영 지분 6.88%를 처분해 1018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실장을 이번 승진 인사에서 제외시켜 경영권 승계작업이 숨 고르기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회장이 지난 1월 CJ올리브영을 시작으로 직접 현장경영에 나선 점도 이 실장이 당분간 조용하게 경영수업에 집중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실장이 이번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어도 그룹 승계 작업은 1~2년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까지 거론되고, 이재현 회장이 직접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연내 IPO 재개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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