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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꽂히면 무조건 산다"… 취향에 투자 '디깅소비' 확산

“커스터마이징부터 한정판 신발까지”… '디깅소비'에 꽂힌 MZ세대

입력 2022-04-14 07:00 | 신문게재 2022-04-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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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깊게 파고드는 ‘디깅(Digging)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의 핵심 주체로 부상한 MZ세대는 자신의 취향과 감성에 부합하는 제품의 정보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제품의 정보를 찾는 과정 자체를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여기며 즐긴다. MZ세대의 관심에 힘입어 디깅소비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정판에 열광”… 디깅소비 빠져든 이유는

 

 

(사진제공=하나은행)

 

MZ세대가 디깅소비에 빠져든 이유는 자신만의 행복과 취향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성향 때문이다. M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새롭게 탐구하고 알아가는 과정 자체를 일종의 놀이처럼 즐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집 꾸미기나 각종 취미활동을 찾아 몰두하기 시작했고 해외여행이 제한되자 근교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등산과 캠핑에 눈을 돌렸다. 이처럼 자신만의 행복과 취향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MZ세대의 성향이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MZ세대는 판매량이 많거나 세일을 하는 제품이라고 목적 없이 구매를 하지 않는다. 같은 에스프레소라도 크림이나 카카오 분말, 생크림 등을 더해 다양한 맛을 즐기고, 베이글 전문점 앞에는 오픈런(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한정판 스니커즈를 열광적으로 수집하고, 선호하는 브랜드 제품(N차 신상)을 중고시장에서 거래하기도 한다. MZ세대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디깅소비 문화를 통해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아웃도어 상품부터 스타 굿즈까지… 디깅소비 시장이 뜬다

 

 

(사진제공=하나은행)

 

서울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는 2020년 기준 서울 인구의 35.5%로 연령대 중 가장 큰 세대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7.2%로 부모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 13.4%를 추월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경제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MZ세대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며 이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을 지탱하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한정판 신발이나 스니커즈에 열광하고 수집하는 행태 역시 디깅 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신발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 활동이 위축되며 이전 대비 0.9% 감소한 6조 1873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소비시장이 위축되는 듯 했으나, 2021년에 6조 2426억원 규모로 2020년 대비 2.3%가 증가한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에도 7조 1305억원 규모로 2021년 대비 7.5%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으로 2021년 국내 패션 시장의 규모가 2.0% 하락한 것을 고려한다면, 신발 시장의 성장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품목도 다양해졌다. 골프용품을 비롯해 캠핑,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관련 제품의 거래량은 두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디깅할 수 있는 스타 굿즈 역시 2021년 상반기에만 70만 건 이상, 하루 평균 3800여 건 이상 거래됐다.

 

취미·키덜트 카테고리에서는 피규어와 인형의 거래 비중이 61%를 차지했고, 한정판 스니커즈의 2021년 상반기 거래액은 376억원에 달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확대”… 디깅소비 시장 공략 나선 기업

 

 

(사진제공=하나은행)

 

국내 기업들 역시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기 좋아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취향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은 MZ세대의 디깅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상품 배치를 브랜드 중심으로 과감히 바꾸고 사용자가 많이 검색한 브랜드를 메인 화면에 노출시키고 있다. 또한 플랫폼 앱에서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는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과 연결시켜 자신의 취향이 담긴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개별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MZ세대는 SNS를 통한 소통이 활발하고 기본적인 콘텐츠 제작 능력이 있기에 원하는 정보와 제품을 찾지 못하면 직접 제작하는 커스터마이징에 도전하기도 한다. 

 

MZ세대의 이러한 성향을 반영해 한 신발 브랜드는 신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론칭해 고객이 원하는 색상이나 소재를 고르면 그에 따라 제품을 맞춤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스니커즈는 이미 가장 활성화된 커스터마이징 시장으로 마니아층이 두텁고, 취향과 개성에 따라 직접 맞춤 제작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은 한정판 신발을 발매해 ‘래플(Raffle)’이나 ‘드로(Draw)’라고 불리는 랜덤 추첨을 통해 구매 자격을 부여하고 있고 유명 연예인이나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특화된 한정판 신발을 제작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이제 MZ세대의 디깅소비는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소비시장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MZ세대들이 앞으로 소비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하나은행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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