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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1mm 렌즈, 너 딱 걸렸어"

[스타트업] 불법카메라 탐지 스타트업 '에스프레스토'

입력 2022-06-27 07:10 | 신문게재 2022-06-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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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 속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러 가는 ‘호캉스’. 그러나 숙박업소에서 아무런 걱정·불안 없이 쉴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숙박업소, 공중화장실 등 일상에서 불법촬영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시민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2019년 서울시가 나무여성인권상담소와 함께 서울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9%인 1031명이 일상생활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80%, 남성의 57%가 불안하다고 응답했으며, 불법 촬영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장소는 숙박업소 43%, 공중화장실 36%, 수영장이나 목욕탕 9% 순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발간한 ‘2020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전체 성폭력범죄에서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는 2013년 7%(412건)에서 2018년 17%(2388건)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불법촬영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은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일반인이 교묘하게 숨겨진 불법 카메라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불법카메라 탐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에스프레스토(주)’다.

에스프레스토는 ‘우리 모두가 다시 안심할 수 있게’라는 목표를 가지고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다. 브릿지경제는 최근 에스프레스토 손동현 대표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스프레스토 손동현 대표(사진=이철준PD)
에스프레스토 손동현 대표(사진=이철준PD)

-에스프레스토는 어떤 회사인가?


“에스프레스토는 2016년 설립해 불법카메라 탐지 서비스와 안심숙박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다.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처음엔 영상 요약 기술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9년 불법촬영 범죄 관련 뉴스를 보게 된 후, IT 기술이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래서 팀원들과 함께 ‘우리가 해보자’고 결심했다. 불법촬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피해자와 관련 단체 등도 만나봤는데, 원천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AI 기반 불법카메라 탐지 서비스가 탄생했다. 그게 바로 ‘릴리의 지도’다.”



-다른 불법카메라 탐지 기술과 비교해 릴리의 지도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기존에는 불법 카메라 탐지를 위해 하드웨어 형태의 탐지기를 소지해야 했는데, 고가인 데다 들고 다니기도 힘들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쉽게 불법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는 AI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모든 카메라에는 렌즈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초소형 카메라를 탐지하도록 만들었다. 불법카메라가 탐지되면 증강현실(AR) 화면으로 예상 위치를 알려주며, 1mm 반경의 카메라 렌즈도 찾아낼 수 있다. 서비스 이름도 ‘안심’을 뜻하는 영어 단어 릴리프(Relief)에서 따왔다.”

 

AI 기반 불법카메라 탐지 서비스
AI 기반 불법카메라 탐지 서비스 ‘릴리의 지도’. (사진=릴리의 지도 유튜브 캡처)

 


-해외와 비교할 때 불법카메라 탐지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에스프레스토의 불법카메라 탐지 기술은 우수한 수준이다.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탐지 서비스·제품의 경우 카메라 기기 자체를 찾는 것에 집중하지만, 사실 렌즈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릴리의 지도는 AI 기술로 초소형 카메라의 렌즈를 탐지하고, 비싸고 무겁던 불법 카메라 탐지기를 스마트폰 기능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첨단기술을 숙박업소 예약 서비스에 적용한 게 ‘체크인’인가?

“그렇다. 에스프레스토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체크인은 릴리의 지도 기술을 활용해 안심할 수 있는 숙박을 돕는 숙박예약 플랫폼이다. ‘안전한 숙소, 즐거운 여행’을 모토로 이달 7일 정식 출시했다. 체크인은 AI 기반 불법 카메라 탐지 기능인 릴리의 지도 서비스를 탑재해 체크인 앱을 통해 숙박업소를 예약하면 누구나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불법카메라가 발견된 숙박업소에 대한 제보를 받아, 이슈가 있는 숙박업소는 판매하지 않는다.

안전한 숙소 외에도 사용자들이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숙박업소 예약 전 날씨 정보, 유저들의 실제 여행 사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에스프레스토 손동현 대표(사진=이철준 PD)
에스프레스토 손동현 대표(사진=이철준 PD)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는?


“현재 왜곡 촬영 LED 조명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육안으로는 평범한 조명이지만, 카메라로 촬영하면 검정색 스트라이프 모양 등이 나타나 왜곡 촬영되는 조명 기술이다. 카메라가 빛을 기록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착안해 개발하기 시작했다. 내년쯤 개발이 완료되면 불법촬영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용처는 주로 숙박업소 객실이나 화장실 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폰으로 불법 유출된 영상을 찾는 원천기술을 개발 완료해 추후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에스프레스토의 목표는 선한 이윤 창출이다. IT 기술을 통해 사람들이 걱정 없이 안심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사람이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에서 불법촬영을 당하는 피해자들이 생긴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임에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 에스프레스토는 기술이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선한 이윤을 창출하는 선순환의 모델로서 성공해야 창업자, 기업가들이 뛰어들고 결국 우리의 내일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한 공간, 안전한 기술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숙박업소에서의 불법촬영 범죄를 예방하려면 입법·행정상 이뤄져야 할 일들이 있다. 체크인 서비스를 예로 들면 원래는 수사기관에 문의해 불법카메라가 나온 숙박업소를 주기적으로 파악해 판매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해당 정보는 정보공개청구 대상이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 혹은 신고자만 알 수 있어 불가피하게 제보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한가지를 꼽자면 숙박 등급 평가에 있어 불법 카메라 탐지 항목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부분에서 에스프레스토의 노력으로 입법과 행정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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