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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윤닥 “느슨하고 단단한 완벽주의를 위하여”

[人더컬처]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저자 윤동욱

입력 2022-08-01 18:00 | 신문게재 2022-08-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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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를 출간한 윤닥 윤동욱(사진=이철준 기자)

 

“수영을 처음 배울 때 몸에 힘을 빼면 뜬다고 하는데 쉽지 않잖아요. 자꾸만 몸에 힘이 들어가니 번번이 가라앉고 말죠. 연날리기도 그래요. 무조건 빨리 달린다고 연이 뜨진 않아요. 빠르게 달리다 힘을 빼고 줄을 풀었다가 당겼다가 해야 날릴 수 있죠. 완벽주의도 그래요. 무조건 열심히만 하다보면 오히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겨나죠.”

잘하고 싶어 망설이는 완벽주의자들 위한 책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를 출간한 윤닥(본명 윤동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YD 퍼포먼스 인지행동지료연구소장은 ‘내려놓기’와 ‘힘 빼기’를 강조했다.

“제가 ‘내려놓으세요’ 혹은 ‘힘을 좀 빼세요’라고 하면 ‘포기하라는 건가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흑백논리라고 하죠. 10분 정도 늦을 것 같다면 그냥 안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어중간하게 시작해서 평가를 받을 바에는 제대로 준비됐을 때 하겠다는 생각이죠. 하지만 ‘지각’ 보다 더한 ‘결석’이 잦아지면 평가는 나빠질 수밖에 없잖아요.”

이를 “역기능적인 완벽주의”라고 표현한 윤 소장은 “막 내달리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갈 생각을 못하고 포기해 버린다”며 “현실적으로 계속 부딪히면서 겪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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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윤닥(윤동욱) 지음(사진제공=한빛비즈)
“늦더라도 가서 경험을 하고 개선할 건 개선하고 배울 건 배우면 돼요. 너무 깔끔한 잣대로 한방에 성공하려다 보니 오히려 좋은 결과와는 멀어지는 경우들도 있죠. 목표로 하는 방향성을 보기 보다는 세부적인 데 집중해서 그래요. 시험을 보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다음 걸 먼저 풀어도 되는데 그 난제를 꼭 풀고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식이죠. 그런 식이면 좋은 점수가 나올 수가 없어요. 악순환이랄까요. 이 책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힘을 어떻게 빼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무조건적으로 대충하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힘을 줄 때는 주고 뺄 때는 빼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제시하는 건 딱 세 가지만 신경쓰자예요. 남의 눈이나 평가가 아닌 자신 안에서의 기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준 세우기가 그 첫 번째예요. 더불어 흑백논리 같은 왜곡된 생각을 내려놓고 ‘실수는 실패가 아닌 발전을 위한 경험’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죠.”

그리곤 “특히 기준은 크게 4가지 ‘자신의 인생·업무·학업’ ‘대인관계’ ‘외모나 건강’ ‘행복과 성공’에 대해 적어보도록 한다”며 “완벽주의자들의 기준은 대부분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그 기준부터 현실적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을 보탰다. 이어 “그냥 ‘좋은 사람,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가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어떤 배려를 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로 표현하는 식”이라고 부연했다.

그의 전문분야는 성과 인지행동 치료로 IT기업 토스(TOSS)의 팀 퍼포먼스 코치,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 퍼포먼스 코칭 교육을 비롯해 삼성전자 등 기업에서 교육을 진행해왔다. 더불어 서울과 부산에서 퍼포먼스 심리학과 인지행동 치료를 바탕으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YD 퍼포먼스 인지행동지료연구소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진료실 뿐 아니라 병원 밖 사람들에 어떤 도움을 줄까 고민하다가 발표 불안, 무대공포증, 번아웃 등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과 극복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대부분은 개선이 되는데 열심히 해도 벽에 막혀 좌절하는 분들이 계셨죠. 그분들의 공통점이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셨어요. 그 극복 프로그램마저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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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를 출간한 윤닥 윤동욱(사진=이철준 기자)

 

이어 윤 소장은 “제 진료실에 완벽주의 때문에 오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며 “무대 공포증을 겪는 뮤지컬 배우나 유명 연예인들, 번아웃에 시달리는 직장인, 과학고 혹은 특수고 재학생, 음악·운동영재, 공황장애 및 사회불안을 겪는 분들, 혈압 및 체온 조절의 문제가 걱정인 분들 등이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 등을 호소하며 찾아오는데 그 공통점이 완벽주의”라고 털어놓았다.

“저를 찾아오신 분 중에 공무원시험 준비만 5년째 하고 있는 고시생이 있었어요. 주변 고시생들 대부분이 그의 필기를 참고할 정도로 우수했죠. 하지만 ‘준비가 덜 됐다’며 첫해 시험을 미루면서부터 5년째 시험을 치르지 못했어요. 이 분처럼 완벽주의자들은 매우 뛰어난 경우가 많아요. 섬세하고 미묘한 차이를 잘 알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성과를 훌륭하게 내고 있거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그리곤 “절대 떨지 않아야 한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 끝이다 등의 생각을 좀 과도하게 하시는 분들”이라며 “스스로를 완벽해야 한다고 다그치면서 이뤄낸 성과를 수차례 경험하다 보니 더 심해진다”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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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를 출간한 윤닥 윤동욱(사진=이철준 기자)

“완벽주의에는 ‘회피형’ ‘감독형’ ‘자책형’ ‘안정형’ 4가지 유형이 있어요. 누구나 4가지 유형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죠. 결국 비율의 문제예요. 자신이 가진 걸 싹 다 바꿀 필요는 없어요. 안좋은 완벽주의 비율을 줄이고 건강한 완벽주의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죠. ”



◇느슨하고 단단한 완벽주의, 나를 들여다 보는 과정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목표는 넘어지지 않는 게 아니라 기록단축 혹은 1등이에요. 넘어지면 1등을 못할 확률이 높기는 해요. 하지만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1등은 절대 못합니다. 천천히 타게 되니까요. 넘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넘어졌을 때 어떻게 빨리 일어나 경기를 이어갈 것인가 등 내가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죠. 모든 일이 그래요.”

이렇게 그는 ‘느슨하고 단단한 완벽주의’를 강조했다. 느슨하고 단단한 완벽주의에 대해 윤 소장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치고 나가고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은 인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완벽주의자들은 스트레스에 약해요. 감정적 완벽주의라고 이름 붙였는데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되는 걸 못 견뎌요. 불안하거나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상실감이 들면 없애야 된다고 생각하죠.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고 없애야 한다고 강박을 가지거나 통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크다 보니 회복하지 못하고 더 심해지는 경우들도 상당히 많아요.”

그는 느슨하고 단단한 완벽주의 첫 단계로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내가 가진 현실적인 자원 내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느슨하고 단단한 완벽주의로 가는 길은 진짜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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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를 출간한 윤닥 윤동욱(사진=이철준 기자)

“자신을 중요하게 여겨야 해요.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위험 사인을 잘 인지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번아웃에도 5단계가 있어요. 건강을 잃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4, 5단계까지 가기 전 3단계가 그래요. 평소보다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발생하는 단계인데 예전이라면 그냥 넘겼을 상황에 화가 나거나 자책하게 되죠.”

이렇게 전한 윤 소장은 “내가 세운 계획이 무조건 최고도, 정답도 아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포기하기 보다는 방향성만 맞다면 조금씩 수정·보완하면 된다. 장애물이 나오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돌아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완성보다는 시작이 중요해요. 허접해도, 별로여도 괜찮아요. 일단 시작하고 다듬어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 되는데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니 시작을 못하고 준비만 계속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완벽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끝이 아니에요. 그 실수를 바탕으로 다시 시작하면 돼요.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진짜 마지막일 수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죠. 지금 가지고 있는 틀만 조금만 벗어나도, 비현실적인 어쩌면 허상에 가까운 완벽에 대한 강박만 내려놔도 삶은 더 단단해지고 행복해 질 거예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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