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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끌 빚투’ 뛰어들었던 MZ, 지금 어디에

[돈 워리 비 해피] '영끌빚투' 2년… 청년층 예고된 빚 수렁

입력 2022-09-15 07:00 | 신문게재 2022-09-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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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본인의 소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부동산이나 주식 등의 자산가격이 급격이 오르면서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던 20~30대 청년층. 그들이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에 나선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2030 청년층의 가계부채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은행이 발표했던 ‘금융안정 상황’에서도 예견됐던 부분이다. 지난해 2분기에 20대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전년동월대비 12.8% 늘어났는데 이는 총 가계부채 증가율(9.1%)보다 3.7%포인트(p) 크다. 다른 연령층(7.8%)에 비해 5%p 늘어난 수치다. 대출금액이 증가하면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2030이 늘어나고 있다.

 

 

◇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받는 청년층

 

한은, 내일 초유의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은행 ATM 기기. (사진=연합뉴스)

 

20~30대가 대출받는 주 이유는 전월세 자금과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금 마련을 위해서이다.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아 전세자금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가 높아지면서 청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증가하기도 했다. 이로 인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증가세는 청년층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2018~2019년 30.4%에서 2020년 이후 41.5%로 확대되었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여율은 같은 기간 1.5%에서 6.6%로, 신용대출 기여율은 8.3%에서 13.7%로 비중이 증가했다.

 


◇ 빚을 내 코인 투자 큰 손해

 

비트코인, 한 달 만에 3천만 원대 회복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시세 그래프가 표시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 초기, 시중 은행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빚투(빚을 내 투자)에 나섰다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청년들도 있다. 20대 청년층 중 일부는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투자에 나섰고, 이로 인해 20, 30대 신용대출 증가율이 다른 대출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20년부터 주가 상승 및 주요 기업공개(IPO), 암호화폐 폭등으로 인한 개인의 주식 및 코인 투자에 신용대출이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열풍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한동안 인기를 끌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2021년 거래가능한 코인 투자자 558만 명 가운데 55%인 308만 명이 20, 30대인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초부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영향으로 물가상승과 미국의 금리인상, 환율 급등이 일어났고 이는 투자시장의 악화를 불러왔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코인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20대는 이 과정에서 큰 손해를 입었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제1금융권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들은 제2금융권에서 대출금을 빌렸다. 이러한 현상은 20대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전 연령대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데 일조하게 되었다. 20대의 제2금융권 대출은 같은 기간 30.9%, 금액으로는 6조 3333억 원 늘어났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의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저금리, 주식·가상자산 열풍 등으로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30대 이하 청년층의 다중채무액은 지난 4월말 기준 158조1000억 원으로 2017년 말 보다 32.9%(39조2000억 원) 증가했다. 전체 다중채무액(598조8000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50대 중년층이 61.5%로 가장 높았지만 증가속도(증가율)는 청년층(32.9%)이 중년층(16.2%)에 비해 두 배 이상 빨랐다. 특히 제2금융권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출금리 수준이 높은 신용카드사 및 캐피탈사를 포함한 여전권과 저축은행권에서 청년층 다중채무자수와 채무액의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증가 추세

 

20대 청년층, 2금융권서 대출 급증…개인회생 신청도 늘었다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접수된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총 5241명이다. 2019년의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가 1만 명을 넘었으며 해마다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대 채무조정 확정자도 증가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대 채무조정 확정자는 2019년 1만 1000명에서 2021년 1만 3000명 선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사회초년생인 20대의 빚 부담은 사회적 고립을 양산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을 위한 공적 채무조정 활성화, 금융 상담 지원 확대 등의 청년 금융정책 시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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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제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였을 때 국가가 개인의 빚을 탕감해 주는 법적 제도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다음과 같다. 일정한 수입이 있는 ‘급여소득자’와 ‘영업소득자’로서 현재 과다한 채무로 인해 지급불능의 상태에 빠져있거나 지급불능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개인만이 신청할 수 있다. 3년에서 5년의 기간 동안 원금의 일부를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의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총채무액이 무담보채무의 경우에는 10억 원, 담보부채무의 경우에는 15억 원 이하여야 한다.

개인회생절차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제도를 이용 중인 채무자나 배드뱅크 제도에 의한 지원절차를 이용 중인 채무자도 이용할 수 있다. 파산절차나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사람도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있다.

 


◇ 개인회생이냐 채무조정이냐

 

지난 7월 12일 서울 시내 한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개인회생과 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은 모두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도인데 운영 주체가 다르다. 개인회생은 법원에서 운영하고, 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은 금융기관 채권자들이 설립한 대리기관인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한다.

개인회생은 연체 위험성이 있으면 바로 신청할 수 있는 반면, 신용회복은 3개월 이상 연체자, 신용불량자, 최저생계비 이상 소득자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이자와 연체이자는 전액 감면받을 수 있으며, 채무자의 상환 능력에 따라 미상각채권 원금은 0~30% 내에서, 상각채권 원금은 20~70%(사회취약계층은 최대 90%) 내에서 감면받을 수 있다. 신용회복의 변제기간은 개인회생보다 길다. 무담보채무의 경우 최장 10년, 담보채무의 경우 최장 35년 이내 분할 상환하면 된다.

신용회복은 신청 절차가 간편하고 신청비용이 적게 든 것이 장점이다. 반면 대상자로 선정되는 요건이 까다롭고 원금감면과 사채감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만 있는 경우 신용회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인회생의 경우 월 소득과 생계비를 감안해서 변제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신용회복 하는 것보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것이 월 변제금이 적을 수도 있다. 개인회생과 신용회복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료=하나은행
정리=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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