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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의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 “지브리 음악의 매력은 심플함!”

[人더컬처]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 공연,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

입력 2023-01-30 18:30 | 신문게재 2023-01-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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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브라이트
2월 11일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지브리 스튜디오 음악의 특징은 어떤 사람의 마음에도 쉽게 스며들어가는 심플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인간이 가지는 모든 감정, 보편적인 의식을 망라한 훌륭한 세계죠. 다만 심연처럼 그 깊이를 좀체 가늠할 수 없어요. 그 훌륭함을 곧바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있죠. 지브리 음악은 그런 클래식의 깊고 풍부함을 컴팩트하게 가공해 누구나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력 아닐까 생각합니다.”

2월 11일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Ghibli Piano Trio Valentine’s Concert, 롯데콘서트홀)로 한국 관객들을 만날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Elizabeth Bright, 유미 나나츠타니)는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지브리 스튜디오(이하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들의 매력을 ‘심플함’으로 꼽았다.

엘리자베스 브라이트
2월 11일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연주를 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점 역시 원곡 하나하나가 본래 가지고 있는 본질이나 핵심을 정확하는 거예요. 저 스스로의 캐릭터를 너무 드러내 그 곡 본래의 빛을 놓쳐 버리지 않게, 가능한 한 심플하게 연주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지브리 음악은 다양한 악기로 그리는, 대형 벽면에 걸린 다채로운 유화 같다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된 지브리 음악은 저마다의 방에 장식하는 작고 아담한 수채화 같달까요. 그래서 듣는 사람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음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는 2009년 공식 인가를 받은 앨범 ‘피아노 지브리’를 발표하며 지브리와 인연을 맺었다. 

극의 스토리, 분위기, 장면들, 캐릭터들의 성향, 감정 그리고 세계관 등을 담으면서도 담백한 연주로 꾸준히 지브리와 작업하며 사랑받고 있는 그는 “지브리와 일을 계속하는 원동력은 역시나 영화와 함께 나오는 곡들의 훌륭함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 음악과 지브리 음악을 좋아했어요. 가장 파워 있다고 느끼는 곡은 ‘모노노케 히메’입니다. 카운터 테너만의 특수 발성인 가성을 통해 불리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이 영화의 신비한 분위기에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테마곡은 ‘이웃집 토토로’ 중 ‘산책’입니다. 일본에서는 3세 정도의 아이도 알 정도로 인기가 많죠.”

 

2009년부터 수많은 지브리의 음악을 연주하며 2018년 ‘지브리 명곡집’을 발매하기도 한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용이 출몰하고 마법이 존재하는 어스시(Earthsea)에서 펼쳐지는 마법사 게드와 아렌 왕자의 모험을 담은 ‘게드전기’ OST ‘테루의 노래’와 ‘마녀배달부 키키’에 수록된 ‘따스함에 안겨진다면’을 꼽았다. 

엘리자베스 브라이트
2월 11일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처음 ‘테루의 노래’ 원곡을 들었을 때 울어 버렸을 정도로 감동했습니다. ‘따스함에 안겨진다면’은 지브리 영화에 사용되기 전부터 매우 좋아했어요. ‘커튼을 열고 조용한 햇빛의 따스함에 안겨진다면 분명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은 메시지’라는 첫 가사부터 매우 영적인(Spiritual) 느낌을 받았죠. 이 곡은 10대 무렵부터 듣고 있는데 언제 들어도 신선합니다.”

2016년부터 피아노 지브리 콘서트로 한국관객들을 꾸준히 만나온 그는 2019년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공연 후 오랜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 ‘언제나 몇 번이라도’ ‘치히로의 왈츠’, ‘마녀배달부 키키’ 중 ‘맑은 날에’, ‘천공의 성 라퓨타’ 중 ‘너를 태우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인생의 회전목마’를 비롯해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퍼커셔니스트 김미연과 ‘이웃집 토토로’ ‘벼랑 위의 포뇨’ ‘모노노케 히메’ 등을 연주한다. 

엘리자베스 브라이트
2월 11일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의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퍼커셔니스트 김미연과 트리오로 연주하는, 롯데콘서트홀 ‘발렌타인 콘서트’에서만 들을 수 있는 몇곡이 있어요. 그 중 ‘마녀배달부 키키’의 ‘바다가 보이는 거리’는 클래식 음악과 같은 분위기로 바이올린 파트를 멋지게 편곡했죠. ‘바람의 거리’는 숲의 신비한 소리를 타악기로 표현해 보고자 했습니다.”


이어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는 “더불어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할 서프라이즈 곡도 준비하고 있다” 귀띔한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제는 한국 관객분들 앞에서 연주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펐다. 다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로 기쁘다”고 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의 관객 분들은 정말 열정적이면서도 부드럽게 지브리 음악을 사랑하고 계시는 것이 한결같이 전해집니다. 일본에서는 록이나 팝 이외의 콘서트에서는 박수만으로 화답하곤 하는데 한국에서는 제 공연에서도 화려한 함성을 들려주셨던 것이 매우 감명 깊었죠. 예전에 한국 공연에서 ‘인생의 회전목마’를 연주한 후 ‘우’(ぉ~!)라고 록 콘서트 같은 환호성을 받았을 때는 깜짝 놀랐고 기뻤어요. 마치 제가 록 가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죠.(웃음) 다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쁜 마음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한국의 땅을 또 걸을 수 있는 행복을 담아 진심으로 연주하고 싶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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