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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건강 위한 ‘등산’ 안전하게 즐겨야

입력 2023-05-23 07:00 | 신문게재 2023-05-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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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정형외과 전문의 (1)
김태진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우리나라 국민이 좋아하는 야외 운동은 단연 등산이다. 산림청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성인의 5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을 시작하는 계기는 지인이나 가족, 주변의 권유나 건강 악화 등으로 다양했지만 등산의 목적은 대체로 명확했다. 바로 건강을 위해서라는 점이다.


등산이 좋은 이유는 꽤 많다. 유산소 운동이면서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자연의 상쾌한 공기와 멋진 경치를 보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얻기도 한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별다른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정형외과 의사 입장에서 보다 냉정히 말하자면 건강을 위해서 한다는 등산을 말리고 싶은 경우도 많다. 사실 등산은 하체의 관절과 인대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 부상을 당하기 쉽다는 것이다.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무릎은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고 갑작스럽게 꺾이기도 한다. 이때 무릎을 안정시키고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될 수 있다.

나무뿌리나 돌부리에 걸려 발을 잘못 짚다가 발목 인대를 다치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무릎 관절 통증을 무시하고 수시로 산을 찾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무릎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다.

등산을 보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 몇 가지 명심할 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평소 무릎이나 발목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연골이 점차 마모돼 뼈가 직접 부딪혀 극심한 통증으로 이어진다면 등산은커녕 짧은 거리를 걷는 것조차 힘들어 진다. 따라서 무릎이나 발목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면 의료진에게 등산을 해도 될지, 시점은 언제가 좋을지 문의 해야 한다.

등산 중에는 되도록 몸에 가해지는 하중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일단 배낭에는 꼭 필요한 물건이나 간식류 등만 챙겨 무게를 줄인다. 내리막에서는 무릎이 받는 하중이 6~7배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배낭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부담이 덜하다. 등산 스틱을 사용하면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 충격을 줄여주고 균형을 잡는데 도움을 줘 미끄러져 생기는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산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등산길은 항상 주의해야 한다. 조사에 따르면 등산 인구의 91%는 주로 해발 500미터 이하의 산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낮은 산이라도 미끄럼 방지를 위해 등산화를 착용해주는 것이 좋고 경사가 급한 등산로에서는 보폭을 좁혀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과 충격을 줄여줘야 한다. 특히 하산길에 서둘러 뛰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절대 금물이다. 산이 험해서 부상을 당하기보다 산을 험하게 타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끝으로 입산주, 정상주 등 술의 유혹을 참아야 한다. 등산 중 음주는 운동 기능을 떨어뜨려 미끄럼 등 돌발 상황에서 몸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에 오르는 가장 큰 목적이 ‘건강을 위해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태진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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