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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세계 유일 골프장 중과세… 이대로면 산업 붕괴할 것"

[브릿지 초대석] 박창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

입력 2023-09-05 07:00 | 신문게재 2023-09-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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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열
박창열 한국골프장 경영협회 회장.(사진=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골프장업계는 매출의 절반 가까이 세금으로 부담하고 적자에 신음하면서 골퍼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변화 없이는 골프장도 죽고, 골퍼들이 해외 골프장으로 급속히 빠져나가 국내골프산업의 근간이 붕괴할 것이다.”


박창열 고창 컨트리클럽 회장 겸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의 말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협회)는 골프장 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골프를 통한 국민의 건강 증진과 레저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74년 1월 17개 골프장이 모여 창립했다.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 협회는 그동안 204개의 회원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의 골프장사업자단체로 성장했다. 이 기간 협회는 회원사들의 이익을 도모하면서도 국민들에게 생소했던 골프라는 운동을 대중화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해 왔다. 뿐만 아니라 1989년엔 협회 부설로 잔디연구소를 개설해 다양한 국산 잔디의 보급에도 힘을 보탰다.

지난 2019년 3월 18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 회장은 2022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며 올해로 재임 5년차다.

박 회장은 18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골프장업계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 골프가 국민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변화를 위해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골프장 중과세 세제 개편, 골프장 업계 의견의 정책 반영,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 강화, 회원제 골프장·대중 골프장 소통 강화 등을 주요 해결 과제로 꼽았다.

특히 박 회장은 ‘국민과 함께’라는 표어를 내세워 골프 이용료 인하, 이용료 인상 자제, 안전한 골프장과 친환경 골프장 운영, 사회 공헌 및 기여 활동하는 골프장으로 거듭날 것을 결의했다.

그러나 박 회장 재임기간 동안 골프장업계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로 술렁였고,펜데믹 기간인 2022년 골프장업계는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이처럼 난데없는 호황에 정책당국은 골프장업계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 때문에 규제 간섭 철폐, 징벌적 중과세 철폐, 개별소비세 폐지, 현 대중골프장 증세 반대 등 골프장들은 입을 모았다.

박 회장은 이 같은 모든 현안들을 골프장업계 뿐만아니라 골퍼와 정부 모두가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과 골프장 업계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창열
박창열 한국골프장 경영협회 회장.(사진=한국골프장경영협회)

 

- 골프장경영협회를 대표에 정책 당국에 가장 시급하게 제안하고 싶은 현안은 무엇인가.

세금 문제를 풀지 않으면 (골프장 이용료를)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 현행법상 골프장은 체육시설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지방세법에는 회원제 골프장이 여전히 도박장, 유흥주점 등과 함께 재산세 중과세 대상으로 묶여 있다. 골프장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역시 세금으로 장벽을 만들어서 가능한 이용을 막겠다는 의미라고 본다.

카지노의 입장세는 9000원인데 회원제 골프장은 2만 1120원으로 2배가 넘는다. 골프장에 가는 게 카지노 가는 것처럼 나쁜 일인지, 골프 라운드 할 때마다 징벌적인 세금을 내는 게 정상인지 정부에 되묻고 싶다.

더구나 최근에는 비회원제 골프장에도 지난 7월부터 이같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비회원제 골프장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종합합산과세를 하게 해놓고 개별소비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정부가 사실상 비회원제 골프장의 존재의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더욱이 정책 당국이 골프장을 세 종류로 분류한 체계 개편은 골프장 사업의 본래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전까지는 골프장을 기존 회원제와 대중제 2개로 분류했다. 그런데 지난해 느닷없이 회원제, 비회원제, 대중형 3분류로 개편을 한 것이다. 시간을 가지고 철저하게 분석해서 정책 입안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굉장히 성급했다고 본다. 또 기존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서도 개별소비세 폐지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인데 비회원제 골프장에도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정책 당국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가능한 골프장에 대한 모든 규제를 완화시켜달라는 것이다. 규제로 인한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는 정책 당국이 책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골프장 경영인들은 골프산업 발전에 힘쓰기보다 그 규제를 최대한 피해서 손해를 덜 보는 방법에나 치중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것은 기업가 정신이 꺾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고 다시 말해 혁신과 새로운 도전이 감소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 골프장에 중과세를 하는 나라가 한국 말고 또 있나.

지금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골프장에 일반 과세를 하고 있다. 유독 한국만이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 중과세 하고 있다. 골프장 관련 조세법령이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벗어나 있다. 원인을 치료해야 병이 나을 수 있듯이 탁상행정으로 골프장 분류체계를 개편한 것으로는 장기적인 해답이 될 수 없다. 골프장 산업에 적용된 조세체계부터 정비하여 골프대중화가 이뤄져 국내 골프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회원제골프장과 대중제 골프장의 이해관계가 다를 텐데, 조율에 어려움은 없나.


없다. 오히려 회원제, 비회원제, 대중형 구분 없이 골프장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뜻을 함께 하고 있다. 협회장으로서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회원제와 대중제를 구분지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만약 골프장업계가 회원제와 대중제로 나뉘어 반목한다면 그것은 공멸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미 협회에서는 대중제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 폐지를 요구해 관철시킨 역사도 갖고 있어, 앞으로 회원제골프장들을 위한 조세 정책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장기적인 골프장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 협회를 이끌어 오면서 힘들었던 일이나 보람을 느꼈던 일이 있다면.

임기 중에 ‘원형보전지’ 지방세 개정과 ‘체육진흥기금 폐지’ 승소 등 골프장 업계의 고민거리였던 사안이 해결됐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회원제골프장용 토지의 임야 가운데 원형이 보전되는 임야는 종합합산과세 대상으로 고율의 세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회원제 골프장 또한 대중제 골프장 용지 임야와 동일한 별도합산과세로 전환된 것이다. 덕분에 회원제골프장들은 기존까지 재산세 세율 0.2~0.5%, 종부세 세율 1~3%를 적용 받아오던 ‘원형보전지’에 대해 각각 0.2~0.4%, 1~1.6%의 낮아진 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이로써 회원제 골프장들은 평균 5억 원, 전체로 보면 연간 약 700억 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또 그동안 회원제골프장 입장료에는 체육진흥기금이 부과되어 왔다. 소송을 통해 이것을 폐지하여 내장객당 3000원씩 부담을 덜게 됐다. 사실 골프를 치는 입장에서 3000원은 그리 많은 돈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체육진흥기금 폐지가 골프장, 더 나아가 골프계에 더욱 중요한 이유는 골프를 사치성, 오락성 스포츠로 보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작은 걸음들이 모여야 진정한 ‘골프 대중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작은 변화로 보이지만 그동안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개선하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는 판결이었다.


- 최근 골프장을 찾는 MZ세대들을 두고 말이 많은데.

골프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MZ세대 골퍼들은 트렌드를 선도하고, 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

이들은 가치를 공유하는 활동을 선호한다. 따라서 골프장들이 향후 국내 골프인구의 중심을 담당할 이들 세대를 이해하고, 이들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들 세대가 골프장을 대거 찾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골프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들이 골프 규칙과 에티켓보다 보여지는 것에 치중한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규칙과 에티켓은 교육을 통해 해결하면 되는 것이기에 이들이 만들어가는 젊고 밝은 필드 분위기가 더욱 긍정적이라고 여겨진다.


- 내년이면 협회 창립 50주년을 맞는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먼저 새로운 반세기를 맞아 협회 CI를 바꿀 계획이다. 아울러 그동안 골프계을 이끌었던 명사들을 초대해 의미 있는 행사룰 만들기 볼 생각이다.

더불어 협회가 지난 50년의 시행착오 속에 다져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골프계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초석을 세우는 한편 협회가 지금껏 풀지 못하고 있는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한층 더 노력해 나갈 것이다.

1946년생인 박 회장은 올해 만으로 76세다. 골프장 경영 외에 협회장으로서 바쁘게 활동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나이다. 건강관리 비결을 묻는 질문에 박 회장이 골프 외에 그림 감상과 악기연주로 건강관리를 한다고 답했다.

 

 

박창열 회장
드럼을 연주하는 박창열 회장,(사진=개인소장)

 

그는 “건강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도 매우 중요하다. 육체건강을 위해서 라운드를 통해 체력을 관리하고,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악기들을 연주고, 그림을 감상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악기 연주는 10여 년전에 색소폰에 빠져있고 가끔 드럼도 친다. 그림은 골프장 2층에 운보 김기창과 이왈종, 천경자 등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은 전시장 ‘갤러리 고창’을 차려 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들러 관람한다.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

 

 

◆ 박창열 회장은… 

 

박창열(朴昌烈) 회장은 1946년생으로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광주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고향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부친으로부터 가업인 건설사를 이어 받아 경영을 하기도 했다. 건설사 재직시절 처음 골프를 접한 박 회장은 1991년 전남 화순에 남광주CC를 오픈하며 처음 골프장 사업에 발을 들여 놓았다. 이후 지난 2006년에는 전북 고창CC를 오픈해 한때 두 개의 골프장을 경영하기도 했으나, 남광주CC는 현재 매각하고 고창CC만 운영하고 있다. 

 

젊은 시절 동양화를 직접 그렸던 박 회장은 갤러리(대동갤러리)를 운영할 만큼 미술에도 식견이 높으며, 2008년 ‘한국골프장 산업의 현황 및 발전방안’이라는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골프장산업의 발전에도 관심이 높다. 

 

2003년∼2006년까지 4년 동안 학교법인 우성학원 이사장을 지냈으며, 2011년 재경 광주고동문장학회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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