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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API·빅데이터 기술로 명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입력 2023-11-20 07:00 | 신문게재 2023-11-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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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일 구하다 CTO의 모습.(사진제공=구하다)
 

 

국내 명품 시장이 명품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와 연령층 확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명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이 증가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중 기업과 기업의 거래, 기업과 소비자와의 거래를 결합시킨 ‘B2B2C’ 형태의 플랫폼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 ‘구하다(GUGADA)’다. 구하다는 유럽 명품 브랜드들의 1차 총판 격인 ‘부티크’들과 직접계약을 맺고 국내 대기업 이커머스부터 다양한 패션 플랫폼 등 20여 곳에 명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구하다는 유럽 현지 부티크의 최신 명품을 국내외에 발 빠르게 소개하는 유통 허브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부티크의 명품 디지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단순히 자사몰인 구하다에서만 판매하는 형태가 아니라, 국내 유수의 종합 온라인 쇼핑몰과 버티컬 커머스, 해외 오픈마켓 등에도 실시간으로 연동한다. 쌍방 형태의 연동인 셈이다.

쉽게 말해 명품의 최종 수요자는 소비자지만 유럽의 부티크와 국내 대기업 사이의 거래를 구하다가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유럽 부티크에 입고된 신상 명품을 국내에서도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잘 알려진 스테디셀러 명품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미, 자크뮈스, 쿠레쥬 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 상품도 구하다를 통해 접할 수 있다. 

 


◇ 이근일 구하다 CTO, “설립 전 기술 개발에만 3년 매진”

구하다가 현지로부터 60만개 이상의 명품 디지털 데이터를 20개 이상 국내외 파트너사에도 공급하고 1800만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무리 없이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이근일 구하다 최고기술경영자(CTO)의 역할이 컸다.

이근일 CTO는 구하다 설립 전에는 미국 뉴욕의 노무라증권과 RBC(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에서 근무했다. 당시 글로벌 마켓 리스크 관리팀 소속으로 전 세계 주요 증권 시장에서의 자사 데이터 피드를 분석해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만들고, 적정 수준으로 리스크를 유지 및 관리하는 일을 담당했다.  

 

구하다 이근일 CTO_사무실 배경
이근일 구하다 CTO가 직원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구하다)

 

공동 창업 멤버인 윤재섭 CEO와 함께 뉴욕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미국의 아울렛에선 당시 국내에서 유행하는 명품 브랜드의 인기 아이템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고, 중개 플랫폼을 통해 국내로부터 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그것들을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식이었다.

이 CTO “이때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명품에 대한 강렬한 니즈를 체감했고, 자연스럽게 해외 명품 직구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라면서 “오랜 기간 빅데이터를 다뤄 본 경험과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유통 관리 기술을 평소 관심 있던 해외 명품 직구 분야에 접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2018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단절된 상품 유통 과정을 잇고 이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의 공급망 플랫폼 및 커머스 개발사를 창업했다. 이어 유럽 현지의 부티크와 직접계약하고, 100% 정품 보증이 가능한 그들의 상품 정보를 실시간 API 연동 기술을 활용해 자사 플랫폼과 연결, 국내 고객에게 소개하는 커머스 플랫폼 구하다를 설립했다.

이 CTO는 구하다 설립까지의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에 “기술적 어려움이 물론 컸다. 무엇보다 해외 부티크별로 활용하는 명품 디지털 데이터 구성 모델과 프로그램 언어가 다 달라서 그것들을 어떻게 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구하다 운영 시스템에 맞게 모델링할 수 있는지, 또한 수십개의 현지 부티크에서 내려받는 방대한 상품 빅데이터의 알고리즘 만들기를 연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었다”라면서 “초반에는 부티크 1곳과 계약해서 그들의 명품 디지털 데이터를 연동하는 데 한 달 가까이 걸렸다. 하지만 현재는 10만개 이상 데이터도 2~3일이면 문제없이 연동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API 연동 기술·빅데이터 분석’…합리적인 온라인 명품 쇼핑 가능케 하다

구하다 비즈니스 운영의 핵심 기술은 실시간 API 연동 기술이다. 쉽게 말해 해외 명품 리테일·부티크 쇼핑몰에 접속해 그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상품 관련 정보(재고, 옵션, 상품 이미지, 카테고리, 모델 컷, 할인율 등)를 오차 없이 구하다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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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다의 유통망 구조.(사진제공=구하다)

 

이 CTO는 “현지 부티크 시스템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받기 위해서는 각 부티크가 활용하는 프로그램 언어에 맞게 맞춤형 문의를 넣고 회신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API 연동으로 가능케 했다”라면서 “API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파트너사가 다양해지고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질수록 실시간으로 정확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이 매우 까다롭다”라고 전했다.

또한, 온라인 명품 쇼핑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상품 가격이다. 특히 해외 쇼핑은 환율, 운임, 할인, 관세 등 각종 변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변동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하다는 이를 위해 관련 데이터에 규칙을 부여하고 이후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엔진(와처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전 세계에서 수집된 동일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가 대비 마진 구간과 경쟁력 구간을 나눠 60만개 이상 상품 데이터에 실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최적의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이 CTO는 “업계 특성상 시즌이 바뀔 때마다 이월 시즌 상품에 대한 부티크 측의 가격 정보가 실시간으로 변경되는데, 까다로운 해외 부티크의 디테일한 가격 변동 정책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럽 부티크는 보통 자신들로부터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바이어의 풀을 제한한다. 신규 바이어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규모가 큰 부티크일수록 엄격하다. 구하다는 자체 개발한 실시간 API 연동 기술의 기술력과 퀄리티 높은 물류 운영, 글로벌 비즈니스 영업력 등을 현지 부티크에게 인정받고 있다. 이에 구하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들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받고 있다. 중간 유통 과정이 생략되는 구조라서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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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CTO는 “최근 명품 직구와 관련한 논란이 많았고, 가품 논란도 컸다. 하지만 구하다는 오직 명품 브랜드 본사로부터 공식 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한 검증된 부티크와 직접 계약을 맺어 그러한 논란의 여지를 원천 차단했다”라면서 “현지 쇼룸과 런웨이에서 바로 업데이트된 현지 신상 아이템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좋은 가격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에 계속 힘쓰고 있다”

실제 구하다는 올해 티몰 글로벌, 큐텐 싱가포르 등과도 B2B2C 비즈니스 공식 계약을 체결했고, 관련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CTO는 “국내 파트너사와 함께하며 고도화한 커머스 기술력을 해외에서도 검증받을 예정이다”라면서 “내년에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권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한국의 커머스 기술력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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