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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억만장자에게 없는 것… 현실에 안주하는 마음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김정수 '억만장자 12명의 비밀'

입력 2023-12-02 07:00 | 신문게재 2023-12-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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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온 힐 성공연구원’의 김정수 원장이 자수성가 억만장자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 책이다. 12명 모두가 억만장자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모두가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궁극의 일가(一家)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억만장자라 칭해도 손색이 없다. 저자는 이들에게서 ‘결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꿈과 희망이, 역경 속에서도 그들을 성공한 억만장자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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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12명의 비밀|김정수|중앙경제평론사

◇ 택배 배달원에서 택배 왕이 된 ‘왕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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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배달원에서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SF익스프레스)을 창업해 ‘택배왕’이 된 왕웨이(王衛) 회장

 

중국 최대 택배업체인 순펑(SF익스프레스)의 창업자 왕웨이 회장은 고졸의 가난한 염색공장 배달원에서 만 22세 때 아버지에게서 빌린 900만 원을 밑천으로 사업을 시작해 중국 최고의 택배 왕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홍콩-중국 물류에서 일찍이 사업 기회를 포착해, 5년여 만에 선전과 홍콩 물류시장을 독점할 정도로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였다.

SF익스프레스는 60여대의 화물 항공기와 1만 5000대의 화물트럭으로 중국 전역과 해외 200여 개국 지사를 커버한다. 왕웨이 회장은 2023년 5월 현재 202억 달러 재산으로 세계 81위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매년 11월 11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의 실질적인 최대 수혜자로, ‘길은 마윈이 만들고, 돈은 왕웨이가 번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전자상거래의 가능성을 조기에 알아채고 올인한 것이 그의 성공비결이다.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실무 중심 경영도 한몫 했다. 그에게는 중국인 특유의 허풍과 과장이 없다. 정치 바람에 휘말리지 않고, 창업 이후 매일 14시간 씩 오로지 일만 해 왔다. ‘회사의 자산은 직원’이라는 확고한 인식도 순펑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우는데 일조했다.

 


◇ 세탁소 알바에서 최고 작가… ‘스티븐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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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 등 베스트 셀로 소설을 쓴 스티븐 킹은 세탁소 알바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면서도 매일 2000자의 원고를 쓰며 꿈을 키웠다.

 

세탁소에서 받는 주급으로 간신히 입에 풀칠하며 살면서 아무리 아프고 고단해도 매일 2000자 글을 쓰며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생활고에 시달리다 마지못해 원고를 쓰레기통에 내다 버렸다가 아내의 독한 격려 덕분에 다시 원고지 앞으로 고쳐 앉아 마침내 <쇼생크 탈출>,<미저리> 같은 공전의 히트 소설을 쓴 스티븐 킹이다.

그의 소설은 전 세계에 모두 3억 50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특히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가운데 <쇼생크 탈출>은 인간에게 ‘희망’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가를 일러 준다. 그는 인간이 희망을 놓지만 않는다면,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그는 극심한 알코올과 코카인 중독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 때도 그의 아내가 ‘마약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바로잡아 주었고 덕분에 그는 지금 ‘금주 전도사’가 되었다. 그는 글쓰기를 ‘창조적인 잠’이라고 주장한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낮 동안의 논리적이고 따분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라는 설명이다.

 


◇ 매혈 소년 ‘옌빈’, 중국 레드불의 아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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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빈그룹의 옌빈 회장은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존경도 함께 받는 경영인이다.

 

화빈(華彬)그룹의 옌빈(嚴彬) 회장은 싱가포르의 리카싱 회장과 함께 가장 성공한 화교 기업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 8번째 부호지만 어린 시절에는 국수 한 그릇 먹는 게 소원이었다고 할 정도로 가난했다. 18세 소년은 무작정 태국 방콕 밀항 선에 몸을 실었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 피까지 팔아 연명해야 했다.

그의 사업 수완과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 화교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돈으로 1984년, 만 30세에 창업을 했고 곧 물류와 여행, 국제무역을 아우르는 그룹을 일궈냈다. 1997년 금융위기 때는 대부분 화교들이 자산을 현금화해 본토로 돌아갔으나 그는 되려 가치가 폭락한 바트 화를 사들여 시장 진정에 기여함으로써 엄청난 이득과 존경까지 받게 된다.

중국에 ‘레드불’을 들여온 것은 그의 신의 한 수였다. 현재 레드불은 중국 기능성 음료시장의 80%를 점유 중이다. 그의 러브 스토리도 이목을 끈다. 태국 왕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볼 라타나 공주를 신부로 맞아 태국은 물론 전 세계 거물급 인사들과의 광폭 네트워킹까지 확보했다. 저자는 그의 성공 비결로 신뢰, 과감한 도전, 그리고 뚝심을 들었다.

 


◇ 챗GPT로 인공지능 새 역사 쓴 ‘샘 울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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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챗GPT를 만든 샘 울트먼은 최근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핫한 경영인이다.

 

실리콘밸리와 억만장자들에겐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학 중퇴, 그리고 유대인이다. 대학 졸업장보다는 실력을 더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에서 둘을 모두 갖춘 기업가가, 실시간 대화형 검색이 가능한 인공지능 챗GPT를 만든 샘 울트먼이다.

비록 최근 회사에서 밀려나는 해프닝을 겪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실리콘밸리의 최고 이슈 맨이다. 그는 “2030년쯤이면 인공지능이 불치병 치료나 기후변화 해결처럼 인류가 당면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울트먼이 작성한 ‘성공을 위한 13가지 방법’은 그의 경영관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J자 형태로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공하려면 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스스로를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창적인 사고와 소통의 기술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언제든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고, 99%의 타인을 넘어서기 위한 똑똑함과 근면함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호기심을 따르고 스스로 감동할 일을 찾고 실행하라고 권한다.

 


◇ 고아원 소년에서 이탈리아 최고 부자가 된 ‘델 베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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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거대한 패션 산업으로 끌어올린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 회장.

 

안경 하나로 순자산 241억 달러의 세계 52번째 부자가 된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 회장. 그는 고아원 출신의 ‘무(無)수저’ 다. 14세 때 금속 세공 가게에서 기술을 배운 후 안경테 부품 공방으로 옮겨 본격적인 안경 장인의 길을 걸었고, 마침내 안경을 고가의 사치품으로, 안경 산업을 거대한 패션 사업으로 격상시켰다. 아르마니, 샤넬, 프라다, 베르사체부터 레이벤, 오클리까지 거의 모든 선글라스 브랜드가 그가 이끄는 이탈리아의 룩소티카라는 회사의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1998년 아르마니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20여 년 동안 12명의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개당 1000달러가 넘는 고급 안경 시장을 창조해 냈다. 20달러 안팎의 범용 브랜드였던 레이벤이 그의 인수 후 150달러로 평균 7배나 올랐다. 최근에는 미국 안과 의료보험 2위 업체인 아이메드 비전 케어를 인수해 눈 보험시장까지 장악했다. 2004년 70세에 은퇴를 선언했다가 10년 후 80세에 다시 돌아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 양식 진주의 신기원 ‘미키모토 고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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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양식화에 성공해 ‘미키모토’ 브랜드를 탄생시킨 미키모토 고키치.

 

양식이 불가능하다던 진주를 1894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사람이 미키모토 고키치다. 당시만 해도 진주는 조개 안에 0.5마이크로미터의 탄산칼슘 결정 구조가 1000겹 정도는 쌓여야 만들어진다고 할 정도로 ‘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그가 원형 진주 양식에 성공함으로써 진주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 졌고, 이제는 범용적인 고급 액세서리가 되었다.

보석상들이 ‘모조품’이라며 인정하지 않을 때마다 그는 오로지 ‘품질 고급화’에 매달렸다. 90%의 양식진주를 불태워버렸을 정도다. 상위 5%의 상등품만 내다 팔고 판매 수량까지 관리하는 덕분에 미키모토 진주는 지금까지 세계 정상에 군림하고 있다. 여기에 독창적인 디자인, 고객의 소비행태 변화에 잘 대처하는 유연성과 신속함도 한 몫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양식 진주 덕분에 고가 천연진주의 원산지였던 페르시아만 일대의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리트가 진주 산업을 접고 산유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이다. 진주 조개의 대안으로 택한 것이 자원개발이었는데 1938년 버간 유전을 시작으로 진주보다 더 고귀한 석유라는 자원을 얻게 된 것이다.

 


◇ 온리원서 넘버원으로… 자전거 왕 ‘킹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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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전거 왕국 자이언트를 이끌고 있는 킹 리우 회장

 

킹 리우가 토니 로와 1972년에 대만에서 10만 달러로 공동 창업한 ‘자이언트’는 세계 최대 자전거 메이커다. 1977년 미국 유명 자전거 브랜드 ‘슈윈’에 납품하면서 날개를 단 이들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1981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체 브랜드 ‘자이언트’를 생산했다. 지금도 전체 매출 가운데 70%가 이 브랜드에서 나온다. 그들이 만들어주는 회사들도 산악자전거 미국 1위 ‘트렉’, 이탈리아 명품 자전거 ‘콜나도’, 스위스의 ‘스캇’ 등 모두 고급 브랜드들이다.

‘더 가볍고, 더 강하고, 더 빠른 자전거’를 모토로 한 자이언트는 끊임없는 기술혁신 끝에 1987년에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탄소(카본) 섬유 자전거 프레임을 만들어 세계 표준을 제시했다. 리우 회장은 그러나 “자전거를 많이 파는 것보다 사람들이 건강하게 자전거를 계속 탈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이언트가 글로벌 1위 브랜드가 된 것도 고객에게 맞춤 피팅을 해 주고, 직원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보는 경험을 선사하는 등 고객과 하나 됨의 ‘초심’을 잃지 않은 덕분이라고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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