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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내 사위는 유해진 미니미여도 안돼"… '딸바보' 차승원의 연기인생

[人더컬처] 넷플릭스 '독전2' 차승원, 독기품은 빌런 역할 소화

입력 2023-11-27 18:30 | 신문게재 2023-11-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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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충만한 빌런에서 출발한 1편과 달리 날카롭게 진화한 ‘진짜 빌런’ 느낌을 화면 가득 살린 차승원. (사진제공=넷플릭스)

 

이해영 감독이 만든 영화 ‘독전’의 속편이자 한국 최초의 ‘미드퀄’(전편의 중간 이야기를 다루는) 표방하는 넷플릭스‘독전2’가 화제다. 국내 공개 후 그 평가가 호불호로 극명하게 갈리는 중에도 해외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극 중 재벌 태생으로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쓰고 종교적으로 할렐루야를 외치는 브라이언은 누가 봐도 반듯한 사람이다.

타고난 근육질 몸매에 살짝 걸친듯한 하얀 수트를 입고 남자라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칼단발도 소화했던 차승원은 자신을 마약계의 거장 ‘이선생’으로 우기다(?) 용산역에서 반시체인 상채로  발견된다. 온 몸이 불로 져진 채 발견된 브라리언의 생사는 ‘독전’이 개봉된 2018년부터 520만명 관객들이 궁금해 하던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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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이 ‘독전2’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1편에 비해 다각적이다. 아시아 마약 비즈니스를 접수하려는 브라이언 역을 맡아 중국 마약계의 거물 큰칼과 협상을 시도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솔직히 2편은 브라이언이 마무리를 잘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여한 작품입니다. 이선생을 연기하는 배우를 공개된 작품으로 처음 봤을 정도로 왈가왈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요. 국내 관객들의 반응? (조)진웅이가 말했듯이 ‘이미 나한테서 떠난거고 다시 찍을 수 없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순도 99.9%의 마약을 둘러싸고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독전2‘는 두기봉 감독의 ’마약전쟁‘에서 출발한 영화다. 

전작인 ’독전‘은 국내에서 520만명이 극장을 찾았고 마지막 총성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해 감독판까지 개봉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차승원이 말하는 브라이언은 ’죽음까지 간 사람‘이다. 그는 “사람이 뭔가 큰 일을 겪게 되면 변화가 있듯 뭔가 득도한 듯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고 했다. ’독전2‘에서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카리스마는 여전하지만 헐벗고 구부정하다. 

살의 1/3이 락(오승훈)에 의해 타들어간 탓에 목소리는 갈라지고 늘 메말라있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정보와 재력, 약의 재료까지 갈아넣어 복수의 칼날을 간다. 차성원은 “아마도 브라이언은 결국 마약계에서 1인자로 군림했을 것”이라고 나름의 정의를 내렸다.

“사실 나름의 멋을 조금 더 갈아 넣어 연기했죠. 미드퀄이라는 게 처음 접해보기도 했지만 이런 방식이 변수도 많고 힘든 거라 배우로서 도전적인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건 모두 다 해본 작품이라 후회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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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2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는 전작 ’낙원의 밤‘에서 악랄하고 잔인했던 마이사 역할을 예로 들며 “그 캐릭터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면 이 작품은 누가 봐도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무모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건 원호도 마찬가지라 브라이언도 그 연장선이라고 봤어요. 20대부터 봐 왔던 백종열 감독의 작업 스타일이 워낙 스피디하고 심플한 걸 아니까 그다지 버겁지 않았던 현장이 저에겐 행운이었고요. 다만 극장에서 1편을 본 관객들이 넷플릭스라는 OTT로 2편을 보는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하긴 합니다.”

거의 대부분 휠체어에 앉아서 펼치는 ‘독전2’에서의 그의 연기는 사실 지독히 꼼꼼하게 동선을 따지고 배에 쥐가 날 정도로 계산된 결과물이다. 육체는 무너졌지만 욕망은 더욱 차오른 눈빛이야말로 차승원이 2편의 실질적인 주인공임을 온몸으로 증명한다. “최근 병문안을 갔더니 환자들 특유의 아파하는 소리가 있었다. 그것을 참고했다”며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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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최저 몸무게인 73kg를 유지 중이라는 그는 “체중에는 정체기가 분명 있다. 그것을 견뎌야만 한다”며 빠른 다이어트 비법에 대해 일갈하는 모습이었다.(사진제공=넷플릭스)

고인이 된 김주혁의 배다른 동생으로 등장해 영화를 씹어먹는 큰칼 역할의 한효주에 대해서도 “자신이 해야 할 몫을 잘 알고 해내는 배우다. 유독 이 작품에서는 모두가 힘들었을텐데 티내지 않으면서 작품을 위해 서로의 모든 걸 갈아 넣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딸의 소원으로 집안에 들이게 된 반려견 두 마리의 사진을 보여주며 무던하게 바뀐 자신의 일상을 들려줬다. 

늘 깔끔하고 정리 위주의 삶을 사는 탓에 ’동물은 모두 집 밖에서 키운다‘는 반평생 고집을 버리게 된 변화에는 스스로 놀라는 중이다. 

“예전엔 시기 질투도 많고 모든 댓글과 반응을 찾아보기도 했어요. 요즘엔 하루 이틀 정도 ’나에 대해 부정적인 말은 없나?‘를 찾아보는 걸로 끝내요.(웃음) 물론 뾰족한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뾰족한 마음도 쓸만할 때 써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죠. 직업은 직업대로 바쁘지만 개들 유치원 데려다주고 집안 정리에 살림에 정신없다니까요. 구태여 에너지를 엉뚱한 데 쓰지 않기로 한거죠.”

 

차승원은 올해 ’나불나불‘ ’핑계고‘와 tvN ’형따라 마야로‘에 출연하며 예능으로 특화된 자신만의 매력을 뽐낸터. 그는 “내년쯤 ’삼시세끼‘를 다시 할 것 같다. 10년차인데 이쯤 되면 할 때도 됐다”며 웃었다. 

“개인적으로 힐링을 하는 순간은 아니에요. 작품을 할 때처럼 치열하거든요.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연구합니다. 저와 유해진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기는 못하는 성격이라서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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