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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기관투자 길 열린 온투업… 재도약 디딤돌 놓을 것"

[브릿지 초대석] 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

입력 2024-01-30 07:00 | 신문게재 2024-01-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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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초대석]홍재문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
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6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P2P(Peer to Peer)금융, 지금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은 많은 기대를 받으며 제도권 금융으로 들어왔지만, 최근 고금리와 경기침체를 겪으며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대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회장 임기를 시작하는 홍재문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홍재문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의 온투업 규제 개선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본격화된다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2020년 제도권 금융 편입된 온투업, 2대 회장 무게 커

온투금융의 전신은 P2P금융으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된 금융이다. 은행처럼 P2P사가 돈을 일괄적으로 대출하는 것이 아닌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적정 이자를 보장하고 대출자에게 투자를 중개하는 형태다. P2P금융은 등장 당시 전통적 금융 시스템 속에서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했던 금융 소비자들이 이용 가능했고,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사이의 합리적인 이자로 인해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관심을 받으며 크게 성장했다.

여기에 지난 2020년 세계 최초 P2P금융업법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됐다. 온투업은 1.5금융을 지향하며 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중금리 대출을, 투자자들에게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수익을 제공하는 플랫폼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21년 법정협회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온투협회)가 설립된 후 온투업의 업무질서 유지 및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도권 내로 들어온 온투업은 초기에 크기를 키우며 기대를 높였다. 본격적인 제도권 금융을 시작한 지난 2021년 말 온투업 등록업체 수는 36개, 누적 대출액과 대출잔액은 각각 11조3235억원, 1조1523억원에서 2022년 말 14조7505억원, 1조3422억원으로 확대됐다. 등록업체 수도 51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고금리·경기침체 현 상황에서는 다소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등록된 온투업체 수는 53개로 소폭 늘었고, 누적 대출액은 19조7641억원, 대출잔액은 1조1162억원에 그치고 있다.

어려운 온투업 상황 속에서 지난해 말 2대 협회장으로 홍재문 회장이 선임됐다. 홍재문 회장은 “출범 초기 각광 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던 온투업권이 지금 매우 어려워져 업계 대표들도 힘들어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협회장으로 어깨가 무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홍재문 회장은 32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금융허브기획과장, 금융위원회 행정인사과장, 대통령실 비상경제상황실 행정관, 경제협력기구(OECD) 대표부 공사참사관 등을 거쳤다. 이후 한국자금중개 전무, 전국은행연합회 전무, 수협은행 상임감사 등을 역임하며 금융산업 전반에 전문성과 현안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

홍 회장은 “금융당국은 늘 ‘중금리 대출 학대’를 목표로 삼아왔는데, 온투업은 이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업권이었기에 평소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특히, 온투업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업권으로 미국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준 전체 신용대출 38%가 온투업을 이용한 대출일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온투업이 활성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브릿지초대석]홍재문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
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6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  수요·공급 간 미스매치… 금융당국, 규제 개선으로 활기 찾을까

홍 회장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온투업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투자금을 유입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한다.

그는 “무엇보다도 자금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특히 공급 부문 애로로 인해 영업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대출자들은 온투업을 통해 10% 안팎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수요도 많지만, 이에 대비한 자금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공급 부문에서 원활하게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최대 현안을 짚었다.

이처럼 온투업계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발생한 것은 업권간 법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온투업법에 따르면, 대출 모집금액 40%까지는 금융기관 연계투자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업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업권별 대출 관련 규제로 인해 온투업에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신금융기관에서는 연계투자를 투자가 아닌 대출로 보고 있어 대출심사를 위해서는 차입자 실명 등 개인식별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온투업법에서는 온투업자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여신금융기관에 차입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홍 회장은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업계에서 건의한 내용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온투업에 참여하게 되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 회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게 되면, 평가기능을 충분하게 가지지 못한 이들은 평가기술력을 가진 온투업자와 협업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관투자가는 대출심사부터 사후관리까지 온투업체의 전체 업무처리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장감시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신뢰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반투자자의 저변을 넓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1월 금융위원회는 온투업권과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고금리로 경영상태가 어려워진 온투업권의 건전한 성장 지원을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제도개선 내용을 보면, 현재 다른 플랫폼에서 비교·추천이 불가능한 온투업 연계투자상품을 올해 1분기 중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에서 연게투자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르면 올해 초 또는 내년 초 온투업 연계투자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연계투자상품에 대한 예약거래도 허용된다. 현재 투자자 자금을 예치하면 온투업체가 미리 설정한 방식으로 선정한 차입자에게 자동으로 투자되는 방식의 ‘자동분산거래’가 금지돼 있었지만, 예약거래가 가능하도록 올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온투업법상 금융기관 연계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금융기관 해당 업권법으로 인해 연계투자 실행이 어려웠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 연계투자에 대한 규제부담 해소를 추진해 저축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허용할 방침이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민간투자법상 사회기반시설사업에 투자할 때 투자 한도를 기존 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으로 증액한다.

 

[브릿지초대석]홍재문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
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6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 ‘소통’ 강점… 위기 상황 극복해 제2의 도약 만들어낼 것

홍재문 회장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소통 능력’을 꼽았다. 그는 “온투업의 당면 현안들이 기본적으로 금융위, 기획재정부와 관련이 많다”며 “금융위에서 온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툴(tool·장치)을 많이 가지고 있고, 기재부에서도 세법 이슈 등 관련 사항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정부에서 일하는 선·후배들과 얘기를 나눠 보면 제가 하는 말을 잘 경청해 주는 편”이라며 “이런 모습들이 협회장으로서 정부와 소통하는 데 있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고, 금융위·기재부뿐만 아니라 회원사들과 소통도 충분히 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온투업이 처해 있는 위기 상황을 극복한 뒤 협회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이를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3년 동안 목표를 가지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간을 두고 소비자나 정책당국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인식 전환 상황을 보면서 법에서 허용되지만 하위 법령에서 제한하고 있는 규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나아가 온투업법 개정까지 필요한 규제 개선 사항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홍 회장은 “최근 감독당국의 금융사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업권에 대한 자율규제 기능을 가지고 있는 협회가 나서서 회원사에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기능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회원사와 업권을 보호하는 기능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담=명재곤 금융증권부장
정리=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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