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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안재홍이니까, 가능한 불륜 추적 활극… "부모님과는 보지마세요"

[人더컬처] 안재홍, 티빙 'LTNS'로 '마스크걸' 변태남 이미지 벗고 한량 남편 열연
"망가짐 두렵지 않아, 늘 장르적 변신 열어두는 편"

입력 2024-02-05 18:30 | 신문게재 2024-02-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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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 LTNS7
“돈은 원래 이렇게 더럽게 버는 것”이라는 친구의 말에 불륜 커풀을 추적하는 사무엘 역의 안재홍.(사진제공-티빙)

 

배우 안재홍의 표현대로라면 티빙 오리지널 ‘LTNS’(Long Time No Sex)는 “마라맛 엔딩을 가진 작품”이다. 외국인 친구와 흔히 주고받던 ‘Long Time No See’의 축약어였던 ‘LTNS’는 어느새 현대인의 웃픈 현실을 대변한다. ‘LTNS’는 각박한 현실에 치여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커플의 뒤를 쫓으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다. 

불륜 추적 활극을 표방하는 이 작품에서 안재홍과 이솜은 무려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영화 ‘소공녀’에서 가난한 연인을, 안재홍의 감독데뷔작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에서 장거리 연애를 하다 곧 이별을 앞둔 현실적인 커플로 만났던 두 사람이 드디어 부부로 만난 것.

안재홍이 연기하는 사무엘은 자세히 드러나진 않지만 서울대 출신에 스타트업을 이끌었던 잘 나가는 청년이다. 영끌해 집을 사고 전문직 출신에 아름답기까지 한 우진(이솜)과 알콩달콩 연애 끝에 가정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택시운전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신세다. 아내의 신호(?)에도 “씻으니까 위생적이네”란 한 마디로 남은 정마저 떼버리는 인물. 결혼 5년 만에 감정은 식고 대출금리는 나날이 오르고 아직 아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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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사무엘라’라고 불렀다는 안재홍은 “내가 요리와 살림을 하는 걸로 나온다. 실질적인 가장도 우진”이라면서 “스테레오 타입을 벗어난 남편상으로 차별성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사진제공-티빙)

 

“디테일이 많고 장르적이면서 등장인물이 무수히 많은 게 ‘LTNS’의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이야기 같은데?’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요. 원제가 ‘부부공갈단’이었는데 아내와 함께 불륜 커플을 추적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캐릭터예요. 물론 이런 범죄는 있어서는 안되는거지만요.”

이 작품의 매력은 일상적인 예측을 깨고 확장해 가는 이야기다. 처음엔 그저 섹스리스 부부의 일상을 다뤘다면 점차 범죄물의 성격을 띠며 주인공 각자의 정서적 외도와 육체적 불륜에 맞닥트린다. 안재홍은 “누가 더 잘못 했느냐를 따질 수 없는 게 외도 아닐까?”라 되물으면서 “솔직히 이솜과는 이제 전우애가 생긴 느낌”이라고 미소지었다. 

“6화까지 모두 본 시청자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한국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격렬한 격렬한 부부싸움이 나와요. 쏟아지는 빗물을 맞으면서 소파와 이불, 책, 각종 집안 물건들이 둥둥 떠 있는 집안이 배경인데 그 물 온도가 정말 차가웠어요. 설레임과 경멸의 감정을 끝까지 함께 해서 영광이었습니다.”

삶에 치여 관계마저 소원해진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 속 유독 안재홍이 연기한 사무엘은 종영 직후 남성들의 공감을 얻었다. 어디선가 들었거나 봤을법한 불륜 사연과 더불어 ‘마스크걸은 은퇴작, LTNS는 복귀작’이란 반응까지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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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되자마자 유료가입기여자지수 3위를 기록한 ‘LTNS’. (사진제공-티빙)

 

“가만히 보면 사무엘은 한량 중 한량이죠. 승차거부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늘 굴다리 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잖아요. ‘마스크걸’의 주오남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라서 연기하는 게 신났다면 이번 역할은 양파같은 인물이라서 늘 현장이 설렜어요. 빙산의 일각을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출근(?)했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남자랄까?”

안재홍이 ‘LTNS’에서 꼽은 추천장면은 의외로 자신의 눈물신이었다. “극한의 외뢰움을 담아 자신보다 생활력도 강하고 멋진 아내에 대한 감정을 담고 싶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사무엘 역할에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여러 불륜이 나오지만 유독 황혼에 만나 불타오른 백호와 영애 커플이 인상깊었다는 그는 “ 극 중 친구인 이학주 배우가 말한 ‘사랑은 두개까지야’란 대사도 좋아한다”면서도 “이런 관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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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영화학과 출신인 그는 22014년 영화 ‘족구왕’을 통해 평단으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존재감을 뽐내왔다. 차기작은 넷플릭스 ‘닭강정’이다. (사진제공-티빙)

 

“사실 전고운 감독님은 학교 1년 선배님입니다. 영화를 잘 찍는 사람으로 유명했죠.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은 옆 학교인 한양대 출신인데 자주 러브콜이 와서 단편을 찍었던 사이예요. 이번에 ‘LTNS’를 함께 한다고 해서 ‘둘이 어떻게 아냐?’고 되물었다니까요. 사실 두 명의 감독님이 공동 연출을 하면 의견일치가 쉽지 않은데 두 분은 99%, ‘어른들이 보는 잡지 같은 영화를 만들겠다’란 확고함에 충실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현장이었다. 작품을 대하는 호흡이 비슷한 상대배우,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내공의 조연들 게다가 20대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는 감독 두명이 연출과 각본을 동시에 소화했다.  그는 “한번도 의견이 갈린 적이 없다. 임 감독님은 섬세하시고 전 감독님은 집요하신 분”이라면서 “팬들이 ‘또드’(또라이 드라마)라고 하던데 정말 광기가 어울리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살짝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자면 3화에 번개치는 장면이 있는데 절대 CG가 아닙니다. 실제 현장에서 비는 안 오는데 번개가 엄청 치는 바람에 그걸 고스란히 썼죠. 대박의 기운이 바로 그런 걸 말하는 걸까요?(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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