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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단백질 전성시대'. 하지만 ‘과도한 집착’은 오히려 역효과

입력 2024-02-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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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전성시대,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단백질 보충식품’ 전성시대다. 모든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섹터에서 단백질 관련 제품의 생산과 판매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노후에 닥칠 ‘근감소증’ 예방에 좋다는 입소문에 너도나도 무비판적으로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모든 연령층이 단백질 섭취를 늘린다는 것은 다소 비이성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 단백질 섭취, 왜 필요한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30대 초반을 정점으로 근육량과 근력, 그리고 신체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 아무래도 근감소가 불가피하다. 노년에 낙상 사고가 많은 것도 어지럼증과 함께 이런 근력 감소가 결정적이다.

근감소증은 당뇨나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번 걸리면 조절이 어려워 평생 약과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기도 한다. 음식 섭취량이 확연히 줄어드는데도 오히려 변비나 위 식도 역류염 같은 소화기계 질환에 걸리는 경우도 잦다.

이처럼 근감소증은 기본적으로 노화와 질병이 가장 큰 원인이다. 나이가 들며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여러 호르몬의 변화가 이뤄지는데, 당뇨가 아니라도 다소간의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근육 세포 안의 근육단백질 생성 기구의 효율성 떨어지게 된다. 이런 것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단백질 섭취가 절실하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최근 단백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 또는 단백질 보충제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 단백질의 효능들


단백질은 우선, 허기를 덜 느끼게 해 준다. 단백질을 조금만 섭취해도 펩타이드 YY 호르몬 수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지방이나 탄수화물에 비해 쉽게 포만감을 느낀다. 그래서 다이어트에서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단백질은 또 적당량을 섭취하면 근력을 유지해 주는 데 좋다. 근육의 성장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근 손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동물성 단백질은 뼈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같은 이유로, 골다공증이나 골절 위험 예방에도 도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단백 음식은 신진대사에도 좋다. 지방이나 탄수화물에 비해 발열 효과가 훨씬 높아 신진대사를 크게 향상시키고 칼로리 소모량도 늘려 준다. 요요현상 방지에도 고단백 섭취가 요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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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백질 섭취와 근육량의 연관 관계

노년기에는 체중 1kg당 하루 1.2~1.5g의 단백질 섭취가 근손실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권고가 나온 바 있다. 이 기준대로 라면 우리나라 노년기 인구의 3분의 2 가량은 단백질 결핍상태라고 볼 수 있다.

확실히 단백질 섭취량이 적으면서 이른바 ‘동화 저항’이 생겨 있을 가능성이 높은 60대 이상에서는 고단백 식사가 근감소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화 저항이나 단백질 결핍이 없는 그 밖의 사람들은 과도한 고단백 섭취가 열량 섭취만 늘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노년이 아님에도 무작정 단백질 섭취에 몰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하루 식사만으로는 권장 단백질 섭취량에 도달하기 어려운 노년층의 경우엔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고단백 식사와 단백질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어떤 단백질이 좋을까


정 교수는 60대 이상에서 단백질 보충제를 선택한다면 총 단백 양과 류신의 함량, 그리고 만성질환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단순당의 함량 등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고단백 제품이라고 판매되는 식품 중에는 일일 권장 섭취량으로 환산했을 때 오히려 단순당을 주로 섭취하는 꼴인 제품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식품은 오히려 중장년층 성인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필수 아미노산을 중심으로 하루 20g 정도의 단백질을 보충하면 대략 하루 1.2g/kg의 단백질 섭취 목표가 달성된다고 말한다. 식물성 단백질은 조금 더 먹어야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육류 가운데는 삶은 돼지고기 안심이 32.3g으로 단백질 함량이 많다. 삶은 닭 가슴살이 28.1g, 소고기 안심이 26.5g, 돼지고기 목심이 24.1g 정도다. 생선류 가운데는 구은 연어가 29.3g, 고등어가 25.2g 정도다. 삶은 달걀은 13.5g, 달걀 프라이는 15.1g 정도다. 두부는 9.6g이다.

◇ 노년은 필수, 중장년은…


결국 60대 이상의 노년들이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는 목적이라면, 불필요한 단순당 등 첨가물이 적고 ‘동화 저항’ 개선에 가장 중요한 성분인 류신의 함량이 가급적 높은 보충제품이 권고된다. 같은 가격이면 ‘유청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제품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노년기 근감소증 예방이 목적이 아니라면 ‘엠토르’를 활성화하는 류신을 웬만하면 적게 먹을 것이 권고된다. 정 교수는 “류신 강화 제품이나 류신 함량이 높은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비교적 류신 함량이 낮은 식물성 단백질이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참고로, 근육 생성을 늘리는 것이 최대 목적이라면 운동 전후 1시간 이내에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반대로 근소실을 막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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