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생활경제 > 주거 · 생활

오마카세부터 1대1 PT까지… 'Very Important Dog'들의 세상

입력 2024-02-23 06: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코코스퀘어
반려견 전용 1대1 아쿠아 피트니스 프로그램. (사진=코코스퀘어)

 

#전문 트레이너에게 1대1 PT를 받은 후 점심때 오마카세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셰프는 화려하게 플레이팅한 요리를 내놓았다. 오후에는 생일 기념으로 예약한 국내 5성급 호텔에 체크인했다. 객실 문을 열자 고급 브랜드의 웰컴 기프트가 보였다.


강남 부유층의 하루처럼 보이지만 반려견의 하루다.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반려동물 산업에도 내 반려견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른바 ‘VID(Very Important Dog)’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 4000억원으로 5년간 78.9%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6조 55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패션부터 레저까지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럭셔리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 중 구찌는 리드줄, 의류, 그릇, 펫 베드 등 펫 컬렉션을 판매하고 있다. 반려견 전용 식기는 93만원으로, 구찌의 일반 식기(30만원대~60만원대)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루이비통에서는 4500만원대에 달하는 반려견 트렁크를 선보였다.

반려견을 위해 고가의 패딩을 구매한 임모(27) 씨는 “강아지가 눈밭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데, 패딩이 비싼 만큼 보온성과 방수 기능이 뛰어나다. 산책시킬 때 강아지 옷을 예쁘게 입혔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며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입는 것뿐만 아니라 먹거리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애견 카페는 반려견 오마카세를 운영하고 있다. 7가지의 요리가 나오며 설 연휴에는 시즌 메뉴로 떡국을 준비했다. 비용은 보호자 입장료를 포함해 소형견 기준 총 11만3000원이다.

반려동물 사료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프리미엄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다. 프리미엄 펫푸드 전문기업인 오에스피는 2022년 반려동물 사료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0% 증가했다. 하림펫푸드는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최상위 등급 사료를 내세우며 출범 5년만에 2022년 매출 36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시그니엘 부산
시그니엘 부산은 반려동물과 스위트룸에서 묵을 수 있는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시그니엘 부산)

 

VID족들은 여가 활동에서도 질 높은 서비스를 추구한다. 반려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스퀘어는 이들을 겨냥해 반려견 전용 1대1 아쿠아 피트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반려견 체온에 맞춘 수영장에서 전문 트레이너가 근력 강화 운동을 진행한다. 입수 전에 반려견 마사지를 해주며 수업 후에는 보호자에게 수업 관련 피드백을 전달한다. 비용은 10kg 미만 강아지 기준 1회 10만원으로 저렴하지는 않지만, 코코스퀘어 직원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고객들이 많아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라고 안내했다.

국내 5성급 호텔도 반려견 패키지를 출시하면서 스위트룸을 배정했다. 시그니엘 부산은 2개의 디럭스 스위트 더블룸을 반려견 객실로 운영 중이다. 펫 유모차, 케이지를 무상으로 대여하며 웰컴 기프트로 반려견 장난감을 제공한다. 3월 객실 요금을 문의하자 주말은 80만원대, 평일은 70만원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반려가구가 81.6%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견을 내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반려견에 아끼지 않는 소비문화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