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K-게임 악습 바꾼다"… 게이머들이 만든 '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이 27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하나의 단체를 설립했다. 바로 ‘게임이용자협회(협회)’다.

협회는 특정 단체나 조직의 개입 없이 순수 게임 이용자들의 자발적 노력과 참여로 진행됐고, 준비위원회 역시 여러 게임의 소비자 운동을 주도해 온 ‘총대’ 등 게임 이용자의 권익 옹호 활동을 이어오던 인원들로 구성됐다.

정식 설립 후 협회는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와 ‘게임 문화의 인식 개선’, ‘게임 문화의 발전’을 활동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회는 게임 이용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정책 제안이나 기존 게임에 대한 트럭 시위 및 간담회 개최 등 소비자 단체운동 지원, 이용자 간 분쟁에 대한 조정 및 중재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초대 협회장으로는 ‘메이플스토리’, ‘리니지2M’,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게임 소비자 단체소송에서 게임 이용자 입장을 대변했으며 현재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태’ 소비자 단체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제1호 게임전문변호사’ 이철우 변호사가 선출됐다.

이 협회장은 “협회는 철저하게 자발적으로 구성됐다. 저를 비롯한 임원들의 선출 모두 회원들의 투표로 이뤄졌다”며 “특히, 창립총회에서 참석한 회원들끼리 자기소개를 진행했는데 각자 나이나 직업, 거주지역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게임과 각자 즐기는 게임 이력, 소위 ‘덕력’을 밝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순수하게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게이머들이 모인 단체라는 협회의 본질이 잘 드러난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월 열린 게임이용자협회 창립총회 현장. (사진제공=게임이용자협회)

이 협회장에 따르면 3개월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게임이용자협회는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 인식 확산 및 소비자 단체소송 지원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대통령 민생토론회 참석 및 입장문 발표 △‘그랜드체이스 확률 조작 사건’ 피해자 자문 △‘군주 온라인’ 계정이용제한조치피해자 지원 △6개 정당 대상 정책질의서 발송 및 평가 △‘리니지’ 슈퍼계정 관련 공정위 집단민원 제기 지원 △게임물관리위원회 대상 요구사항 전달 △정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이용자 의견 개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국내 게이머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 협회장은 “그간 정책 논의나 제도 설립 단계에서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이를 잘 전달하고 싶었다. 아직까지 부정적인 게임 문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다”며 “협회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기대가 7할, 우려가 3할이다.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하고 정책 및 제도의 논의가 좀 더 용이해졌다는 점은 반기지만, 이용자의 목소리가 극단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협회가 소비자 단체운동에 대한 지원과 이용자 권익 향상을 위한 제도 및 정책 제안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게임 이용자의 사회공헌 활동을 조직하거나 게임의 순기능을 소개하는 등 게임이 온전히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도록 기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 협회는 규모를 키워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주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온라인으로 가입을 받기 시작해 현재까지 150명 정도가 모인 상태다.

이 협회장은 “아직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받는다는 공지를 하지 않았는데 벌써 이 정도 인원이 모였다. 누구나 무료, 무제한으로 가입을 받을 것이고 홈페이지를 알리면 기하급수적으로 회원수가 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게이머들은 막대한 자본이나 강력한 권력이 없으므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 협회에 많이 가입해서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