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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애절한 노래에 애수의 하모니카가 더해지면?

[人더컬처] 하모니카 앨범 '그대, 다시' 김형석·박종성
김형석 작곡가의 명곡, 하모니스트 박강성의 연주로 완성
오는 12일 '그대, 다시' 앨범 공개

입력 2024-04-08 18:30 | 신문게재 2024-04-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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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성 김형석8
각종 대회에서 다수 수상하며 최초와 최고의 수식어를 얻은 박종성.(사진제공=메이져세븐컴퍼니)

 

여기 약 20년 차이가 나는 두 음악가가 있다. 한국 최초의 하모니스트인 박종성(37)은 한뼘 남짓 크기의 하모니카로 클래식과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갔다. 무려 1000곡 이상의 대중음악을 작곡한 김형석(57)은 1990년대 유명 가수들의 히트곡과 1세대 아이돌을 프로듀싱한 인물. 2010년 이후로는 다수의 예능에서 ‘KFC 할아버지 닮은꼴’로 활약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듣는 매체는 MP3, 라디오 그리고 음악 스트리밍 앱부터 다양하게 바뀌었지만 제 플레이 리스트에는 항상 작곡가님의 곡들이 있더군요. 저의 기억과 감성에 녹아있는 명곡들이라 이번 음반을 기획하고 가장 먼저 연락드렸습니다.”(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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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들에게 유명 작곡가보다 예능인으로 익숙한 김형석. 1세대 아이돌들의 댄스곡부터 군가까지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온 장본인이다. (사진제공=메이져세븐컴퍼니)

 

김형석 역시 어떤 멜로디라도 애수가 녹아있게 만드는 하모니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박종성 하모니스트의 연주를 따로 찾아들었을 정도로 ‘랜선 친분’이 쌓인 사이였다. 그는 “제안이 왔을 때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개인적인 인연이 있지는 않았지만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면서 “트랙을 보고는 ‘오롯이 연주자에게 맡겨도 되겠구나’ 싶더라”고 특유의 사람좋은 미소를 지었다.

박종성은 ‘그대, 다시’란 이름으로 만든 앨범을 통해 김형석의 인기곡 중 10곡을 엄선해 직접 편곡, 연주로 재탄생시켰다. 김광석 ‘사랑이라는 이유로’, 유미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OST인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보보(강성연)의 ‘늦은 후회’, 드라마 ‘올인’ OST인 박용하 ‘처음 그날처럼’,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 등이 담겨있다. 그 중 故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연주는 김형석이 직접 피아노 주악을 맡아 특별함을 더한다. 

“(광석이)형의 1집부터 참여했는데 사실 히트곡이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2집도 흔쾌히 제안을 주셨죠. 직접 연주한 건 아주 옛날 ‘이소라의 프로포즈’ 때 딱 한 번?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곡이라 이번 앨범이 특별합니다.”(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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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버스커 음반 녹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원래 다른 곡 녹음을 하러 갔는데 갑작스럽게 제안받았다.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해달라고 하더라”면서 “인트로부터 솔로 그리고 아웃트로까지 다 즉흥적으로 연주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사진제공=메이져세븐컴퍼니)

 

박종성 하모니스트는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서 하모니카를 공부한 국내 하모니카 1호 전공자다. 2009년 독일 세계 하모니카 대회 솔로 우승을 거머진뒤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가와 지휘자로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하모니카 대회에서 3관왕, 2009년 독일 세계 하모니카 대회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트레몰로 솔로 부문 정상에 자리하며 국내외에서 입지를 다졌다. 

그는 “사실 손대면 안되겠다 싶은 곡은 아예 재외했다”면서 “기술적으로는 작곡가님과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웃음)내 추억 속에 존재하는 보물같은 곡이 대부분이다. 특히 타이틀 곡인 변진섭의 노래는 연주하면서 뭉클했다”면서 과거를 추억하는 모습이었다. “아쉬웠던 첫사랑, 풋풋했던 시절의 추억등 그 당시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들여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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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메이져세븐컴퍼니)

 

실제로 한뼘 정도의 악기를 타고 흐르는 김형석의 멜로디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와 사뭇 다르다. 작곡가 스스로 “직접적인 감정보다 시간이 흐른 뒤 추억하는 느낌을 주로 음악으로 만들었다”는 곡들이라 그런지 유독 하모니카와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박 하모니스트 역시 “대중음악에서 주류보다는 양념으로 쓰인 악기지만 제가 처음으로 전공한 이래로 약 20명이 넘는 연주자들이 생겼다”면서 잊혀진 악기가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20대 초반에는 직업으로 삼을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보이지 않는 유리벽들이 존재했죠. 이제는 편견없이 음악에 집중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하모니카는 그동안 김현석, 김광석 님 덕분에 쓰였지만 지금은 굉장히 많은 학교에서 하모니카를 배우고 있어요. 실제로 전문 연주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죠. 이번 앨범은 원곡을 훼손하지 않고 믿고 맡겨주신 만큼 내 색채를 넣어보자는 용기로 완성했습니다.”(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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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피아노 소리가 들리던 유년 시절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추억하는 작곡가 김형석. (사진제공=메이져세븐컴퍼니)

 

김형석과 박종성의 ‘그대, 다시’ 앨범은 오는 4월 12일 전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발매한다. 음반 또한 현재 각종 온라인 음반 판매처에서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며 5월 말 발매 기념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 앨범의 수익은 누가 가져가냐는 짖궂은 질문에 김형석은 “물론 원작자인 제가 가지고 있지만  편곡한 곡은 연주자에게 간다”고 대답했다.

“사실 제 저작권료가 엄청난 것 같지만 번 만큼 다양한 작업을 위해 투자하거든요. 전 모으는 재주는 없는 것 같아요.(웃음)돈이 그저 흐르는 팔자랄까. 지나고 보니 결핍이 있어야 예술이 이뤄지더라고요. 그 밸런스가 중요하다는걸 지금은 아는 나이가 됐지요.”(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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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작곡가는 “학전의 초창기 멤버로서 최근 그 곳이 문닫혀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아팠다. 또다른 씨앗을 뿌리는게 우리의 할 일”이라며 남겨진 자들의 화두를 강조했다. (사진제공=메이져세븐컴퍼니)

 

조만간 힐링음악에 기반한 명상과 관련된 작곡을 할 거란 그는 얼마전 소천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치기도. “여동생만 셋을 둔 큰 아들이었는데 지금에서야 집안의 가장이 된 듯한 느낌”이라며 “뭘 잃지않고 살아야 인간답게 살지에 대한 고민이 큰 시기다. 사실 곡을 쓰는게 더 어려워 진다”고 토로했다.

‘벚꽃연금’이라는 별명이 붙은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에서 하모니카 연주를 맡았던 박종성 역시 “내 포지션을 한 가지로 정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컸다. 대학원에서는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으니까”면서 “베이스는 클래식이지만 국악이나 탱고도 연주할 수 있는게 나의 장점이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장점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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