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의대 ‘집단 유급’ 사태 피하는 일도 급하다

입력 2024-04-10 14:08 | 신문게재 2024-04-11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경제적·사회적인 과제를 잔뜩 쌓아두고 열전 레이스의 막이 내렸다. 모든 정책과 이슈를 압도하면서 야당심판론과 격렬하게 충돌한 정권심판론, 그 구성 요소 하나에 의정 갈등이 있다. 의대성 휴학 사태는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부수된 집단행동이지만 이 또한 선후를 다툴 수 없는 중대 현안이 됐다.

의대생들의 휴학과 수업 거부는 한시바삐 끝내야 한다. 전국 의대 40곳 중 현재 수업을 재개한 곳이 많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곳도 있고, 나머지 대학도 이달 중 수업을 재개한다. 4월 중순이 지나면 1학기 학사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의대생 복귀 움직임이 미미해 우려스럽다. 정부와 의대 교수들의 설득 노력이 절실하다. 수업 재개는 의대생 수업 거부의 방향을 전환하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계속 평행선만 긋는다면 수업시수를 압축해 시간표를 다시 짜고 종강일을 조정하는 등의 임시방편도 무용하게 만들 것이다. 사정에 따라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온라인 강의는 수업 복귀 의향이 있는 학생에 대한 배려 성격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출석 인정에만 의미를 둔다면 부실 논란이 고개를 들 것이다. 다수 학생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에서 수업거부 중인 것이 역시 큰 부담이다. 심지어 의대생 학부모 간에 유급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더욱 문제다.

달리 설명하면 유급을 충분히 감내하겠다는 의사표시가 되기 때문이다. 대면, 실시간 온라인 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혼합해도 집단 유급 가능성은 상존한다. 법정 수업 일수를 채우려면 더 이상의 학사 일정 조정은 불가능하다. 본과 3~4학년의 실습수업 중단 또는 연기로 임상실습 등 대면 수업이 필수인 과목은 더 불안하다. 1학기 학사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한 백방의 노력이 아쉬운 시점이다. 자칫 잘못해 8월 시작하는 2학기 학사일정까지 차질이 생기는 일은 빚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집단 유급 발생 시점을 늦추는 게 지금 급선무다. 이대로 가면 대량 유급 사태는 피할 수 없다. 그러면 전문의 수급에 연쇄적으로 차질이 빚어진다. 의대 정원 재조정이 있더라도 최소한 내년도 입시 모집요강 확정 전까지는 끝내야 한다. 삐거덕거리던 의료개혁을 본궤도에 올려놓는데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총선은 끝났고 의료개혁의 마지노선 앞에 서 있다. 집단 유급 발생 시점을 늦추기 위한 고육책이 아닌 진짜 문제 해결이 급하다. 수업 거부 이후까지 생각하면서 의대생 복귀가 전공의 복귀의 분수령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