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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분노만 부른 버거킹의 '노이즈 마케팅'

입력 2024-04-15 14:21 | 신문게재 2024-04-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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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

최근 버거킹이 대표 메뉴인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는 ‘노이즈 마케팅’이 논란이 되며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존 와퍼를 리뉴얼해 새 와퍼를 출시하려는 계획을 ‘판매종료’라고 표현하면서 일단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실제 단종이 아닌 리뉴얼 제품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안심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반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와퍼는 단순한 햄버거가 아닌 ‘버거킹=와퍼’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버거킹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메뉴다.


특히 브랜드 충성도가 중요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아무런 예고 없이 대표 메뉴로 장난질을 한 점은 소비자 분노로 이어지기 충분했다. 실제 이번 마케팅에 불만을 나타낸 일부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롯데리아는 ‘폴더버거’를 출시하기 위해 ‘롯데리아 버거 접습니다’라는 문구를 앞세워 화제가 됐다. 롯데리아가 버거 사업을 접는 것처럼 보여졌지만, 소비자들은 ‘접는다’는 중의적 표현을 활용한 신제품 광고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버거킹의 마케팅은 어떤 센스나 위트도 없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만 집중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2년 9월 맘스터치는 ‘마이애미 프로필 사진전’ 행사를 벌였으나 ‘애미’라는 표현이 어머니를 비하하는 뉘앙스로 비칠 수 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맘스터치는 ‘마이맘스’로 행사명을 변경했지만, 결국 ‘마이애미’ 관련 게시물을 바로 삭제하고 이벤트를 취소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과도한 언어유희나 노이즈 마케팅은 금기시되는 분위기였다. 금기를 깨고 브랜드 정체성에 흠집까지 낸 버거킹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상처입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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