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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금단의 레퍼토리에 빠져 들어 스페셜리스트로!”

[人더컬처]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입력 2024-04-22 18:00 | 신문게재 2024-04-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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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판 우스텐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1985년 독일 음반사 다브링하우스운트 그림(Dabringhaus und Grimm MD&G)에서 프랑스의 카바예-콜(Cavaille-Coll) 오르간으로 루이 비에른(Louis Vierne) ‘오르간 교향곡’(Organ Symphonies) 전곡을 녹음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어요. 그것이 저의 프랑스 교향곡 레퍼토리 녹음의 시작이었죠.”

 

그렇게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Ben Van Oosten)은 네덜란드 사람임에도 ‘프랑스 교향악 오르간 음악의 전문가(Expert)’로 “분류됐다.”(Labelled) 11살에 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처음 임명된 후 15세에 첫 리사이틀을 열며 본격적인 오르가니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50여년 간의 활동하며 오르간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벤 판 우스텐은 현재까지도 헤이그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이며 헤이그 국제오르간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수행 중이다.

  

“제가 어렸을 때인 1960년대에는 프랑스 교향악 오르간 음악은 금단의 레퍼토리로 여겨졌어요. 네덜란드에는 이 음악을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가 거의 없었죠. 낭만적인 피아노 연주를 비롯해 낭만적인 오르간 음악까지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헤이그의 유명 오르가니스트 콘서트에 갔다가 그 음악들에 매료됐어요. 그리고 1970년 파리에서 제대로 된 악기로 연주되는 이 음악들을 들었죠. 일종의 계시와도 같았어요. 그때부터 프랑스 교향악이 제 음악세계임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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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판 우스텐 오르간 리사이틀 포스터(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자타공인 ‘프랑스 오르간 심포니 스페셜리스트’인 벤 판 우스텐이 리사이틀(6월 4일 롯데콘서트홀, 6월 2일 부천아트센터)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물론 이 레퍼토리가 자주 연주되거나 인정받지 못하던 시기에 MD&G가 이런 기회를 준 것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초기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당연히 바흐를 포함해서요. 사실 음악적 역발상이죠. 프랑스 낭만시대 작품으로 음악을 시작해 나중에야 고음악의 아름다움을 발견했거든요.”

 

그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오르간 레퍼토리들은 프랑스의 오르간 제작자 아리스티드 카바예콜(Aristide Cavaille-Coll)이 도입한 오르간 디자인의 혁신에서 비롯된 작품들”이라며 “이 새로운 유형의 악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풍부하고 유연한 표현 수단은 작곡가들로 하여금 새로운 곡들을 만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세자르 프랑크(Cesar Franck)를 시작으로 알렉상드 길망(Alexandre Guilmant), 샤를 마리 비도르Charles-Marie Widor), 루이 비에른이 그 뒤를 이어 오르간 교향곡의 대표 주자가 됐다. 그래서 이번 리사이틀의 프로그램은 오롯이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음악으로만 꾸렸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비에른의 ‘세개의 즉흥곡’ 중 ‘주교의 행렬’, ‘24개 환상곡’ 중 ‘오바드(아침의 노래)’와 ‘태양의 찬가’, ‘트립티크’ 중 ‘죽은 아이를 위한 비석’, 프랑크의 ‘코랄 제1번 E장조’, 비도르의 ‘오르간 교향곡 제5번 f단조’ 중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그리고 뒤프레의 ‘수난 교향곡’을 연주한다. 

 

“완전히 프랑스 교향곡, 비에른, 프랑크, 비도르, 뒤프레 등 이 시대 가장 중요한 거장들의 위대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교향곡들을 통해 롯데콘서트홀 리거 오르간의 다양한 색채와 역동적인 가능성을 들어보실 수 있을 거예요.”

 

벤 판 우스텐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지난해 5월 지자체 최초로 파이프오르간을 보유하며 개관한 부천아트센터에서는 뒤프레가 편곡한 바흐의 ‘칸타타 BWV29 주여 감사드리나이다’ 중 ‘신포니아’와 빈제미우스 편곡 버전의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43’ 중 2악장으로 시작한다. 

 

“부천아트센터의 새로운 카사방 오르간으로 연주합니다. 바흐의 유명한 작품 중 두곡을 오르간으로 편곡해 (개관 1주년) 축제 분위기로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 후 바흐에 대한 헌사로 볼 수 있는 세자르 프랑크의 ‘코랄 제2번 b 단조’가 이어집니다. 프랑크와 비도르의 제자였던 비에른의 비에른의 ‘24개 환상곡’ 중 ‘오바드(아침의 노래)’와 ‘태양의 찬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종소리’를 연주하고 비도르의 인기곡인 ‘오르간 교향곡 제5번 f단조’로 마무리하죠.”

 

그는 오르간의 매력을 “거의 무한대의 음색과 역동적인 가능성”과 “이로 인해 조용한 명상부터 황홀경에 이르는 다양한 분위기와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점”을 꼽았다. 

 

van Ooster, Ben001
Pori Organ -festivaalin urkuri hollantilainen Ben van Ooster.

  

“게다가 오르간 레퍼토리는 6세기 이상에 걸쳐 있습니다. 이에 다양한 양식과 기원을 가진 오르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매혹적이고 독특한 악기죠.”

 

그의 전언처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오르간을 ‘악기의 제왕’이라고, 비도르는 “모든 악기 중 끝이 없는 음색을 가진 유일한 악기이며 불변성, 지속성, 영원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유일한 악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오르간으로 모국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가교 역할을 하며 깨달은 음악의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 음악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보편적인 언어입니다. 음악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연결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음악은 보다 인간적인 세상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자 관문입니다. 오늘날의 세상에서 음악의 엄청난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유의미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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