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게임·SW·포털·제약·바이오·과학

'위기의 엔씨', 잇단 악재에도 보이지 않는 출구

입력 2024-04-25 06:19 | 신문게재 2024-04-26 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잇단 악재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탄탄했던 대표 IP ‘리니지’ 시리즈의 수익성은 고꾸라졌고, 이용자와의 갈등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조사, 신작 부진과 주가 폭락, 신용등급 하향까지 겹쳤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엔씨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등급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AA’를 유지했으나 6개월 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신평은 그 이유로 △모바일 게임 수요 트렌드 변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영업가변성 확대 △외형 및 영업수익성 저하 △수익기반 확충을 위한 투자 확대 가능성을 꼽았다.

그러면서 “2022년부터 나타난 모바일 게임시장 성장 둔화세에 MMORPG 점유율 하락, 특히 리니지 라이크 경쟁작 출시로 인한 (엔씨의) 시장 내 경쟁우위가 약화됐다”면서 “올해는 기존 주력 게임 진부화와 신작 부재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고, 최근 몇 년간 급증한 인건비 부담에 MMORPG 신작 흥행 불확실성까지 높아져 단기간 내 매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공정위의 현장 조사도 엔씨에겐 큰 부담이다. 지난달 ‘리니지M’과 ‘리니지2M’ 이용자 1000여명은 공정위에 슈퍼 계정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용자 간 경쟁이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MMORPG에서 관리자가 만든 슈퍼 계정이 일반 이용자와 몰래 경쟁한 것은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용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공정위는 현장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최근 몇 년간 나온 신작들이 모두 부진했던 것도 엔씨의 발목을 잡았다.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 앤 소울 2’가 연이어 실패했으며 가장 기대를 모았던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 역시 엔씨의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리니지 시리즈까지 흔들리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2021년 104만 8000원까지 올랐던 엔씨의 주가는 지난 19일 16만 3600원까지 폭락했으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 7798억원과 137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31%, 75% 급감했다.

 

24042513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엔씨가 꺼낸 카드는 ‘체질 개선’이다. 엔씨는 지난해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매각하고 신사업으로 육성하던 AI 금융 사업을 철수했으며, 지난 2월에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정리했다.

최근에는 다수의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엔씨는 국내 주요 게임사 중에 인력이 가장 많은 업체로, 지난해 기준 5000명이 넘는다. 이번 권고사직 제안은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재 비개발직군뿐 아니라 개발직군 종사자에게도 제안이 들어갔으며, 직원이 사직을 결정하면 기존 퇴직금에 3개월에서 6개월분의 월급을 더하는 통상적인 형태의 보상이 이뤄진다. 결정한 직원은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퇴직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다만, 전사 조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가 필수 인력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체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으로, (구조조정) 인력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