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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변요한 이라는 '변신9단' 배우를 보라!

[人더컬처] 영화 '그녀가 죽었다' 변요한
15일 안방과 극장 동시 공략하며 존재감 과시
"영화 '그녀가 죽었다'의 과감한 엔딩, 스크린에서 확인해달라"

입력 2024-05-13 18:30 | 신문게재 2024-05-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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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가 죽었다’의 변요한. (사진제공=㈜콘텐츠지오)

 

배우 변요한은 스스로를 ‘힙합전사’라 부른다. 데뷔 전 ‘독립영화의 신’으로 불렸던 시기, 농담식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날렸다”고 말하고 다닌 그때를 회상하며 ‘힙합’이라는 단어를 쓴다고 했다. 그에게 5월 15일은 남다른 날이다. 무려 3년 전 촬영을 마친 영화 ‘그녀가 죽었다’와 얼마 전 현장을 마무리 지은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이 동시에 첫 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5월 15일이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그 전에 군제대 후 나름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안방과 스크린을 동시에 공략하는 현재를 즐기고 있어요. 어느 쪽을 지지하냐고요? 솔직히 극장쪽에 마음이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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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삶을 훔쳐보는 공인중개사 구정태를 연기한 변요한. (사진제공=㈜콘텐츠지오)

 

변요한에게 주저란 없었다. “영화관에 사람이 바글바글 했으면 한다”고까지 했다. 송강호의 첫드라마 도전작이라 불린 ‘삼식이 삼촌’에서 엘리트 청년 역할로 호흡을 맞춘 것이 “너무 소중하다”면서도 태생적으로 극장에 끌림을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무모하지만 재미있는 것에 끌리는 성격이라 ‘그녀가 죽었다’에 출연했다”면서 “이 영화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을 끝내면 세상의 시선을 따라갈지 아니면 세상이 나에게 맞추게 할지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솔직히 ‘변요한이 변태가 됐다’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신뢰가 기반인 직업을 가졌지만 사실 제가 연기한 공인중개사 정태는 비정상인 사람이거든요. 관심있으면 관찰을 하게 되는데 그걸 세심하게 볼 거란 사람들의 착각을 깨준 작품이죠. 배우니까 대중의 관심이 중요한 직업이고 사랑을 받아야 하기에 작품 선택에 과감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저는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걸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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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연기력에 대한 극찬이 나오자 “캐릭터를 잘 파고, 시나리오의 배경과 콤플렉스 야망 등을 찾고 나면 저절로 나오는게 있다”며 겸손해했다. (사진제공=㈜콘텐츠지오)

 

훔쳐보는 게 취미인 정태는 몰래 고객의 집에 들어가 고장난 가구나 가전제품을 고쳐준다. 그 대가는 ‘가장 필요없고 없어져도 모르는 물건 하나’ 뿐이다. 우연히 훔쳐보던 SNS 스타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한 뒤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성실하고 근면한 평판을 지녔지만 관음증이 있는 그가 신고할 수 없는 상황과 사람들의 시선 속에 돈과 행복을 얻었던 인플루언서의 삶이 디테일하게 화면을 오간다. 범인이 과연 정태일지, 소라가 과연 피해자였을지 관객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에 변요한은 “옹호해서도 미워해서도 안되는 인물이라고 접근했다”면서 “연기를 점점 하기 힘들어졌을 때 이 시나리오를 읽었다. 영리하고 과감한 엔딩에 반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작품으로 입봉한 김세휘 감독은 변요한의 ‘들개’를 보고 반해 다른 단편 영화를 모두 찾아봤을 정도로 팬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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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서사와 배우들의 명연기, 김세휘 감독의 신인감독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화릐 공식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지오)

 

김 감독은 “정태는 몰래 나쁜짓을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선을 넘지 않는다는 확고함이 있다. 이런 캐릭터를 구현해 내는 데 변요한 말고는 생각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 ‘자산어보’를 통해 알게된 영화관계자에게 우연히 시나리오를 받은 변요한 역시  “모두가 ‘이 글이 데뷔 작품이라고? 이런 과감한 엔딩을 과연 찍을 수 있을까?’를 주목했을 정도로 천재라고 느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연기를 수학문제 풀듯이 접근한다는 변요한은 현장에서 거의 잠을 자지 못해 예민함의 극치로 몸 상태를 만들고 현장에 나섰다. 결국 감독은 “내가 원했던 지질한 쌍꺼풀이 나왔다”고 극찬했다는 후문이다.

“감독님들 마다 좋아하는 눈빛이 있어요.(웃음) ‘노량: 죽음의 바다’ 김한민 감독님은 굵고 흔들리지 않는,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님은 건조한 눈빛을 원하셨고 그 찰나를 잘 담아주셨습니다. 또 누군가는 장난끼 있는 평소의 제 눈빛을 좋아하시고요. 그런데 이번엔 굉장히 피곤에 찌든 상태의 눈빛에 만족하시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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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은 함께 호흡을 맞춘 신혜선에 대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또 영민한 배우”라며 극찬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제공=㈜콘텐츠지오)

 

변요한은 곧 마흔을 앞두고서야 배우로서 외모를 활용하는 법을 알게됐다며 밝게 웃었다. 그동안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선배님들 덕분에 현장에서 부반장으로 있을 수 있었다. 덕분에 맺고 끝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블랫아웃’을 선보이고 이상 문학상, 한겨례 문학상 수상작인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기반으로 한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변요한은 “지금은 상업예술을 하고 있지만 결국 작품이 남아야 아티스트라고 본다. 난 엔터테이너”라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팬들이 저보다 작품을 더 사랑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지금 내가 숨쉴 수 있는 곳은 카메라 앞이지만 언제나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아직도 ‘헤드윅’을 했던 형들과 연락을 할 정도죠. 사실 작품도 많이 들어옵니다. 미친듯이 종횡무진하고 싶은 속내를 숨기고 있을 뿐이죠.”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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