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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주비유지(朱批諭旨)

입력 2024-05-20 14:02 | 신문게재 2024-05-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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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모든 정사를 관장하는 것을 ‘만기친람(萬機親覽)’이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군주가 청나라 5대 황제인 옹정제(雍正帝)다. 형제들과 치열한 다툼 끝에 황위에 오른 그는 공식·비공식 보고 라인을 함께 운용하면서 지방 관리들을 장악했다. 나중에는 주비유지를 모아 ‘옹정주비유지(雍正朱批諭旨)’라는 책으로 엮어 지방 관리의 참고서로 삼게 했다.

옹정제는 매일 전국에서 올라오는 수 많은 보고를 밤 늦게까지 꼼꼼히 읽고 황제만이 사용하는 붉은 글씨로 일일이 지적사항 혹은 지시 사항을 써서 내려 보냈다. 이를 ‘주비유지(朱批諭旨)’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머물던 양심전(養心殿)이라는 거처의 양 옆 기둥에 ‘원이일인치천하 불이천하봉일인(原以一人治天下 不以天下奉一人)’이라는 글을 새겨 걸어 두었다고 한다.

천하가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고는 오로지 자신 혼자의 책임이며, 천하가 한 사람만을 받들게 하지는 않게 하겠다는 뜻으로, 만기친람 그대로 였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하게 나라를 통치한 탓일까, 옹정제는 과로 끝에 56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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