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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츠요시 츠츠미·양성원 “스승의 뜻 이어 횃불을 들고!"

[人더컬처]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열리는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공동 예술감독 츠요시 츠츠미·양성원 “스승의 가르침을 다음 세대로 물려주는 과정 보여주고 싶었어요”

입력 2024-05-15 18:30 | 신문게재 2024-05-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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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공동 예술감독인 츠요시 츠츠미 산토리홀 대표(왼쪽)와 첼리스트 양성원(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저희의 뛰어난 스승이자 예술가이자 인간적으로도 너무 멋진 야노스 슈타커 선생님을 기리는 일을,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츠요시 츠츠미(Tsuyoshi Tsutsumi) 일본 산토리홀 대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Janos Starker)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제자들과 또 그들의 제자들이 뜻을 모아 여는 축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공동예술감독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공동예술감독인 츠요시 츠츠미(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츠요시 츠츠미는 2년 전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7월 3~5일 롯데콘서트홀, 7월 5~7일 산토리홀, 이하 첼로 페스티벌)을 제안했던 세계적인 첼리스트 양성원의 표현을 빌자면 “41년 전 처음 만나 지금은 너무나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대선배이자 동료이자 존경하는 아티스트”다.

그는 1960년 야노스 슈타커를 처음 만나 제자가 된 첼리스트이자 일본첼로협회 초대 회장, 토호 가쿠엔 음악학교 총장 등을 역임한 교육자다. 현재까지 토호 가쿠엔 음악학교 특임교수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이다.  

 

야노스 슈타커와 양성원 2000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왼쪽)와 그의 애제자 양성원(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롯데콘서트홀과 일본첼로협회, 산토리홀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 첼로 페스티벌의 공동 예술감독인 양성원은 “첼로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던 1975년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선생님의 공연이 제가 본 첫 첼로 독주회였다”며 “아직도 그때의 가슴울림을 간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첫 독주회의 가슴울림과 1986년 제자가 돼 슈타커의 가르침을 받은 양성원은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프랑스 본 페스티벌·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으로 성장했고 연세대 교수·영국 왕립음악원 초빙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이다.

“야노스 슈타커 선생님은 우리가 직업 연주가로서 단순한 엔터테이너가 아닌 인류의 유산을 대표하는 예술가라고 항상 가르쳐 주셨습니다. 교수로 재직하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러 뉴욕 맨하튼으로 떠나기 전 작별인사로 해주신 ‘횃불을 들고 가라’(Deep Carrying the Torch)는 말씀을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좌절하고 힘들 때 일으켜 세운, 지금까지 저의 가장 믿을 만한 디딤돌 같은 말이죠.”

이어 7월 시작될 첼로 페스티벌에 대해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지키며 후대를 위해 길을 밝혀야 한다는 마지막 인사, 그런 선생님의 교육 철학, 음악을 대하는 자세 등을 기리는 축제”라며 “야노스 슈타커 선생님의 제자인 저희가 선생님께 배운 걸 다음 세대로 물려주는 그런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항상 자신을 능가할 수 있도록 가르치신 분셨어요. 완벽을 추구하기 보다는 음악적 이상을 추구하라고 하셨고 테크닉을 가르쳐 주시면서는 추구하는 이상으로 가는 도구라고 말씀하셨죠.”

양성원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공동예술감독인 양성원(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요시 츠츠미 대표는 “선생님은 연주회로 너무 바쁜 중에도 교육자로서의 일을 소홀히 하지 않으셨다. 늘 연주와 학생들의 교육이 자동차 바퀴의 두개 축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중 하나라도 없으면 자동차가 굴러갈 수 없다고 하실 만큼 젊은 세대를 길러내는 교육에 굉장히 헌신적이셨다”고 말를 보탰다.


“14살 때 첫 번째 제자를 두셨는데 교수법이 과학적인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지점은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길러내는 게 아니라 각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 성장시켰다는 지점이죠. 이번 첼로 페스티벌 공연도 보시면 굉장히 놀라실 겁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너무나 뛰어난 분들이시고 너무도 다른 분들이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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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포스터(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이번 페스티벌은 그 가르침을 대물림한 “야노스 슈타커 선생님 제자들을 비롯해 그들의 제자까지 3세대가 함께 한다.”

 

양성원은 “야노스 슈타커 선생님의 제자인 츠츠미 선생님의 한예종 제자 한재민이 동경 산토리홀에서, 게리 호프만(Gary Hoffmanm)의 제자 미치아키 우에노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며 “이번 프로그램은 선생님께서 가장 즐겨 연주했던 곡을 바탕으로 짰다”고 전했다.

3일에는 츠요시 츠츠미와 양성원을 비롯해 클리블랜드·밤베르크심포니 수석 마크 코소위(Mark Kosower), 예일대학교 교수 올레 아카호시(Ole Akshoshi), 파리국립음악원 교수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취리히 음대 교수 마르티나 슈칸(Martina Schucan)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Unaccompanied Cello Suites) 전곡을 연주한다.

4일에는 ‘소나타와 앙상블’이라는 테마 아래 야노스 슈타커와 음반작업을 가장 많이 한 피아니스트 시게오 네리키(Shigeo Neriki), 첼리스트 게리 호프만이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첼로 소나타’(Cello Sonatas, op. 102)를 연주한다.

1950년 슈타커가 발표해 파란을 일으켰고 지금까지도 향유되고 있는 코다이 졸탄(Kodaly Zoltan)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Sonata for Unaccompanied Cello Op.8)는 일본의 미치아키 우에노가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의 첼리스트 한재민이 일본 산토리홀(7월 6일)에서 연주한다.

둘째 날은 슈타커의 제자들이자 현역 첼리스트들이 모여 창단한 ‘슈타커 센테니얼 앙상블’의 월드와이드 초연 무대도 이어진다. 슈타커가 유독 사랑했던 한국인 제자들인 양성원, 이재은, 이현정, 김인하, 한동연, 장혜리, 박이령, 우미영 등이 전세계 최초로 무대에 올라 바흐, 헨델, 비발디, 브람스, 드보르작 등을 연주한다.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공동 예술감독인 츠요시 츠츠미 산토리홀 대표(왼쪽)와 첼리스트 양성원(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5일은 슈타커의 생일로 정확하게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해 한국 축제의 피날레이자 일본 축제의 오프닝이 동시에 열린다. ‘협주곡의 밤’이라는 테마 아래 야노스 슈타커가 가장 즐겨 연주하던 하이든과 슈만, 드로브작의 ‘첼로협주곡’을 양성원, 게리 호프만, 산티아고 가뇬-발렌시아(Santiago Canon-Valencia)가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휘자 이승원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한다.

 

츠츠미 대표는 야노스 슈타커의 유난했던 한국 사랑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한국은 클래식 분야의 최강국 중 하나로 꼽히지만 그러지 못했을 시기에도 슈타커 선생님께서는 ‘한국의 음악 미래를 잘 한번 지켜보며 신경 쓰라’고 말씀하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학생들이 연습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유독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방문할 때마다 한국 제자들을 엄청 칭찬하시곤 하셨죠. 선생님의 수업은 호락호락하지가 않아요. 타협을 전혀 모르셨거든요. 당시는 한국이 큰 주목을 받지 않던 시기였지만 그만큼 철저하고 명확한 평가를 하시는 선생님께서 한국 연주자들의 미래를 이미 직감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제자들의 노력과 헌신, 자질 등을 높이 사셨고 이후 성장할 클래식 세계를 보신 것 같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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