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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꿈꾸는 우리금융… 꿈은 이뤄질까?

입력 2024-05-19 10:42 | 신문게재 2024-05-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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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우리금융)가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증권업 재진출을 알렸다. 이름은 ‘우리투자증권’으로 잠정 결정됐다. 우리금융은 이번 합병을 통해 투자은행(IB)과 리테일 영업 투 트랙 전략을 펼쳐 초대형 IB로 키우겠다는 구상인데,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기대한 시너지가 당장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크다.

19일 은행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금융위원회 합병인가 등 절차를 통해 올 3분기에 합병증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 통합법인으로 자기자본 기준 18위권에 안착하게 된다.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만으로 우리금융이 그리는 초대형 IB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우선 한국포스증권의 몸집이 워낙 작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온라인 펀드 판매 위주로 해온 소형증권사라는 점에서 다른 증권업을 전개하는 지주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힘든 부분이다. 살림을 합치고 나서 본격적으로 투자상품 범위를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이 추구하는 IB 부문과 리테일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성장하는 그림도 그려질 지 불투명하다. 이미 국내 IB 시장이 포화상태로,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파트에서는 이미 치열한 영토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대신, 메리츠, 키움증권 등 한국포스증권보다 몸집이 훨씬 큰 기업들마저 해당 시장 진출을 위해 장기간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는데,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하는 통합법인이 이들보다 더 큰 존재감을 낼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의 자산 규모는 현재 6조6000억 수준으로 추정된다. 10년 전 우리금융이 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의 자산 규모는 30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는 턱없이 부족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증권업 진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으나, 전사적으로 지원 사격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판매 중심의 소형 증권사만으로는 원하는 시너지를 원하는 기간에 내는 것은 다소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투자 중심의 IB 사업을 펼치는 것과는 달리 우리투자증권은 전통IB 사업에 좀더 집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부족한 자본 규모 확장에 적합한 매물이 나오면 추가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부풀리겠다는 전략이다.

일부는 대형 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새롭게 탄생한 우리투자증권을 받쳐줄 것이란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바라본다. 특히 시중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증권사는 손에 꼽힐 정도이라 상대적으로 초대형 IB를 꿈꾸는 단독 증권사(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보다는 경쟁력이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종금업 라이선스 보유로 합병 후 10년간 발행어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증권사의 성장 여력이 높게 평가되는 부분”이라고 봤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도 “이번 증권업 재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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