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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앞으로 다가오 아워홈 임시주총…구미현 사로잡을 카드는?

- 구지은 부회장, 자사주 매입안건 상정...구미현씨 지분 회사가 사주는 방안 제시
- 구본성 전 부회장,지분과 함께 매각하면 경영권 프리미엄 받을 수 있어

입력 2024-05-20 06:00 | 신문게재 2024-05-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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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마지막 반격 카드를 내놨다.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큰언니 구미현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낸 것이다.

19일 아워홈에 따르면 구 부회장측은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총의 안건으로 자사주 매입을 상정했다. 아워홈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1년 내에 1401만9520주(전체 지분의 61%) 한도 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는 내용이다.

매입목적이 안건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구 부회장이 큰언니 미현씨의 지분을 자사주 매입 형식으로 사들여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미현 씨의 지분(19.28%)을 자사주로 사들이면 해당 지분의 의결권이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38.56%)보다 구 부회장(20.67%)과 차녀 구명진씨(19.6%)의 지분율 합계가 구 전 부회장을 앞서게 돼 다시 이사회를 장악하고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앞서 지난달 17일 정기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은 이사 재선임에 실패했다. 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쪽으로 돌아서면서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이사의 재선임을 반대해 구지은 부회장을 포함한 10여명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모두 부결됐기 때문이다.

반면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추천한 구미현씨와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재선임이 불발된 구 부회장 등 기존 경영진은 다음달 3일 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자본금 10억 이상 법인의 경우 이사회 구성시 이사를 셋 이상 둬야 하지만 지난 주총에선 미현 씨와 남편인 이영열 전 교수 두 명만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31일 임시주총에서 추가로 사내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자신의 장남 구재모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씨를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만일 임시주총에서도 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 측에 서게되면 구 부회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다음달 3일 경영권을 잃게 되는 셈이다.

아워홈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현씨는 그동안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것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본성 전 부회장은 회사 매각을 통해 보유 지분을 현금화시켜 주겠다며 미현씨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 전 부회장 측은 글로벌 PEF와 접촉을 늘려가며 경영권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 부회장은 현금화를 원하는 미현씨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 안건을 이번 주총에 포함시킨 것이다.

현행법상 주총을 통해서 자사주 매입 계획과 한도를 정하면, 주당 매입가 등 세부사항은 이사회를 통해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31일 임시주총에서 구 부회장측이 이사로 살아남으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구미현씨의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

문제는 구미현씨의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할 경우, 구본성 전 부회장측보다 더 많은 돈을 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미현씨가 큰오빠 구본성 부회장의 지분과 함께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면 매각 지분이 50%를 넘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워홈에 매각하면 지분의 평가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기는 어렵다. 자칫 평가액 보다 비싸게 지분을 사들이면 아워홈 경영진이 배임 문제에 휩싸일 수도 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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