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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에 10년 뒤쳐진 中 HBM, 美 제재·장비 확보 조차 버겁다

CXMT, HBM 샘플 고객사에 제공...XMC, HBM용 팹 신설 중
로이터 "中 업체 韓·日 장비 업체와 미팅…美 규제 때문"
기술 격차 10년…EUV 여부로 격차 줄이기 힘들어

입력 2024-05-20 06:56 | 신문게재 2024-05-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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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_HBM3 24GB_01
SK하이닉스 HBM3.(사진=SK하이닉스)

 

반도체 자국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이 최근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규제로 수입이 힘든 AI 반도체를 직접 양산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한중 HBM 기술격차가 워낙 커 단기간내 추격은 불가능 할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외신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 기업인 CXMT(창신메모리)는 OSAT(외주 후공정 업체) 통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협력해 HBM 샘플을 개발해 고객사에 제공했다. 실제로 CXMT는 지난 13일 있었던 ‘IMW(국제 메모리 워크숍) 2024’에서 HBM 부문 발표를 맡은 SK하이닉스 관계자에게 관련 질문을 20분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질문 내용은 HBM 양산에 필수 공정인 TSV(실리콘 관통전극)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TSV공정은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단 칩과 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D램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연결하는 과정에서 이 공정이 필요하다.

올해 2월,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업체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자회사 XMC(우한신신)도 HBM용 12인치 웨이퍼를 월 3000장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HBM 개발에 필요한 장비 구매를 위해 한국, 일본 장비업체와 정기적인 미팅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의 HBM 개발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외산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HBM 생산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국내 메모리 업계는 중국의 HBM 개발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HBM 기술 난이도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CXMT가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한 칩은 HBM2로, 양산 목표시기는 2026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6년에 HBM2 개발에 성공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메모리 업계와 약 10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나는 셈이다.

더 큰 부분은 이런 기술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로써는 중국이 HBM 코어 다이인 D램 양산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확보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9년 EUV 독점 회사인 ASML에 해당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규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어 다이로 사용하는 D램은 10nm(나노미터, 10억분의 1m)대로 EUV 없이 양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 단계 아래 급 장비인 DUV(심자외선)를 통해 동일한 레이어를 여러 번 그리는 멀티패터닝으로 구현이 가능하기는 하다. 다만, 수율 문제로 원가가 높아 사실상 경쟁력이 없다. 심지어 DUV도 미국이 지난 1월 대중국 수출을 제재하며 장비 확보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메모리 업계 관계자는 “공정 수가 늘어나면 어디선가 문제가 생길 확률이 올라간다”면서 “멀티패터닝을 통해 양산하면 수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민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HBM에 탑재되는 D램이 미세화될수록 성능은 좋아지는데 중국은 EUV가 없어서 힘들 것”이라며 “중국이 어떤 방법으로든 HBM을 제작하려 하겠지만 미국의 제재로 쉽지는 않다”고 봤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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