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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주택 많이 공급하면 끝? 사후관리까지 책임져야죠"

[브릿지 초대석]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철저한 안전·품질경영으로 공공기관 주택공급 신뢰 형성”

입력 2024-05-21 07:00 | 신문게재 2024-05-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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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품질 유지 등 사후관리에도 힘 쓰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이철준 기자)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과 인터뷰를 위해 지난 9일 ‘경기융합타운 복합시설관’을 방문했다. 일반적으로 집무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업무용 책상과 회의용 테이블이지만, 김 사장의 집무실은 여느 곳과 달리 커다란 디지털 현황판이 우선 눈에 띄었다. “예상치 못한 모습”이라고 하자 김 사장은 “GH에서 추진 중인 모든 현장의 모습을 디지털 현황판 속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시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장이 실시간으로 직접 현장을 확인한다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현장에서는 안전에 조금 더 신경을 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건설현장에 자주 보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2주 전에도 ‘안양냉천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GH의 첫 도시정비사업지로 내년 1월 2329가구 입주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곳에서 근로자 안전장비를 비롯해 △근로자 관리실태 △외국인 근로자 안전교육 등을 점검했다. 또 지난해 여름 장마와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기간에는 ‘화성동탄2 A93BL 공동주택’ 건설현장을 방문해 수방대책을 점검하고 △건설현장 및 주변지역 지반침하 △절성토 사면 안정 여부 △침사지 및 배수시설 설치 상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밖에 ‘화성동탄2 경기행복주택 A105BL’ 건설현장에서는 스캐너, 철근탐사스캔 장비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전체공정 추진 상황을 확인하고 시공 품질을 점검하기도 했다.

 


◇ 관용차에 ‘망치’ 넣어 다닐 정도로 안전·품질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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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를 관용차에 가지고 다니며 GH가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을 점검하는 김세용 사장. (사진=경기주택도시공사)

 

특히 김 사장은 안전과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발견되면 언제든 이를 수정할 수 있도록 관용차에 ‘오함마(건설 현장에서 쓰는 망치)’를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화성 동탄 현장에서는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벽을 김 사장이 직접 발견하고 이 오함마로 부숴 재시공을 주문하며 ‘안전’과 ‘품질’을 강조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후 오함마는 GH의 ‘품질 경영’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도구가 됐다.

김 사장은 “과거와 달리 이제는 공사 현장을 가면 비숙련자가 대다수에 도면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며 “GH가 현장의 품질에 직접적인 책임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더 나아가 GH 임직원 모두가 품질 경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 GH 국내 최초 최고층 모듈러 주택, ‘2023 대한민국 국토대전’ 대통령상 수상
 

2. 용인영덕 묘듈러주택
모듈러공법이 적용된 주택 중 국내 최고층으로 지어진 GH의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전경. (사진=경기주택도시공사)

 

김세용 사장은 ‘모듈러 주택’ 보급 확대를 강조했다. GH는 지난해 6월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13층 규모의 경기행복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13층 이상 모듈러 주택을 지은 것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6번째다. 용인 영덕 행복주택은 2023 국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데 이어 ‘CES 2024’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GH는 지방도시개발공사 최초로 CES 참가라는 기록을 썼다.

모듈러 주택이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건설현장으로 운반해 조립·설치하는 방식으로 짓는 주택을 말한다. 모듈러 주택은 대부분 주택이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으로 이송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일반 건축물 대비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건축 과정에서 고숙련 인력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현재 숙련된 인원이 부족한 현장에서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또 일부 자재는 재사용도 가능해 친환경 트렌드에 맞는 시공 방식이라는 장점도 있다.



◇ GH 역할, 공급자(Builder) 아닌 타운 매니저(Town Manager)로 바뀌어야

재차 공공주택의 ‘품질’을 강조하는 김 사장은 이를 위해 GH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GH는 더 이상 ‘빌더’(Builder)가 아닌 사후 관리까지도 책임지는 ‘타운 매니저’(Town Manager)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과거처럼 도시를 개발하고 거기에 분양하고 떠나는 기업이 아니라,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를 계속 고쳐 나가는 총괄 사업 관리자가 필요한 시대”라며 “도시가 제대로 기능을 해나갈 수 있도록 기획부터 조성, 유지·관리 등 운영 전반에 걸쳐 역량을 발휘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 4~6분위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통해 주거 안정성 확보

김 사장은 임기 중에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로 GH가 지난해 발표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착공과 공급 물량 확대를 꼽았다.

김 사장은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집값, 즉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증가하는 속도는 일반 도민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차로 거주하고 있는 경우도 임대료 부담이 소득으로는 따라가기 힘든 데다, 최소 2년에서 4년 후에는 옮겨야 해 주거 안정성이 낮다”며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소득에 따라 1~3분위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되, 상대적 정책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소득 수준 4~6분위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통해 자가 소유를 유도해 도민에게 주거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제도는 적금을 매월 납입해 목돈을 만드는 것처럼 주택지분을 차곡차곡 늘려 20년 뒤 내집을 소유하는 것으로, 전용면적 60㎡ 이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저렴한 분양가격으로 최초 지분취득(10~25%)하고 나머지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주택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분양가 5억원의 60㎡ 아파트의 경우 1억2500만원을 먼저 내고, 나머지 3억7500만원을 장기간 분할해 내는 것이다. 30년이라면 1년에 1250만원 수준이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맞벌이 부부가 한 달 각자 50만원씩 저축하면 가능한 금액일 것으로 예상된다.

GH는 수원 광교신도시 내 A17블록(옛 법원·검찰청 부지)에 들어설 600가구 물량 중 240가구를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으로 시범 공급하기로 했다. 2025년 착공해 2028년 후분양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브릿지초대석]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김세용 사장이 집무실에서 현장 CCTV를 보며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 신도시 자족기능 ‘직·주·락·학’ 모델 도내 확대

아울러 과거처럼 신도시가 베드타운이 되는 공식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는 자족시설 확충에 힘을 쏟을 것이란 포부도 밝혔다.

앞서 조성된 제1·2판교 테크노밸리는 성공한 글로벌 연구·개발(R&D) 특구로 꼽히지만, 업무 공간 수요가 늘면서 주거공간 부족, 주말과 야간에는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며 도시 활력이 떨어지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돼 왔다.

김 사장은 “‘제3판교 테크노밸리 사업’이 앞으로 도내 3기 신도시의 자족도시 모델로 확산할 것”이라며 “제3판교 테크노밸리는 직장-주거-노는 시설까지 한 공간에 해결할 수 있는 직주락(職住樂) 개념 도입은 물론 연구기관인 대학까지 들어서는 스타트업 혁신공간으로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 테크노밸리, 용인 플랫폼시티, 용인 반도체 산단 등도 각각의 도시 기능에 맞게 최대한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배후도시를 개발할 계획이다.


◇ 경기도 ‘책임계약’ 제도, GH가 도민 평가 1위

‘책임계약’은 지난해 경기도에서 도입해 올해 처음 시행한 제도다. 각 기관에서 핵심사업을 먼저 책임목표로 선정하고, 1년 후에 도민평가와 전문가평가 등을 합쳐 성과를 평가한다. 특히 ‘도민평가’는 도민들이 가장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직접 선택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번에는 대표기관 4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GH가 도민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세용 사장은 “도민들이 선정한 가장 공감가는 사업은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 공공주택 공급’, ‘중소기업 근로자 및 고령자 대상 맞춤형 주거복지 제공’, ‘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세계적 수준의 광교 중심광장 조성’ 3가지였다”고 강조했다.

 


◇ 도민 명예주주단 ‘GH 기회수도파트너스’ 창단

끝으로 김 사장은 GH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도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GH는 지난해 말 도민 주주단인 ‘GH 기회수도파트너스’를 자발적으로 창단해 눈길을 끌었다. GH 기회수도파트너스는 도민 주주 기업 실현을 위해 지역 대표 114명과 고객 대표 16명, 그리고 직능 대표 20명 등 모두 150명으로 구성됐다. 도민과 GH 사이의 공식적 소통기구로서 2년 동안 명예주주가 돼 GH의 사업계획과 경영성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김 사장은 “GH가 주식회사는 아니지만 도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업인만큼 긴장감도 갖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자발적으로 도민들을 주주로 모셨다”며 “쉽게 말해서 시어머니를 모신건데, GH 사업에 대해 질책도 받고 칭찬도 받으며 GH가 성장하는 기회가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브릿지초대석]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경기도 수원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집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김세용 GH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은

△고려대 건축공학 학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고려대 대학원 건축공학 박사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중앙도시계획위원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한국도시설계학회장 △제12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대담=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정리=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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