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부동산 > 부동산 뉴스

전세사기에 붕괴됐던 빌라 시장…서민 주거사다리로 부활 가능할까?

입력 2024-05-20 13:12 | 신문게재 2024-05-21 10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222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거래가 급감하고 공급도 끊기면서 서민 주거 사다리로 통하던 빌라 시장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조만간 빌라 시장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포함한 전세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어 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거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75.8%로 지난해 74.2%에 비해 1.6%포인트 커졌다. 정부가 주택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연 단위로 가장 큰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1년 1분기 76.5%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다.

반면, 올해 1분기 전국의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4.2%로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작았다. 이중 다세대·연립의 비중은 2022년 25.5%에서 지난해 15.4%, 올해 1분기 14.9%로 줄었다. 단독·다가구 역시 2022년 15.8%에서 지난해 10.4%로 감소했고, 올해는 9.2%를 기록하며 10% 밑으로 떨어졌다.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등으로 이처럼 빌라를 비롯한 비아파트 수요가 급감하자 사업성 악화로 공급 역시 크게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빌라 인허가 물량은 1만4940가구로 전년 인허가 4만5858가구 대비 무려 67.4% 감소했다. 지난해 빌라 준공 물량도 3만4124가구에 그쳐 전년 4만7622가구 대비 28.3% 줄었다.

 

24052014

문제는 서민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왔던 빌라 등 비아파트 기피현상과 공급 감소가 또 다른 부작용 낳고 있다는 것이다. 빌라의 주 수요층이던 젊은 세대들이 정부의 정책자금을 저리로 대출받아 빌라보다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아파트로 옮겨가다보니 아파트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까지 52주 연속 오르며 지난해 5월부터 1년째 상승하고 있다. 이는 실수요자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대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빌라 시장의 회복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임대사업자가 의무로 가입해야 하는 전세보증금 보증의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주택가격은 공시가격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감정평가 방식도 함께 사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임차인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전세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여야 한다. 주택가격을 산정할 때 감정평가를 활용할 경우 ‘공시가격의 126% 이하’를 적용하는 것보다 보증 한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인은 보증금 반환 부담이 줄고, 임차인은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한 빌라가 많아지면서 선택지가 늘어 정부의 기대대로 얼어붙었던 빌라 전세시장이 활기를 띨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과도한 지원은 공급과잉 등 시장을 교란할 수 있지만, 빌라가 저렴한 전세주택을 공급하고 서민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는 순기능도 있는 만큼 적정 물량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