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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10년'…태광, 이호진 경영 복귀·투자 언제쯤

입력 2024-05-21 06:46 | 신문게재 2024-05-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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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출석하는 이호진 전 태광 회장<YONHAP NO-4123>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사진=연합)

 

최근 구속 기로에서 벗어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에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10여 년간 공백이었던 오너 자리가 채워져 멈췄던 투자들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16일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사법리스크를 덜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이 경영 복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그동안 총수의 공백으로 인해 사실상 모든 대규모 투자가 멈춰있었던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이 복귀할 경우 투자계획 구체화와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태광그룹은 지난 2022년 12월, 총 12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32년까지 석유화학·섬유 등 제조 부문에 10조원을 투입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오너리스크와 공백에 발목잡혀 투자계획은 청사진만 제시한 후 지금까지 구체화되지 못했다. 격변하는 석유화학산업에서 요구되는 신사업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광그룹의 재계 순위가 2018년 36위에서 지난해 52위까지 떨어졌다는 점도 위기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확정받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작년 8월에는 광복절 특사로 복권돼 경영 복귀가 가능한 상태였으나, 태광그룹 2인자였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과 법적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기유 전 의장은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그룹 경영을 총괄하며 이 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전 회장의 복권 시점과 맞물려 태광그룹 내부 특별 감사가 시작되면서 공사비 대납과 사익 편취 의혹이 불거졌다. 태광그룹은 감사를 통해 김 전 의장을 해임하고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고, 이에 맞서 김 전 의장은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경찰에 고발했다. 태광 측은 이 전 회장이 받는 혐의 대부분이 김 전 의장이 저지른 일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불공정·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경제·기업 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을 영입해 감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아직까지 태광 측은 이 전 회장의 복귀 시점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태광 관계자는 “지난주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인해 경찰조사는 마무리된 듯하지만 사법리스크가 명확히 해소된 후 복귀 시점이 정해질 듯하다”며 “이 전 회장이 복귀하면 그동안 미뤄졌던 투자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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