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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피할 수 없는 '김호중법'

입력 2024-05-21 14:11 | 신문게재 2024-05-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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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사고 후 추가음주, 수만 관객 앞에서의 공연 강행….

얼마 전 종영한 이제훈, 이동휘 등 주연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중 4공자들의 만행인가 싶다. 한국전쟁 직후 친일파와 조직폭력배, ‘전쟁영웅’의 외피를 두른 폭력범·살인자들이 척결되지 않은 채 이해관계로 얽혀 권력을 장악하고 서로를 비호하던 때. 그들을 비롯한 그들의 자제 및 가족들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혼란기에 권력자와 그에 빌붙은 이들은 못할 게 없었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2024년 지금의 일이다. 음주운전 사고 후 10일 간 매니저가 대신 경찰서에 자수했고 추가 음주로 무죄를 선고받은 판례를 참고해 실천에 옮겼으며 최대 수백억원대의 환불금·위약금이 발생할지도 모를 공연 무대에 ‘착실하게도’ 올랐다.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체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핵심단원들, 세계적인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폴리나와의 협연으로 눈길을 끌었던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5월 23, 24일 KSPO DOME) 무대 역시 강행의 뜻을 비춘 상태다.

SBS미디어넷, KBS 등이 손절에 나섰고 수천장의 취소표로 10억원 이상의 손해가 이미 예견됐다.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졌고 운전자 바꿔치기 및 증거인멸 등 사법 방해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발표를 했음에도 여전히 견고한 팬덤의 비호도 이어졌다.

결국 그의 이름은 음주 사고 후 추가음주로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이들을 처벌할 ‘김호중법’이라는 새 규정에 붙었다. 당사자 뿐 아니라 그 대단한 글로벌 4대 오케스트라의 ‘오명’ 역시 피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은 1958년이 아닌 2024년이다.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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