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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세 논의 한시가 급하다

입력 2024-05-26 14:32 | 신문게재 2024-05-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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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사진
이원배 정치경제부 차장
나라곳간이 비어가고 우리 사회가 빠르게 늙어감에 따라 재정의 지속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등 대규모 감세 조치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1조9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이 같은 세수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져 1분기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조2000억원이 줄었다. 세수 목표 대비 징수 실적인 진도율은 23.1%로 최근 5년 평균(25.9%)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세수 기반은 구조적으로 더 취약해진다. 세금을 주로 부담하는 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사회복지·의료·돌봄 등 세금 수혜를 상대적으로 더 받는 노인인구는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세금 들어올 곳은 적은데 나갈 곳은 많아지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며 세원 발굴 및 세수 누수 방지, 더 적극적으로는 증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가계가 살림살이를 꾸려가려면 돈을 벌어 집을 마련하고 식비·교육비·의료비 등으로 지출하는 것과 같이 국가도 살림살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입이 필요한 이치다.

증세에 대한 필요성·당위성은 더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문제는 실천이다. 머지않아 닥칠 위험을 알고도 대비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고 무책임한 일이다. 세금 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많지 않고 현재 불경기로 증세 여건도 좋지 않다. 그렇다고 증세 논의를 언제까지 피하고 미룰 수많은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미래 세대를 위한다고 강조하지만 진정 미래세대를 위한다면 지금이라도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 세원 확보 방안, 증세 논의를 시작하고 그 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원배 정치경제부 차장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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