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명의칼럼

[명의칼럼] 만성 콩팥병 환자라면 물, 과일, 채소 섭취 제한해야

입력 2024-05-28 11:17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인공신장센터 하주형 원장 (5)
윌스기념병원(수원) 인공신장센터 하주형 원장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높은 기온으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여름철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갈증을 풀고 탈수를 막아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이나 이온 음료, 과일, 채소 등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지만 만성 콩팥병(만성신부전) 환자들은 수분과 전해질 배설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콩팥(신장)은 몸속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체내 수분량 및 전해질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콩팥이 손상되어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 집중력 저하, 졸림, 수면장애, 구토, 눈 주위 및 얼굴 부종, 거품뇨나 혈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콩팥 기능이 떨어졌다고 이런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증상이 보인다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이다.

콩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어 정상으로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경우를 만성 신부전으로 정의하는데,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병원에서 적절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식이조절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도 콩팥의 상태를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땀을 많이 흘렸다면 물이나 과일과 채소를 먹어 수분 및 전해질 보충을 한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나 투석 치료를 받는 말기 신부전 환자들의 경우 수분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소변량이 감소한 상태에서 수분을 과다 섭취했을 경우 부종이 생기고, 혈압이 상승하며 폐 혹은 심장에 물이 차면서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수분 섭취를 피하기 위해서는 갈증을 덜 느끼기 위해 평소에 저염 식이를 해야 한다.

갈증을 느낄 때는 다량의 물을 마시는 대신 얼음 등의 차가운 음식 소량을 천천히 녹이면서 섭취하거나, 차가운 물로 입만 헹구는 등의 방법을 활용해 볼 수 있다. 또한 콩팥이 안 좋다고 무조건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의미한 소변량의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 초기 콩팥병의 경우, 탈수 또한 콩팥 기능의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콩팥병의 단계나 소변량 등을 살펴 의사와 상의하여 본인에게 적정한 수분 섭취량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채소에는 칼륨이 함유되어 있는데, 만성 콩팥병 환자가 많이 먹을 경우 칼륨이 잘 배설되지 않아 몸에 쌓이게 되어 ‘고칼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고칼륨혈증은 근육 쇠약, 설사, 피로,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심장박동이 느려지거나 불규칙하게 하는 부정맥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바나나와 망고 등의 열대과일, 수박, 참외, 토마토, 시금치, 감자 등은 칼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상대적으로 낮은 복숭아, 배, 사과, 오이, 당근 등을 소량씩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륨은 수용성 물질이기 때문에 채소 등을 토막 내 물에 오래 담가두거나 데쳐 먹으면 칼륨 함량을 줄일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칼륨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유의가 필요하다.

콩팥 손상은 나빠지면 한번 치료해서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평소 관리를 잘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정기적인 검사와 식이상담을 통해 자신의 콩팥 상태에 적절한 수분 및 칼륨 섭취량을 알고 유지해야 하며, 반드시 금연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윌스기념병원(수원) 인공신장센터 하주형 원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