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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 FTA 2단계 협상, ‘관광’에도 잘 활용해야

입력 2024-05-29 14:08 | 신문게재 2024-05-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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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재개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에 관광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월 초 화상회의 실무협상에서 서비스 분야, 특히 문화, 관광, 법률 쪽의 교류·개방 확대 방안이 담기기 때문이다. 상품교역 분야가 아닌 관광은 시장 개방 수준이 미미했다. 온도 차이는 있으나 면세·여행·호텔업계에도 볕이 들까 고대하는 분위기가 감돈다.

김칫국부터 마셔서는 안 되지만 중국과 2단계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류 문화콘텐츠와 관광의 중국 진출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 전체 155개 서비스 분야 중 아예 개방하지 않은 65개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면서 2년째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 기조를 흑자로 전환시킬 키워드는 문화와 관광이다. 올해 역시 2월을 빼고는 4월까지 대(對)중국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다양한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한류 금지령, 한한령(限韓令)으로 중단된 문화콘텐츠의 중국 수출 길은 이 기회에 터야 한다. 대중 수출액을 보면 통계 작성 이후 최소로 감소하고 있다. 대중 수출기업은 줄고 수입 기업은 늘어간다. 경제·통합 협력을 심화하는 FTA 협상 속도를 높여야 할 당위성은 이처럼 많다. 시장 개방 약속을 어떻게 어디까지 하느냐에 달려 있긴 하지만 상호 호혜적인 FAT 실현에서 우리 이익만 추구할 수는 없다. 2차 협상에선 1차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나마 나아진 환경을 꼽으라면 작년 8월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다. 그 덕인지 중국 방한관광 시장은 올해 1분기에 100만 명을 돌파해 2분기엔 200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완전한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고 중국 내수경기와 고환율은 큰 걸림돌이다. 취향에 따른 소량 구매로 소비 행태가 바뀐 중국 관광객의 확연히 달라진 트렌드도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일본 관광산업의 빠른 회복세는 아베 정부 시절부터의 가성비 높은 지역관광 개발 덕이다. 우리가 여행수지 만년 적자국에서 탈피하기 위한 중요한 힌트가 된다.

중국과의 관광, 또 관련된 FTA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것이 양국 관계 개선과 인적 교류다. 관광 측면의 협력 강화에는 적어도 공급망 분야 대화 수준의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 한국의 FTA 정책은 최우수라는 대외의 평가를 가끔 듣는다. 2015년 협정에서 소홀했고 그해 12월 발효 뒤로는 쭉 부진했던 관광 분야의 자유무역에서 2000년 이후 한 차례도 못 낸 관광수지 흑자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거대경제권을 포함해 총 59개국과 21건의 FTA 네트워크를 구축한 경험을 정말 잘 살려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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